[Tourism Column] 럭셔리 인바운드 여행상품의 성장과 전망

2024.10.22 18:32:06

 

여행시장의 주요 유통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스마트폰의 보급확산과 여행 관련 모바일 앱의 등장으로 현재 여행자들은 광범위하게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를 이용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 기존의 전통 여행시장을 위협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디지털 기술 접목과 모바일 전략화의 부재로 인해 여행시장의 많은 부분을 고스란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내주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되면, FIT(Foreign Independent Tour)로 대변되는 자유여행객 대부분의 시장을 미국이나 중국의 모바일 플랫폼 기업에 빼앗겨 국내 여행시장은 점차 무너지게 된다. 미국은 부킹닷컴을 비롯해 익스피디아나 에어비앤비 등 숙박 플랫폼을, 그리고 중국은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쿨룩 같은 티켓 플랫폼을 견고하게 구축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구글과 모바일 디바이스의 번역 서비스는 더 이상 여행자들이 여행사의 상품에 의존해야 할 필요를 없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유통 방식의 여행시장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자도, 외국을 찾는 국내 여행자도 국내 여행시장보다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는 비중이 더 크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어쩌면 플랫폼에 의지하지 않는 럭셔리 여행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다. 여행사가 만들어 놓은 여행상품을 여행자가 단순히 구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자의 개인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그 경향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가격에 민감한 대중 여행시장은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로 수렴되고 있으며, 럭셔리 여행시장은 여행 어드바이저에 기반한 에이전트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즉, 대량생산에 기반한 상품에서 개인의 취향에 기반한 맞춤화된 경험으로 여행상품의 구성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 역시 맞춤형 경험을 추구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중국이나 일본 단체여행자에게 초점을 둔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몇 명 들어왔는지가 중요한 성과 평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중요시하면서도, 결국 해당 지자체에 방문한 여행자 수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여행자 수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든 영역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바운드 시장은 감염병 시기의 위축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여행시장 중 우리가 좀 더 집중해야 하는 분야는 럭셔리 시장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전 세계 럭셔리 여행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며 그들이 소비하는 수준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럭셔리 인바운드 시장은 코로나 이전 1.5조 원에서 최근 2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럭셔리 여행상품 구매자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자산을 형성하고 있으며, 불편한 여행이 아닌 그들에 맞춰진 편하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격이 높더라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럭셔리 상품을 선호한다. 그리고 럭셔리 여행시장도 세계적으로 매우 성장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방문자 수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고, 여행자가 지출하는 소비 수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인바운드 럭셔리 여행은 서울, 부산, 제주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 그 외의 지역은 럭셔리 여행자들이 수용할만한 인프라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 럭셔리 여행자가 요구하는 이색적이고 세밀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인프라를 지역에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가령, 그들은 욕실구조에 있어 샤워와 용변시설의 분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의 많은 숙박업소는 그러한 시설을 갖추지 않아 럭셔리 여행자들의 최소한 요구도 못 맞추는 곳이 다수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가가치가 높은 여행상품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대규모 단체 외국인 여행자가 국가와 지역에 미치는 부담에 비해, 편익은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영역이 럭셔리 인바운드 시장일 수 있다. 특히, 이 시장은 대중적 여행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OTA가 진입하기도 매우 어렵다. 그들은 럭셔리 여행자가 요구하는 세밀한 요구사항을 모두 맞춰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럭셔리 여행은 상품단가가 매우 높아 종사자의 급여 수준도 기존 여행사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우수 인력이 다소 선호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여행업계의 고용에 있어 새로운 바람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글 : 트래벗 임현욱 대표 /  

     lapaz@travut.com

 

 

 

 

글 :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정철 교수 /

      jeong7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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