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티의 명소를 찾아서 - 남아프리카 티 산지_ 남아프리카공화국

2023.10.15 08:50:40

 

동서양의 무역중개소 희망봉의 남아공으로 떠나는 
베스트 하이 티의 명소들

 

15세기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인도 항로 개척길에서 아프리카 최남단 폭풍의 곶을 발견해 동방무역의 중개지가 된 남아프리카공화국. 그 뒤 이 곶은 부와 황금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돼 희망봉이 되면서 인도 항로가 개척된 역사가 있다. 


실제로 남아공은 오늘날 금이 세계 생산량 60%, 다이아몬드가 20%를 차지한다. 또한 세계 음료인 루이보스의 원산지이자, 티 생산국이다. 여기서는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공에서 휴양과 함께 다이닝 앤 하이 티의 유명 호텔들을 소개한다.

 

황금과 루이보스의 산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최초의 인류들’이 거주한 곳이다. 약 17만 년 전 현생 인류의 화석뿐만 아니라 그 선조 영장류의 화석들이 발견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들이 많다.


남아공은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연 포르투갈의 항해왕(O Navegador), 엔리크(Henrique de Avis, 1394~1460)가 당시 금보다 비쌌던 향신료를 찾기 위한 인도 항로의 개척에 실패한 뒤, 탐험가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z, 1450?~1500)가 인도양과 대서양의 분기점 ‘희망봉’을 발견해 서양에 처음 소개됐다. 그리고 희망봉은 수에즈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 동양 무역의 필수 기항지로 성장하게 됐다.


19세기 영국령이었다가 1961년 독립한 남아공은 오늘날 금(요하네스버그), 다이아몬드(킴벌리), 우라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며, 또한 세더버그산맥(Cederberg Mts.)의 고지대는 세계적인 무카페인 음료인 루이보스(Rooibos)의 원산지로도 유명하다. 티 또한 적지만 생산하는 나라로 2020년 기준 재배면적 1064ha, 연간 생산량 2153톤 정도 된다(FAOSTAT 2022).


이러한 남아공의 정치, 경제, 문화의 제일 도시인 요하네스버그, 희망봉 인근의 최고(最古) 항구도시인 케이프타운, 식민 도시 파를(Paarl) 등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휴양을 위한 호텔 앤 리조트들도 많이 들어서 있다.

 

 

세계의 골든 시티, 요하네스버그의
색슨 호텔


남아프리카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1886년 금광이 발굴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상공업이 발달했고, 오늘날 세계 금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남아공의 금광 중심지이자 세계의 골든 도시다. 그런 만큼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Cape Town), 정치, 행정의 수도 프리토리아((Pretoria)보다 크게 융성했다. 특히 서양의 식민지였던 만큼 애프터눈 티, 하이 티 문화도 크게 발달했다. 색슨 호텔-요하네스버그(The Saxon Hotel Johannesburg)는 프렌치 모닝 티, 애프터눈 티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명소다.

 


이 호텔은 1928년에 설립돼 약 9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호스피탈리티 그룹,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Ltd)의 5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이 그룹은 뉴욕에 본사를 두고 오늘날 80여 개국에 400개 이상의 호텔들을 거느리고 있다.

 


색슨 호텔-요하네스버그는 10ac의 거대한 정원 가운데 풍요로운 역사 문화와 현대의 양식이 융합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아프리카 톱 5 럭셔리 호텔에 속하는 만큼, 화려한 외관에 걸맞게 휴양 시설과 다이닝 앤 바의 서비스도 최상이다. 월드 컬리너리 어워드(World Culinary Awards)에서 2021 아프리카 베스트 파인 다이닝 호텔 레스토랑(Africa’s Best Fine Dining Hotel Restaurant 2021)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 기록을 세워 요하네스버그에서도 톱 레스토랑인 쿠누(Qunu)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세계 인권 운동가의 거성인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2013)를 기리기 위해 그의 출생지명을 붙였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현지의 제철 식자재로 만든 예술적 수준의 요리에 소믈리에가 직접 추천하는 와인이 세계 최정상급이다. 특히 매주 일요일의 브런치 타임에는 셰프가 직접 스페셜 요리를 선보이며 미각과 시각을 일깨워 준다.

 


야외 레스토랑인 테라스(The Terrace)에서는 정원 가운데 연못가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자체 농원에서 재배한 허브와 채소로 창조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와인 셀러스(Wine Cellars)’에서는 와인 리스트를 끊임없이 갱신하는 와인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방대한 지식과 경륜을 갖춘 베테랑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을 맞춤식 다이닝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일반인들까지도 미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 호텔 중앙에 위치한 우아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의 올리브 바(Olive Bar)에서는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쿠누로 가기에 앞서 식전주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요하네스버그에서도 최고의 ‘하이 티’를 자랑하는 색슨 호텔의 스페셜티 레스토랑, ‘모닝 앤 애프터눈 티(Morning and Afternoon Tea)’는 티 애호가들의 초관심사다. 얼 그레이 홍차와 함께 광범위한 종류의 페이스트리, 스콘, 과자류 등 간식을 선보이는 프렌치 모닝 티, 애프터눈 티는 고객들에게 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모닝 티는 일반 모닝 티, 베지테리언 모닝 티, 비건 모닝 티를, 애프터눈 티도 일반 애프터눈 티, 베지터리언 애프터눈 티, 비건 애프터눈 티를 선보여 고객들이 취향에 맞게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황금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프렌치 정통 모닝 티와 애프트눈 티는 꼭 이곳에서 경험해보기 바란다. 

www.saxon.co.za

 

희망봉, 테이블마운틴의 명승지, 케이프타운의
마운트 넬슨 어 벨몬드 호텔


케이프타운(Cape Town)은 20세기 초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 대서양에서 인도양으로 넘어가는 동양 무역로(해양 실크로드, 티로드)의 주요 항구도시였다. 오늘날에는 남아공 입법 수도로 제2의 도시이자, 해발고도 1087m의 수직 탁상형 암벽 산으로 경관이 장엄한 ‘마운틴 테이블(Mount Table)’과 인근의 ‘희망봉’으로 인해 남아공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통한다. 따라서 휴양과 함께 다이닝 앤 바로 유명한 럭셔리 호텔들도 많다. 

 

 

마운틴 테이블 산 아래에 위치한 분홍색의 마운트 넬슨 어 벨몬드 케이프타운(Mount Nelson A belmond Cape Town)은 케이프타운 5성급 럭셔리 호텔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1918년 평화의 상징으로 분홍색으로 외벽이 칠해진 뒤, 영국의 수상인 윈스턴 처칠, 비틀스의 존 레논, 남아공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휴양을 온 명승지로 유명하다. 케이프타운 국제공항으로 12km 거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할 뿐 아니라, 다이닝 레스토랑, 바, 셰프의 테이블, 오아시스 비스트로, 애프터눈 티 라운지, 가든 피크닉은 오래 전부터 그 명성이 높았다.

 

 

정원에서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 마운틴 테이블을 보면서 가든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데, 셰프가 현지 농산물로 만든 향신료 요리, 타프나드(Tapenade)와 돼지고기, 치즈, 피클, 간식 등의 미식 요리들이 일품이다. 플래닛 바(Planet Bar)에서는 호텔의 시그니처 음료인 핑크 레이디 칵테일(Pink Lady Cocktail), 샴페인과 함께 샌드위치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그런데 티 애호가들은 관심사가 따로 있다. 애프눈 티 앤 라운지(Afternoon Tea & Lounge)가 바로 그것. 수~일요일 오후 3시부터는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호텔의 명물,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라운지에서는 남아프리카식 밀크 타르트와 아삼 블렌드 홍차를 베이스로 로스트 비프가 풍성한 핑거 샌드위치, 훈연 연어, 크리미 에그 마요네즈, 초콜릿케이크, 레몬 머랭, 갓 구운 스콘과 크림류 등 풍성한 애프터눈 티를 즐긴 뒤 알라카르트 수준의 디너도 즐길 수 있다. 티 애호가나 미식가들이나 일반인들에게도 아주 매혹적인 라운지다.

 

 

우아한 실내 장식에서 최고의 디너가 있는 명소, 로드 넬슨 레스토랑(Lord Nelson Restaurant)과 브렉퍼스트와 함께 애프터눈 칵테일(afternoon cocktail)을 즐길 수 있는 오아시스 비스트로(Oasis Bistro)도 방문해 보기 바란다.

www.belmond.com/hotels/africa/south-africa/cape-town/belmond-mount-nelson-hotel/

 

대서양 항만 V&A 워터프론트의
테이블 베이 호텔


뒤로는 케이프타운시, 테이블 마운틴을 배경으로 하고, 앞으로는 대서양이 펼쳐져 아프리카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해 한 해에만 2300만 명의 관광객이 발길을 잇는 곳, 바로 케이프타운 테이블만 항구의 빅토리아 & 앨프레드 워터프론트(The Victoria & Alfred Waterfront) 복합 단지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만큼 유수의 호스피탈리티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그중에는 1997년 넬슨 만델라 대통령 시절에 설립한 테이블 베이 호텔(The Table Bay Hotel)이 있다. 1967년에 설립된 남아프리카 최대의 호스피탈리티 그룹인 ‘선 인터내셔널 호텔스(Sun International Hotels Limited)’의 럭셔리 브랜드 호텔인 이곳은 5성급의 국제 표준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다이닝과 시설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라운지는 테이블 베이 최상의 하이 티를 선보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애틀랜틱(The Atlantic) 레스토랑에서는 픽처레스크한 항구의 전경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실내 인테리어 속에서 다양한 메뉴의 브렉퍼스트를 즐길 수 있다. 시바 레스토랑(Siba The Restaurant)에서도 워터프론트의 전경과 마운틴 테이블의 전경을 바라보면서 5성급 호텔 다이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풀바(Pool Bar)에서는 수영을 즐긴 뒤 대서양을 내려다보면서 시그니처 칵테일을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다. 특히 실내 디자인이 목재로 조성된 유니언 바(Union Bar)는 유서 깊은 영국의 ‘유니언 캐슬 운항사(the Union-Castle Shipping Line)’로부터 이름이 유래됐으며, 테이블 베이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칵테일과 함께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에 최적의 장소다. 특히 이 호텔의 라운지는 전망이 좋기로 유명해 사람들의 만남이 많은 테이블 베이 사람들의 허브다.

 

 

이곳에서는 영국 정통 하이 티(애프터눈 티)와 셰프의 스페셜 요리는 물론이고, 테라스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도 있다. 특히 하이 티는 1, 2, 3, 4코스의 총 네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각 코스별로 치즈, 케이크, 잼 등이 다른 특징으로 티 애호가들의 마음에 매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티 애호가라면 테이블 베이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곳에서 마운틴테이블과 대서양의 수평선 너머에서 시선을 돌린 뒤 식탁 위 애프터눈 티도 경험해 보기 바란다. 아마도 인권과 자유의 투사, 넬슨 만델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만델라 :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2013)’의 장면이 떠오를 수도.

www.suninternational.com/table-bay/

 

파를 암벽산 아래 포도원의
그랑 로슈 호텔 


남아공 웨스턴케이프주의 도시인 파를(Paarl)에는 유명 암벽 산인 파를록(Paarl Rock)이 있다. 거대한 바위가 산을 이루는 암괴인 파를록은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높은데, 이곳에는 여행객들이 등산한 뒤 여장을 풀고 애프터눈 티를 즐길 만한 곳으로 파를록 아래 포도원에 위치한 그랑 로슈 호텔(The Grand Roche Hotel)이 있다. 호텔명 ‘그랑 로슈’는 프랑스어로 ‘거대한 바위’라는 뜻이다. 이 호텔은 4계절의 식자재들을 현지의 산지에서 조달하고, 또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음식 쓰레기들을 유기농 비료로 재활용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그랑 로슈 재배단지(Grande Roche Estate)의 영주가 살았던 정원을 개조한 곳으로 규모는 매우 작지만, 주위에 아름다운 포도원과 정원이 펼쳐지는 5성급 럭셔리 호텔이다. 룸 시설이나 다이닝 레스토랑이 아기자기하면서 호화롭다. 특히 레스토랑은 한 곳뿐이지만 애프터눈 티는 최고 수준으로 제공한다. 그리고 브렉퍼스트에서 런치, 디너, 하이 티(애프터눈 티), 와인, 음료, 칵테일까지 거의 모든 다이닝을 서비스할 뿐만 아니라 요리 수업까지 진행한다. 특히 3시 30분에서 6시까지는 케이크, 타르트, 스콘, 잼, 크림, 도넛, 토스트 등과 함께 커피, 티, 아이티를 선택해 하이 티(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등산가면서 미식가라면 그랑 로슈 암벽에 오른 뒤 하산길에 마치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곳 5성급 호텔에 여장을 푼 뒤 최고 수준의 다이닝과 와인, 그리고 애프터눈 티를 즐겨 보길 바란다.    

https://granderoc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