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ospitality] 베트남 비자정책 완화, 관광산업의 현황과 전망

2023.10.24 09:12:29

- 비자정책 완화로 관광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는 베트남
-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관광시장 활성화 정책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베트남의 주요 성장 동력들인 제조업, 무역업,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베트남 내수소비를 촉진하고 서비스 부문을 활성화하는 등 베트남 경제를 지탱하는 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았다. 베트남 정부는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비자정책을 승인했다. 해당 비자정책은 8월 15일부 시행됐고 이전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그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베트남 비자정책 개정 배경 및 타임라인


베트남은 위드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며 2022년 3월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재개했다. 하지만 베트남 외국인 관광 부문의 회복은 더뎠는데,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TAB)에 따르면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가장 빠르게 외국인 관광을 전면 재개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 ‘국제관광 회복지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18.1%에 불과해 동남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2022년 500만 명이라는 외국인관광객 목표치를 설정했지만 366만 명(목표치의 약 73%) 유치에 그쳤다. 


베트남 관광산업의 회복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경직된 비자정책이 지목됐다. 베트남 관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짧은 무비자 기간(15일), 복수 입국 불허 등 경직된 베트남 비자정책은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 목적지를 비자정책이 유연한 다른 동남아 국가로 변경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베트남 관광, 항공업계, 경제계, 지방 정부 등에서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비자 정책 완화를 중앙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23년 3월 15일 하노이에서 개최된 ‘2023년 전국 관광회의’에서 비자면제 대상국가 및 체류기간을 늘리고 전자비자 발급 대상국을 확대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후 6월 신 비자정책이 국회 승인을 얻어 8월 15일 시행됐다.

 

 

신 비자정책 어떻게 바뀌나?


베트남 정부는 신 비자정책의 2023년 8월 15일 시행을 위해 모든 국가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 및 전자비자로 출입국할 수 있는 국경 관문 목록에 관한 ‘결의안 127호(127/NQ-CP/2023)’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전 80개국을 대상으로 체류기간 30일, 단수 형태로 발급되던 전자비자(E-VISA)는 전 세계 200개국에 체류기간 최장 90일, 단·복수 형태의 비자로 발급된다. 또한 13개 일방적 비자면제국의 무비자 체류기간이 15일에서 45일로 연장됐다. 베트남 정부는 대폭 완화된 비자정책이 외국인의 체류 편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관광객, 단기유학생, 투자자들의 입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비자정책으로 불러올 효과는?


베트남의 신 비자정책은 큰 파급력을 보여줬다. 베트남 정부가 완화된 신 비자정책 내용을 발표한 후 외국인들의 ‘베트남 관광’과 관련된 검색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여행플랫폼 아고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자정책 발표 후 2주간 베트남 여행 관련 검색량은 이전대비 33% 증가했다. 또한 구글의 실시간 여행 추적도구인 Google Destination Insight에서는 지난 3~6월 베트남이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검색된 목적지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새롭게 시행되는 비자정책은 시행 전부터 전 세계 관광객을 상대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관광자문위원회(TAB)에 따르면 신 비자정책의 시행은 베트남 관광산업 성장에 추진력과 다변화에 도움을 주며, 국제교류를 촉진해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완화된 비자정책 시행 시 베트남 방문 외국인 수는 2023년 베트남의 유치 목표치인 800만 명을 넘어 2019년의 66.6%인 약 1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세계관광기구(UNWTO) 및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에 따르면, 베트남의 완화된 비자정책은 외국인 관광객 수를 연간 5~25%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완화된 비자정책, 경직된 신청절차


베트남의 완화된 비자정책은 다양한 국가의 여행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전자비자의 경우 80개 국가에서 200개 국가로, 기간도 30일에서 90일로 대폭 연장돼 많은 여행객들이 베트남 입국 전 전자비자를 신청했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렵게 변경된 비자신청 절차로 인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내 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페이스북 그룹 중 하나인 베트남트래벌러스(Vietnam Travelers)에 따르면 현재 전자비자 신청은 이전에 비해 요구하는 정보가 많으며 복잡해졌고 정보를 완전히 입력했더라도 결제오류와 같은 시스템 문제가 있어 베트남 여행을 위해 전자비자를 준비하는 외국인들의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KOTRA 호치민 무역관에서 신 비자정책 전후 전자비자 신청 절차를 확인해본 결과, 이전 전자비자 신청에는 필수입력 항목이 19개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변경된 절차의 경우 필수 입력 항목이 41개로 이전에 비해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청 사이트가 이전에는 ‘베트남 출입국 관리국’ 사이트에서 진행됐지만 새로운 전자비자 신청은 ‘공안부 공공서비스 포털’로 바뀌어 신청을 원하는 외국인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


베트남 정부는 비자정책 완화 이외에도 외국인 유치를 위해 △자동출입국 심사 도입, △야간 경제 확대 추진과 같은 정책을 준비 중에 있다. 아직 해당 정책은 도입 준비 중이지만, 베트남 정부가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 자동심사대 도입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약 5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이 중 항공 여객을 이용해 베트남에 방문한 관광객은 전체의 87.6%인 약 4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항공을 이용해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베트남 공항의 출입국 심사는 모두 유인심사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자동출입국 심사대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호찌민시의 떤선녓(Tan Son Nhat) 국제공항은 지난 8월 1~7일 자동심사대를 일주일간의 시범운영 후 8일 정상 운영했다. 다만, 아직은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일반 여행객은 사용이 불가하다. 베트남 공안부는 일정기간 자동심사대를 운영한 뒤 결과를 토대로 향후 사용대상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출입국 절차에 소요되던 시간이 대폭 단축돼 공항 혼잡도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 베트남 야간경제 활성화 추진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TAB)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의 평균 지출액은 약 1000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베트남은 18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맞이한 관광 성수기였지만 방문 외국인의 평균 지출 수준은 1인당 1200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약 20% 증가에 그쳤다. 음식, 여행, 쇼핑 비용은 증가한 한편 오락과 관광에 대한 지출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관광객들의 전체 소비 중 70%가 정해진 관광 일정 종료 이후 자유 시간인 밤 시간대에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베트남의 야간 관광상품의 부재가 관광객들의 지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베트남의 야간 관광상품 다양화를 위해 △문화예술공연, △스포츠, 뷰티 및 헬스케어, △쇼핑 및 야간오락, △야간관광, △요리문화 및 야간음식서비스 등의 5가지 모델로 구성된 야간경제 활성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야간 경제 활성화 프로그램은 하노이, 호치민 등을 포함한 12개 주요 도시 및 관광지*에 2025년까지 최소 1개 이상의 야간경제 모델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 주요 관광도시는 2025년까지 복합야간오락단지가 개발될 예정이다.

 

 

베트남 관광산업의 남은 문제들


완화된 비자정책, 관광객의 편의 증대, 관광 상품의 개발은 베트남 관광산업의 원활한 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베트남의 관광산업에는 아직 산재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 베트남 관광업계 관계자는 2023년 베트남 관광산업은 신 비자정책으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전히 △관광자원의 관리 부재, △깨끗하지 못한 거리, △부족한 공중화장실 등의 산재한 문제가 있으며 다른 동남아 국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제 침체 속 베트남의 주요 성장 동력원들이 침체돼 있는 이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등장한 외국인 관광객 수 확보를 위해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하노이(Ha Noi), 호치민(Ho Chi Minh), 하이퐁(Hai Phong), 다낭(Da Nang), 껀터(Can Tho), 호이안(Hoi An), 달랏(Da Lat), 붕따우(Vung Tau), 푸꾸옥(Phu Quoc), 칸화성(Khanh Hoa), 꽝닌성(Quang Ninh), 후에성(Thua Thien Hue)

 

베트남_ 고우람 호치민무역관 
Source_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TAB), 베트남 공안부, 출입국관리국, 공안부 공공서비스 포털 전자비자 신청 페이지, 현지매체(VN Express),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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