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1주년 창간기념호 주제는 MZ세대다. 유통가를 핫하게 달구고 있는 소비 주체이자 코로나19만큼 자주 등장하고 있는 단어며, 몇 가지 세대적 특성으로 갈무리하기에는 워낙 다른 성향들을 지니고 있는 터라 짚고 넘어가기에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호에서는 기성세대 입장에서 바라보는 파트너 MZ세대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MZ세대의 시선에서 직장으로서의 호텔과 현재 호텔의 조직문화는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이전 세대들은 어떤 조직에서 생활해 왔는지 살펴봤다.
조직문화란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황에 대한 해석과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조직 내에 공유된 정신적 가치를 의미한다. 네이버 심리학용어사전에 의하면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이 환경을 해석하는 방식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렌즈의 역할을 하며,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유도, 서로를 대하는 방식과 의사결정의 질,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성공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고 정의돼 있다.
MZ세대와 조직. 스스로도 MZ에 속하긴 하지만 으레 자기 주도적이고, 일과 일상의 경계가 분명하며, 일한 만큼의 보상을 적절히 요구할 줄 아는 영민한 이들이 곧 MZ세대라고 인식돼 있어 그동안 개인의 희생을 전제로 하던 ‘조직’이란 단어와 나란히 있으니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좌담회와 <호텔앤레스토랑>이 31년 동안 기록한 호텔업계의 이야기들을 반추해보는 지면, HR Review Issue를 다루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최근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 ‘웬만한 악과 깡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었던 시대’라고 불리는 90년대 연말연초 호텔에는 각종 ‘묘기백출’의 장이 펼쳐졌다. 주6일을 근무하면서도 쉬는 날이면 동료들과 오색에서 천불동 코스의 설악산을 14시간 30분에 걸쳐서 완주를 했던 선임들이 있었다. 같은 취미와 특기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업무와는 또 다른 목표를 위해 팀워크를 이뤘다. 지금으로선 전혀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지만 당시 기사의 사진 속 표정들이 전부 한껏 활기차고 상기돼 있었던 것을 보면, 그렇게 단합하고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단 원만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호텔이 이를 지원해줬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 좌담회에서 MZ세대 호텔리어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을 곱씹다 보니 MZ세대와 기성세대, 그리고 조직의 연결고리를 찾게 됐다. 세대를 막론하고 ‘호텔’이라는 조직에 있는 호텔리어들은 고객이 방문한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혹은 방문하기 이전부터 방문하고 나서까지 오로지 그들의 만족만을 위해 한마음 한뜻을 품고 있다는 것. 호텔리어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과 성을 다했고, 다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호텔이라는 공간에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세대가 바뀌어 나가면서 중요시 여기는 가치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조직을 위해 애쓰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에서 지금까지 조직문화를 위해 해왔던 활동들의 의의는 호텔리어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것이 바뀐 만큼 조직문화 활동의 모양새도 조금씩 바뀌어가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일정한 형식보다 일관된 목적에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