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학교 링크플러스 사업단이 주최하고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후원하는 ‘부산 호텔산업 발전 산학협의체’가 지난 12월 8일, 라마다앙코르 부산역 호텔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11월부터 이뤄진 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의 부산 호텔산업 발전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좌담회에는 동의대학교 추승우 교수를 좌장으로 총 13명의 부산호텔 총지배인 및 전문가가 패널로 참석, 지난 코로나19 2년 간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들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추승우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의 발발로 근 2년간 호텔산업이 많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의 확산과 국내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하며 지난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 정책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물론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전파로 다시 분위기가 침체되는 모양새지만 이제는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호텔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될 시기가 됐습니다. 이에 그동안 일선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을 했을 총지배인님과 업계 전문가 분들의 고견을 들어보고자 이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지난 2년간 가져온 부산 호텔업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복만 부산 마켓을 세분화하면 크게 동부산, 서면, 구도심으로 나눠집니다. 부산비즈니스호텔의 경우 서면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 인바운드 의존도가 높았던 터라 지난 2년 동안 매출 타격이 상당했습니다. 코로나19의 존재가 알려진 2월부터 바로 반응이 있었죠. 특히 일본 마켓의 비중이 높았는데 전염병 이슈에 민감한 일본인 관광객들의 반응은 매우 즉각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 흐름은 지난해 9월까지 이어졌습니다. 9월 이후로는 내수물량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10월, 11월 두 달은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은 숨통이 트였던 상태고요.
한편 매스컴에서는 올해 상반기부터 국제관광 재개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오미크론으로 불분명해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내수물량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인바운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해외물량도 하루 속히 유입이 돼야 할 테고요. 이를 위해서는 김해공항의 국제선 재개도 얼른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창환 라마다앙코르 해운대가 위치한 동부산도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2월부터 매출이 2019년에 비해 거의 50% 가까이 줄었습니다. 2021년에는 그나마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피로감이 높아진 내국인 관광객들의 움직임으로 해운대 지역은 주말 금, 토와 연휴에는 객실 점유율이 어느 정도 올라온 상황입니다. 그런데 방역당국에서 지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일환으로 3, 4단계 호텔 영업제한을 내걸면서 특히 충분히 객실 가동률을 높일 수 있었던 여름 성수기 시즌에 여름 특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방역당국의 방침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부득이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조치였지만 1년 반여의 기간 동안 상당한 영업 부진에 시달렸던 호텔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1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됨에 따라 제재가 많이 풀리고 있어 다행입니다. 현재 기조라면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오미크론이 변수입니다. 7000명 대까지 올라가고 있는 확진자 수와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다시 단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인데 바람이 있다면 객실 영업제한만 없었으면 합니다.
강창완 호텔파라곤은 서부산권이지만 김해공항에 인접한 공항 호텔에 가깝습니다. 르노삼성, 태웅 등 부산 굴지의 기업들이 자리잡은 강서권이라 비즈니스 출장객이 주고객이었죠. 때문에 코로나19로 매출은 90% 급감했습니다. 이에 호텔파라곤은 매출도 매출이지만 전염병으로부터 고객과 직원들을 보호하고자 확산세가 급격했던 2020년 2월부터 3개월 동안 전관 문을 닫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다시 오픈하기도 했지만 객실과 카페 이외 연회와 각종 부대시설은 운영하고 있지 않죠. 현재까지도 물론 적자긴 하지만 조금씩 그 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부산권의 호텔 영업이 살아나려면 기업체, 공장, 일본과 유럽의 비즈니스 출장객, 부산 항만에 근무하는 외국인 장기투숙객 등이 유입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항 재개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인데 인천국제공항을 위주로만 해외관광객 입국이 허용된 상태라 상당히 아쉽습니다. 물론 부산 호텔 영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관광객이 다시 부산을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및 경제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국제 비즈니스 활동들도 다시금 재개될 수 있도록 공항공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홍기산 참 여러운 시기입니다. 일전에 신문기사를 보니 세계의 관광 경제 규모가 3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 있다고 합니다. 부산롯데호텔도 1997년 개관 이후 25년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호텔 영업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오픈 직후보다 코로나19 기간인 지난 2년이 더 힘들었습니다. 2021년에 들어서는 그래도 주말을 위주로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많은 것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뚜렷한 특징이 양극화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여름 성수기에는 수영장이 있는 호텔과 없는 호텔, 평상시에는 바다에 인접한 호텔과 도심 호텔간의 격차가 컸었죠. 다음으로 비대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호텔에도 DT(Digital Transformation)가 급격히 확산, 적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면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특급호텔에서는 비대면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코로나19는 호텔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옵션으로 DT를 고려하게 했습니다. 부산롯데호텔에서도 클럽라운지에서 로봇 웨이터가 서비스하고 있고, 로비 대리석과 객실 복도의 카펫 청소도 로봇들이 도맡고 있습니다.
이와 연장선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과감한 다운사이징 실험입니다. 코로나19는 효율이 낮으면서 인력이 많이 드는 업무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호텔의 필수기능만 운영하는 모험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결과 코로나19는 특급호텔의 조직과 인력 운용 슬림화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호텔 업계의 주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부산일대에 오픈한 호텔들을 보면 4~5성급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을 3개 이상 가지고 있는 곳이 드물죠. 기존 호텔들도 인력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레스토랑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텔들이 환경, 안전, 위생 이슈에 예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전체 숙박업소 중 고객들이 호텔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슈여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경영의 초점을 해당 이슈에 맞추고 있을 정도로 깊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친환경, 웰니스와 같은 상품들은 코로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부각되고 있기도 합니다.
추승우 정리해보면 서면이나 부산역과 같은 시티권 지역과 해안가의 동부산권, 서부산권에 따라, 비즈니스호텔과 특급호텔에 따라 체감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산의 상황을 관통하는 이슈는 내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중요해졌다는 것인데요. 앞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호텔의 비대면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비대면과 인적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요구되고 있고, 호텔에 있어 위생과 안전, 청결도는 더욱더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타개하기 위한 부산 호텔업계의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홍기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비대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호텔의 판촉조직은 기존의 오프라인 세일즈에서 온라인 세일즈에 익숙해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동안 인력에 의존했던 세일즈 업무를 시스템과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화한 것이죠. 여기에 투고박스나 테이크아웃과 같이 특히 특급호텔에서는 제한적으로 시도됐던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 발전시킨 것도 좋은 자구책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영업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시기를 재정비의 기간으로 활용, 부산롯데호텔을 포함한 여러 호텔들이 레노베이션을 통해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인철 라마다앙코르 부산역의 경우 지난해 4월 5일부터 올해 11월까지 부산광역시 지정 자가격리시설로 호텔을 운영했습니다. 자가격리시설의 경우 호텔의 70% 정도 운영하고 나머지는 일반 객실로 그대로 활용했었죠. 시설을 운영하는 동안 가져갈 수 있는 베네핏도 중요했지만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도 아예 내려놓을 순 없다는 판단 아래 내린 결과였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호텔의 자가격리시설 운영에 대한 기존 사례가 없는데다, 자가격리자와 일반 투숙객을 동시에 수용하면서 방역과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다 보니 직원들과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자체적인 내부 방역 활동, 룸서비스 도시락 제공, 적은 물량이지만 일반 객실을 채우기 위한 새로운 상품 기획 등의 노력이 이뤄지며 호텔의 내구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죠. 덕분에 그동안 어느 정도 고용안정과 BEP 달성은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1월부터는 다시 일반 객실로 전향하면서 말 그대로 전쟁터에 나서게 됐습니다. 때문에 기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타깃을 내수로 돌린 상품 구성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일부 대형 OTA를 위주로 세일즈가 이뤄졌던 상황에서 OTA의 다변화, 라이브방송이나 홈쇼핑의 부상 등 호텔을 어필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현재는 높아진 상품 기획력으로 추가적인 비즈니스에 대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추승우 오미크론으로 상황이 불투명한 상태지만 11월부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해있습니다. 그러나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잡히지 않는 확진자 수 등으로 예측하지 못할 일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앞으로 호텔 운영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들을 갖고 계신가요?
이휘영 코로나19로 인해 호텔뿐만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도 얻은 바가 있다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관례적으로 행해왔던 것들의 불편함과 불필요함을 깨닫게 된 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를테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과도하게 진행됐던 연회 행사들이 방역 지침에 의해 불가피하게 소형화 되면서 오히려 거기에 맞춘 소규모 상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호텔에서도 그러한 부분에 맞춰 연회를 기획, 준비 과정에 있어서의 여러 부담들이 상당부분 줄어 들었습니다. 현재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비치도 스몰 웨딩, 돌잔치와 같은 소규모 가족연 상품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저희 호텔의 경우,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이었던 2020년 5월에 오픈했기 때문에 이전 시점의 비교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앞으로는 기존의 호텔 조직 구조를 과감히 탈피하고 멀티스킬을 가진 인재들을 중심으로 최대한 슬림한 인력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직원 채용 단계에서부터 오리엔테이션, 직무스킬 교육까지 멀티태스킹의 필요성과 목적을 강조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에 많은 노력과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성과가 나면 그에 대한 보상은 정확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호텔 운영 관련 시스템이나 IT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 함으로써 호텔 운영의 효율화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오픈 예상 채용 인원의 70% 수준의 인원을 구축했음에도 큰 어려움 없이 호텔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앞으로의 호텔운영의 화두는 기존 인적자원을 어떻게 적절히 활용하고, 그 인재들이 나아가야 할 긍정적인 방향성에 대해 호텔이 적절한 가이드와 교육을 제공하면서, 인건비 비율을 낮추는 전략을 모색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제 고객들도 코로나19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자 하는 여행에 대한 니즈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고객들로 하여금 ‘이러한 시국에도 호캉스를 즐기러 가느냐’는 주위 시선에 대한 불편함을 없앨 수 있는 여행 자체의 즐거움에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보탠 상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걸맞게 이용하는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숙소 위생 컨디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희 호텔의 경우를 예를 들면, 패키지 상품으로 쓰레기 봉투와 재활용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안가 쓰레기 치우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시키고, 그로 인해 재생된 가방이나 소품 등을 통해 스스로 여행의 가치를 높인다고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죠. 해당 패키지는 실제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지만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위생적인 호텔에서 안전하게 휴식하고, 나아가 이 여행을 통해 단순한 개인의 즐거움이 아닌 우리만의 가치를 스스로 만든다’ 이러한 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마케팅의 핵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류준형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에는 매출 회복에 중점을 뒀다면, 2021년에 들어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률 조정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특급호텔의 경우에야 호캉스를 즐길 수 있으니 호텔 안에서 나름대로 부수적인 매출을 높일 수 있어 큰 타격이 없었지만 200~300개 객실의 볼륨 비즈니스를 하던 호텔들은 극심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유급휴가, 퇴사 등을 통한 직원 이탈이 있다 보니 인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현재까지도 호텔에 관심 있고 열정있는 직원을 채용하고자 하는데 인원 충원이 안 돼 힘든 상황입니다. 여러모로 악순환이 계속되는 모양새죠. 현재 상황은 RevPAR 자체가 2019년도 대비 1/3도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RevPAR를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은 글로벌 체인의 스탠더드 적용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세일즈 마케팅에 대한 BRG(Best Rate Guarantee) 같은 것들은 최대한 호텔의 상황에 맞춰 진행하고자 합니다. 보다 호텔이 위치한 지역적 특색과 인근의 가격 정책을 반영한 세일즈 마케팅 전략을 취하는 것이죠.
정진원 해운대의 경우 내수 수요가 좋아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최소 60%에서 최대 80% 대까지는 계속 유지해왔죠. 다만 2020년 상반기까지는 호텔업계에 전무후무했던 바이러스 이슈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현 시국을 받아들이게 됐고 부산은 물론 울산의 신라스테이에서는 2018년과 2019년에는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적극 시도하게 됐습니다. 자구책으로 삼은 것은 주로 체험형 패키지입니다.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소규모 액티비티를 선보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했으며, 야외활동이 불편한 고객들을 위해서는 투고박스나 룸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폭발적인 수요는 없어 영업적 이익으로 크게 전환되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상품을 구성해보며 상황별 임기응변이 다양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호텔의 내구성이 좋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자구책 마련을 호텔 특성에 맞게, 여러 스터디를 통해 실시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편 해운대 그랜드 호텔과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이 문을 닫게 된 상황을 비춰보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색깔이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의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초특급 브랜드 아니면 체인화된 호텔로 나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호텔 이외 풀 빌라와 같은 강소숙박시설의 니즈가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신라스테이 서부산의 경우 수영장을 갖추고 있어 7~8월 여름 성수기에 수익을 낼 수 있었고, 호재가 9~10월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처럼 앞으로는 호텔 내부 시설을 어떻게 갖췄는지, 그렇지 않으면 인피니티풀과 같이 한 가지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시설은 무엇이 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나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김해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음에도 각종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호텔포레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탈피해가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한 첫 스텝으로는 호텔포레 해운대를 지난해 10월부로 영업을 종료 후 매각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취하고자 함이죠.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는 호텔포레 부산역점의 리모델링에 돌입, 체질개선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고민인 것은 호텔포레가 추구하는 호텔 운영 철학은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호텔포레 부산역과 남포동의 장점은 무엇인지 등입니다. 우선 로컬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로서 호텔포레 부산역은 넓은 객실과 욕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인 호텔이기 때문에 료칸식으로 호텔을 바꿔 보고자 합니다. 또한 리모델링 이후에는 홍보 채널의 다변화를 통해 호텔포레 브랜드를 알리는데 마케팅 활동의 주안점을 둘 계획이고요. 호텔포레 남포동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까진 점유율이 90% 이상 웃돌던 호텔이기 때문에 인바운드 재개에 맞춰 기존 고객들을 재유치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성 중에 있습니다.
추승우 지난 2년 동안 깨닫게 된 것도, 한 단계 성장을 위해 새롭게 얻게 된 과제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잘 헤쳐 나아가기 위한 부산 호텔업계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박창환 모든 지역이 그렇겠지만 부산은 김해공항의 국제선 재개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드 코로나와 트래블 버블이 시작되면서 올해 2월부터 재개를 기대할만한 보도들이 속속 있었는데 오미크론으로 잠정적 연기가 이뤄진 모양새입니다. 물론 방역이 최선이긴 하지만 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어렵게 전환된 만큼, 기존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창완 키워드는 건강의 안전성과 비대면, 내국인 잡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방역과 위생의 이슈로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키오스크나 애플케이션을 활용해 호텔에 접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반면, 코로나19가 없어질 경우 다시 대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타나면서 앞으로는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의 밸런스 조절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 기회에 내국인 수용력을 넓히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앞서 언급되기도 했던 체험형 패키지와 같이 꼭 좋은 시설이 아니더라도 이를 상쇄할만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의 확충이 관건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창구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부산은 지난 2년 동안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것을 모토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어려운 시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죠. 그동안 호텔에서 생각할 수 없었던 워케이션과 같은 데이유즈 상품이나 한 달 살기와 같은 체험형 패키지, 외국인 워킹홀리데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숙 패키지 등을 시도해보니 해볼 수 있는 재미난 아이템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호텔이 플랫폼이 돼 새롭게 제공할만한 콘텐츠들이 있다면 적극 적용해볼 계획입니다.
홍기산 ‘재미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최인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재미와 의미를 느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인간의 여러 행위 중 여행이 재미와 의미를 가장 많이 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관광산업의 중요한 파트인 호텔이 추구해야 할 것은 위드 코로나를 넘어서 포스트 코로나까지 갔을 때 고객이 호텔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와 의미는 무엇일지, 어떤 재미와 의미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구명정의 비상식량이라는 말처럼 코로나19라는 난파 상황에서 국내여행이라는 비상식량은 당연히 취하고 싶을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된다면 기존 내국인 고객들은 반드시 해외로 나가며 휴양호텔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려면 더욱이 호텔을 재미와 의미가 가득 찬 곳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김의중 협회 입장에서 보면 호텔뿐만 아니라 여행사, 관광식당, 가이드, 통역사 등 모든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2년이었습니다. 이에 지난해에는 협회차원에서 시에 야놀자와 대한 민국숙박대전에 투자를 건의, 항공사와 KTX 할인을 제안해 호텔과도 많은 연계 상품들을 만들기도 했었고, 부산시관광마이스진흥기금 100억 원 중 26억 원을 여행업자들에게 지원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호텔에도 지원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외 예산의 약 40~50억 원은 일자리 창출 지원 기금으로 제공해 인적 인프라 구성에 어려움이 있는 호텔업계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여기에 그동안 부산의 호텔, 관광학계, 협회에 모두 몸담았던 배경으로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동안 느꼈던 것은 관광으로 성장하기엔 부산이란 지역이 아직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부산은 앞으로 자주독립, 지방관광을 실현하지 않으면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해도 지역적 한계를 크게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산이 자주독립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각 개별 인프라들의 내구성을 많이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창현 박 총지배인님의 말처럼 하늘길이 열리는 것이 현 상황으로서는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 같이 근무했던 호텔 지배인들 모임에 가보면 호캉스 니즈 공략으로 내수시장에서 활발한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호텔들의 경우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긴 했지만 인바운드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부산 관광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부산은 익히 알려진 관광지인데 다가 경험치도 높기 때문에 기존의 여행 경험을 뛰어넘는 새로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개발되지 않으면 아무리 해운대나 기장이라고 하더라도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아스티호텔에도 트래블 버블로 싱가포르 관광객이 방문해 근 2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오미크론으로 취소될 줄 알았는데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을 보니 반갑기 이루 말할 수 없었죠. 도심호텔은 아무래도 인바운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래블 버블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 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박재완 코로나19와 함께하면서 여행의 소중함을 알게 했고, 제한적으로 줄어든 선택지 속에서도 최대의 만족을 찾기 위해 여행 소비자들의 니즈가 더욱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사방으로 트인 바다나 공기가 좋은 산 속의 독립된 펜션, 풀 빌라 등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하드웨어적 부분을 호텔이 극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품개발로 다양성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 구성으로 산소방과 같은 객실을 만드는 등 그동안 도전하지 않은 마케팅은 무엇이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다변화된 고객의 니즈에 맞춘 틈새 상품이 앞으로 호텔이 고객에 어필하는 데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추승우 총지배인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2년간 호텔이 어떻게 운영돼 왔는지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각 호텔이 위치하고 있는 입지나 타깃 마켓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들이 취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2년 동안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해오고 있는 듯 해 어느 정도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하루라도 빨리 국제선이 열리고, 그 사이 호텔들은 내구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보다 활발히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