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제라르 베르트랑 Gérard Bertrand
여기는 북위 43도, 프랑스 최남단.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바람은 부드럽고 봄의 습기는 포도나무의 수액을 오르게 한다. 여름의 복더위와 뜨거운 열기는 포도의 색깔을 검게 하고 포도알 안에 당분을 가득 채워준다. 내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은 땅을 식혀주고 질병을 예방하며, 벌레가 꼬이지 못하게 한다. 강수량은 연 400mm 전후로 프랑스에서 가장 적은 편이다. 화강암 토양에 뿌리내린 고목들은 깊숙하게 박힌 뿌리에서 수분을 뽑아 올린다. 포도 재배의 천국, 여기는 랑그독(Languedoc) 지방이다. 프랑스 랑그독의 대표 와인 그룹, 제라르 베르트랑 랑그독 지방의 22만 4000ha의 포도밭 면적은 프랑스 최대이며 그 중 7만ha는 고급 AOP 와인 생산 지역이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가장 싼 가격에 대량’으로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주력했던 이곳은 오늘날 프랑스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진보와 변화를 경험한 곳이 됐다.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그르나슈 등 고급 품종을 재배하고 양조기술을 혁신하며, 기술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상업 유통망을 혁신해 초대형 슈퍼마켓과 결합, 주문, 생산을 통해 대규모 생산 유통을 가능하게 만든 곳이다. 바로 이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18-03-02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