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Maison MOILLAR
시 좀 읽어 봤다 하는 사람들이 4월이 되면 곧잘 인용하는 구절이 있다.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휘젓네..” T.S.엘리엇의 <황무지> 라는 시다. 지금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 최대의 위험에 봉착해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과 공포가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3월 10일의 상황이지만, 이 잡지가 출간되는 4월 1일에는 제발 이 사태가 진정되길 기원한다. 그리하여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니라, 화사한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향긋한 라일락향이 온 동네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우리는 마스크 쓰지 않고 그 향기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산지, 와인의 꽃밭~!목련처럼 순수하고 라일락처럼 향긋한 그런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 이 달에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로 간다. 수도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달리면 부르고뉴의 최북단 샤블리(Chablis)가 나타나고, 다시 더 1시간 반을 달리면 부르고뉴의 최남단 마꽁 지구(Mâcon)에 도달한다. 고속도로를 세 시간 달리는 거리라 하니 꽤나
- 손진호 칼럼니스트
- 2020-04-28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