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과거 주거시장의 변주로 생겨난 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 브랜드를 분양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큰 부작용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는 건축물 시행령의 개정으로 생활형 숙박시 설의 숙박 영업이 불가피하게 됐는데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주목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통해 법제화된 생활형 숙박시설은 분양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메리트로 주거형의 대체 투자처로 큰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하지만 태생이 숙박업의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발생되는 용도의 전용이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 2020년 숙박의 용도를 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통해 법의 취지를 강화하는 조치가 이뤄지게 됐죠. 이에 따라 기존 생활형 숙박시설의 취지대로 서비스드 레지던스 형태의 장기체류형 숙박공간들이 호텔에 접목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고급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브랜드의 레지던스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초의 진정한 브랜드 레지던스인 맨해튼의 셰리-네덜란드 호텔은 1927년에 문을 연 뒤 거의 1세기 후 전 세계에 약 400개 이상의 브랜드 레지던스를 운
@PHOTO 정동욱 건축설계라는 분야는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불려지곤 한다. 디자인 분야 외에도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이용하는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구조역학, 냉, 난방 등의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설비, 건축법 기준에 충족하기 위한 인허가 행위 등등 여러 분야들을 고민하고 해답을 내야 한다.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그중에서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에 건축가가 투입하는 시간은 20~30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의 비율 밖에 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완공된 건축물에 대한 평가는 결국은 보여지는 디자인으로 판가름이 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디자인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이러한 내용을 통칭해서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건축가들이 어떤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만들어낼 때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받느냐고 물어본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음악, 자연, 그림, 영화, 일상의 생활 등등 무수한 것들에서 우연히 혹은 지속적인 고민의 산물로 표출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지어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항해서 나타난 공유경제 사업모델은 브레이크 없이 여러 분야에서 성장을 하다가 금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공유경제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더 이상 공유경제의 성장성은 유효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 배달이 늘면서 공유주방의 매출세가 높아지는 등 공유경제 모델은 코로나 종식과 더불어 시대적인 흐름을 타고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작년 초 호텔에 공유경제의 사업모델을 접목한 형식으로 공유호텔(Share Hotel) 개념에 대한 정의를 언급한 바 있다. 그 정의는 ‘호텔이 가진 유휴자원을 지역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역과 아주 밀접하게 결합되기 위한 커뮤니티의 강조였다. 이러한 개념이 접목돼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번 칼럼에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업지 특성: 홍대 거리상권 본 건축물이 들어설 사업지는 홍대 특유의 도시 문화와 탄탄한 골목상권이 지역의 뚜렷한 정체성을 형성 중인 서교동에 위치해 있다. 지역 문화형성의 배경을 살
전 세계적으로 업종을 불문하고 ‘기획의 시대’가 도래한지는 오래됐다. 국내 역시 오랜 세월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가 서비스 기반으로 옮겨가면서 이러한 흐름은 어디에서 일을 하던 간에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일례로 건축설계 분야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경쟁력 있게 구현할지를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어떠한 사회적인 이슈가 시장에 필요로 하고 그 이슈를 어떻게 하면 선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모색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간삼건축은 그 고민의 결과물 중 하나로 호텔산업에 대한 다양한 리서치 및 스터디를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이슈나 콘셉트 등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려는 작업들을 몇 해에 걸쳐 지속하고 있다. 건축의 여러 용도 중에서도 유독 호텔분야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호텔은 단순히 잠을 자거나 며칠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액티비티와 이벤트가 펼쳐지는 복합적인 성격을 띈 장소로 변모하고 있고, 이를 통해 일상과 다른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호텔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24시간을 압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많은 건축가들이 디자인해보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