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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여전히 휴먼터치 요구되는 온라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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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매해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Kotra에서 출판하는 <한국이 열광할 세계트렌드>, 빅데이터 분석기업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의 <트렌드 노트>,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를 비롯해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밀레니어-Z세대 트렌드>, <디지털 트렌드> 등 다양한 주제의 트렌드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하며, 의미있는 해석을 내고 있다. 특히 트렌드 코리아는 10년 이상 된 베스트셀러로 예측도가 높고 시사하는 바가 커 많은 연령층이 구독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언급한 10가지 트렌드 중에서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휴먼터치)가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무장한 현대에 있어 의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혼재한 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진실의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휴먼터치며, 진정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고 한다(트렌드코리아 2021, 김난도).


2010년대 들어 집에 실내자전거 또는 러닝머신을 구비하고 운동하는 사람이 대폭 늘었다. 이들은 머신에 AI를 구비하고 개개인의 러닝 데이터를 축적해 코칭을 받는다. 하지만 AI 기반 코칭 알고리즘만으로는 사용자들의 운동 의지, 귀찮음 등의 감정까지 세밀하게 헤아리기는 어렵다. 이러한 부족한 점을 정확히 집어낸 기업이 바로 펠로톤(Peloton)이다. 펠로톤은 2019년 기업가치 40억 달러 이상을 평가받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펠로톤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자 스크린이 달린 실내자전거를 판매하는 것인데, 다른 기업과의 차이점은 전자스크린에서 정기적으로 구독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콘텐츠의 중심에는 스타 강사들이 있다. 스타 강사들은 수업시간에 회원들의 이름을 부르고, 채널에 접속한 구독자들의 운동속도나 거리 등을 체크하며 개인지도를 해준다. 이런 시간들이 쌓여 구독자들은 강사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난 친밀감을 느끼고, 이들의 골수팬이 된다. 즉 고객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휴먼터치가 바로 펠로톤의 성공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디지털로 생각하라, 신동훈·이승윤·이민우).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추천 서비스로 유명하다. 실제 넷플릭스 유저들의 80% 이상은 알고리즘의 추천을 받아 선택을 하고, 20%만이 검색을 해서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한다. 넷플릭스의 성공이유로 방대한 데이터와 추천 알고리즘을 꼽는데, 이 추천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은 사람이며, 실제 넷플릭스의 영상 콘텐츠 분석 전문가들이 관여한다. 이 전문가들을 태거(Tagger)라고 부르며 이들은 콘텐츠에 관한 높은 수준의 지식과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성적 센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 콘텐츠가 들어오면 해당 콘텐츠를 일일이 감상하고 분석해서 태그와 메타데이터를 생성한다(트렌드코리아 2021, 김난도).

 

 

 

전시회, 여전히 대면방식 선호


‘연결’, ‘교류’, ‘관계’가 핵심인 MICE산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버츄얼, 온라인 전시장, VR/AR, 하이브리드 등 많은 부분들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적인 관계, 휴먼터치에 대한 니즈는 존재하며, 디지털이 이를 100%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MICE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전시회의 경우 AR/VR 기반의 전시플랫폼, 화상상담장 등 뉴노멀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다수의 전시주최자와 참가자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다시 예전의 오프라인인 대면방식을 선호한다고 한다. 화상상담을 통해 제품 정보와 특성 등은 파악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바이어들은 실제로 제품을 보고 테스트하고 싶어 한다. 특히 계약 등의 중요한 순간에는 대면계약을 선호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교감이 필수인데, 온라인 전시가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1년 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세계최대 IT 박람회중 하나인 CES 2021은 100% 디지털인 온라인 가상 박람회로 열렸다. 1967년 개최 이래 처음으로 100% 온라인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종합적 정보 제공 및 접근성 향상에 대한 디지털의 장점을 극대화했으며 ‘좋아요’와 ‘댓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고객 및 관계자 등 시장 반응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직접 만져보고 사용할 수 없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오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우연이 가져다주는 의외성 및 즐거움 등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오프라인 전시장에서는 스치듯 만나는 지인 또는 새로운 인연, 실제 상품을 만나는 우연의 기회가 있는데, 가상 박람회는 이러한 것들을 소멸시켰다.

 

 

 

회의의 경우 전시회보다는 비교적 주최자 및 참가자들이 빠르게 디지털 플랫폼, 화상회의, 하이브리드 회의에 적응하고 있다. 회의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정보습득 및 의견교류다. 그렇게 때문에 디지털 회의를 통해 이러한 욕구를 상당부분 충족시켜줄 수 있다. 게다가 접근성 및 참여성에 있어 오프라인보다 제약이 적기 때문에 이점도 많다.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로 인해 평소 참석하지 못했던 회의나 포럼을 온라인을 통해 참석할 수 있게 됐고, 꼭 듣고 싶었던 연사의 강의를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때로는 온디맨드를 통해 콘텐츠를 시간의 구애 없이 시청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회의가 오프라인 회의를 100%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회의의 주 목적 중 하나가 네트워킹과 관계구축에 있는데, 온라인만으로는 관계구축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요한 회의나 협상에 있어 온라인만으로는 오감으로 느끼는 미묘한 제스처와 현장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관광분야 또한 랜선투어, 온라인 축제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랜선투어는 온라인에서 감상하고 즐기는 투어로 마치 현지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그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도시나 특정 지역의 가상 체험공간을 만들어 사용자가 아바타로 투어를 하고 체험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구현되기도 했다. 여기에 가상공간에 실물과 같은 물체를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과 초고화질의 해상도로 그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랜선투어는 어디까지나 온라인 가상체험이자 간접체험이며, 직접 여행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여행은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하고 경험하는 행위다. 이러한 직접여행을 디지털이 절대로 대체할 수 없으며 사용자도 랜선투어로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향후 직접 가보고 싶은 곳을 미리 경험할뿐 랜선투어로 리얼 여행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관계가치의 시대, 사람의 마음은 사람만이 움직여

 


 

2020년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국제회의와 기업회의들이 개최되지 못하거나 온라인 형태로 개최됐다. Zoom, WEBEX, 보다미팅 등의 영상회의 프로그램 사용은 이제 일상화 되고 있으며 그 기술은 더욱더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회의는 정보교류, 토의, 랜선파티 등으로 활용되며 그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10번의 이메일이 1번의 전화통화보다 친밀감이 약하고 10번의 통화보다 1번의 만남이 더 효과가 있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듯하다. 많은 비즈니스맨, 특히 세일즈/영업 담당자는 B2B 영업을 진행함에 있어 이메일과 전화로 먼저 연락이 닿았을지라도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대면 미팅을 추진한다. 고객이 이메일과 전화로 기존의 거래처를 놔두고 새로운 거래처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면 미팅 이후에야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거나 새로운 선택지를 고려해보게 된다.


MICE 유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와 전시회는 도시나 국가를 순회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회의나 전시회는 고정적으로 한도시의 특정 Venue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많다. Venue 선택시 주최자는 주변 MICE 인프라, 시설의 우수성, 임대가격, 접근성, 관광요소 등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와 함께 Venue 선택시에 고려되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해당 Venue에서의 제공 서비스, 담당자와의 신뢰 관계이다. 이를 관계마케팅 및 경험경제와 연결 지을 수 있다.


전시컨벤션센터가 파는 것은 단순 회의장 및 시설의 하드웨어만이 아닌 ‘관계’다. 컨벤션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잘 협력, 조정, 조화 시켜서 형성된 총체적 관계를 컨벤션 고객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 등 이해관계자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총체적 마케팅 활동이 바로 관계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MICE시대의 컨벤션과 도시관광 관계를 팔아라> 허정옥).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어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관계가치의 시대, 소비자에게 충성도를 요구하기 이전에 친근한 관계를 맺으며 애착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요 MICE Venue들은 고객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경험은 감가상각이 없으며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관계가치를 돈독하게 쌓아 올릴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CVB와 Venue들이 ICCA, UIA의 빅데이터, 그리고 자체 CRM시스템 등을 활용, 매력적인 조건으로 치열하게 MICE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구축된 바이어와 셀러 사이의 신뢰관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여간해선 쉽지 않다.


호텔업계도 AI, 챗봇, 로봇 사용 등 빠르게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접촉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기술도입이 늦어진 호텔들은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피스터 호텔은 정반대의 접근방식을 택했다. ‘피스터 나레이터’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해, 호텔이 고용한 작가가 호텔 고객들과 이야기하며 그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들은 호텔 로비에 상주하면서 다양한 방문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내용을 정리해 호텔 블로그에 주 2회 이상 업로드한다. 고객들의 이야기는 전문 작가의 손을 거쳐 매력적인 콘텐츠로 재탄생되며, 그런 콘텐츠들이 차곡차곡 쌓여, 피스터 호텔의 블로그는 차별화된 미디어로 거듭났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인간 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즉 휴먼터치에 목말라 있다. 피스터 호텔은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여행의 미래, 김다영).

 

 

‘허그(Hug) 외교’로 유명한 인도의 모디 총리는 휴먼터치의 중요성에 대해 일깨워준다. 모디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때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였으며 한국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는 한국어로 축하 글을 올리고 직접 통화했다. 이러한 휴먼 터치로 모디는 누구보다 전 세계 정상들과의 친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4찬 산업 혁명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뒤쳐져서는 안되겠지만 디지털의 힘만을 맹신해서도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주석

(재)수원컨벤션센터 팀장 

경기관광공사에서 해외마케팅 및 MICE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재)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회의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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