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다운타운 호텔의 변화

2020.11.02 08:53:00

지난 칼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텔 건축의 변화’란 주제로 이용자 타킷, 운영방식의 변화를 언급한 적이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행형이기 때문에 종식 이후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레저 행태가 변화할지는 아직까지 예측의 영역인 것이 사실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의 범위는 호텔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일정 수준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관광지역으로 인기가 있던 강원, 부산, 제주 등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꾸준히 방문이 이뤄지는 반면, 그동안 해외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던 서울 권역의 호텔들은 어떤 방향으로 회복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다운타운 호텔 디자인의 변화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Gardening Design

최근 몇 년간 해외 호텔들에서는 Gardening Design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호텔 디자인에서 실내 조경이 일정 부분의 디스플레이 요소로서 구성됐다면, 요즘 Gardening Design은 디스플레이의 범위를 벗어나 디자인의 메인 콘셉트로 실내·외에 적용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One Hotel Brooklyn Bridge는 2017년 오픈했는데 ‘Raw & Reclaimed(원시 & 재생)’를 키워드로 디자인됐다. 호텔 주출입구부터 가공되지 않은 원시림 형상의 조경 및 로고가 고객들을 편안하게 맞이하고, 로비에 진입하면 커다란 벽면녹화가 군데군데 식재들과 어우러져 마치 자연 속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이러한 조경과 어울릴 수 있도록 기존 폐목재들을 건축물 외관과 실내 바닥들에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재활용이라는 시대적인 화두에도 어울리게 구성됐다. 코로나19 종식이 몇 년이 걸릴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향후 고객들이 다운타운 호텔에서 바라는 부분은 안전과 편안한 여가일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방역, 공조시스템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디자인의 콘셉트로도 접목된다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호텔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발코니 공간의 재조명

서울 시내 객실에 발코니(Balcony)가 설치돼 있는 호텔은 찾아보기 어렵다. 휴양지에 위치한 호텔이나 리조트들이 객실에 발코니를 가지고 있는 반면, 다운타운 호텔에 발코니를 설치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효용성의 문제다. 다운타운의 경우 테라스에서 좋은 전망을 즐기거나 차 한잔을 마시기에는 환경적인 여건이 좋지 못하다고 호텔 운영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둘째는 안전과 운영상의 문제다. 발코니에서 물건을 떨어트릴 경우 보행자나 차량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투숙객이 실수로 추락할  경우도 호텔 측에서는 우려할 수 있는 요소다. 또한, 발코니가 있는 객실의 경우 청소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운영상에도 마이너스 요소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2019년 오픈한 도쿄 Hamacho Hotel은 객실에 적극적으로 발코니를 계획했다. 총 170객실 중 90% 객실에 발코니를 적용했는데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약간 독특하다. 객실을 들어가 보면 인테리어 디자인보다는 창가 밖으로 보이는 식물들이 눈에 더 들어오게 된다. 객실 커튼을 블라인드로 대체했는데 날씨가 좋은 날 블라인드에 비치는 조경의 실루엣은 상당한 감흥을 일으키는 요소다. 


다운타운 호텔에서 발코니의 용도를 어떤 행위의 공간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자연을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최근 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한 호텔 역시 이런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디자인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대지가 위치해 있는데 주변이 높은 고층건물들로 둘러싸여 외부 조망이나 환경에 대한 여건을 극복해야 하는 이슈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대부분의 객실에 발코니와 Gardening을 계획, 도심에서도 자연 속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호텔의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국내 방문이 가능해지면 다운타운 호텔들도 정상화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바뀐 고객들의 레저패턴을 고려한 호텔 디자인의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상무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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