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호텔의 숨겨진 공간 - B.O.H (2)

2019.01.19 11:50:38


호텔 사업을 고려하는 건축주들을 만나 어느 정도 규모의 호텔을 짓기를 원하는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제일 먼저 언급하는 부분이 객실, 레스토랑, 수영장 등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부분이다. 어느 호텔을 본인이 가봤는데 객실 면적이 크고 좋았다거나, 레스토랑이 몇 개가 있는데 인테리어가 잘 돼 있으니 꼭 그런 모습으로 디자인 됐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많이 한다. 고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건축주들이 원하는 고객 공간의 면적을 다 더해 보면 정작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원들의 공간의 면적은 늘 협소하게 된다. 이에 호텔건축 설계 시 건축주를 설득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이 직원 공간(Back Of House)의 적절한 면적확보다.


최근 몇 년 동안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3, 4성급 호텔들의 규모를 통계로 산출해 보면 대략 200~250객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200객실 규모 호텔의 영역별 공간을 비율로 환산해 보면 [표 1]과 같다. 객실이 당연히 가장 규모가 크고 연회장 순의 면적 비율을 보이고 있다. 직원 공간(Back Of House)은 사무공간까지 포함해 전체 건물 연면적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인터내셔널 브랜드의 기준(10~11%)과도 거의 유사하다.


면적으로는 전체 호텔 규모에서 낮은 비율이지만 이 공간 및 동선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좋은 호텔인지 판단할 수 있고 보안성(Security), 효율성(Efficiency), 청결도(Cleanliness) 등을 기준으로 상세한 공간계획이 만들어진다.


보안성(Security) = 동선(Circulation)
설계가 잘 돼있는 호텔들을 이용해 보면 리셉션, 레스토랑 등 고객들을 기본적으로 접견하는 공간에서 보이는 직원들 외에 다른 직원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기본적으로 계획에서부터 직원 동선을 구성할 때 고객동선과 분리해 설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직원 동선뿐만 아니라 반·출입 되는 물품들의 동선 역시 지하층에 위치한 하역장(Receiving Area&Dock)으로 동선을 일원화해 계획을 하는데, 그 이유는 고객 및 호텔 내 물품들에 대한 분실 등을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직원 출입동선이 물품 동선과 분리될 경우에는 이들을 각각 체크할 수 있도록 보안사무실을 2개소로 계획해야 하는데 인력 및 공간 등이 추가로 들어가 이는 좋은 계획이라 볼 수 없다.



효율성(Efficiency) = 공간(Space)
앞선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직원공간을 용도별로 구분하면 관리시설(Administration Facility), 직원시설(Employee Facility), 엔지니어링 및 유지보수시설(Engineering&Maintenance Facility), 식음시설(Food&Beverage Production Facility), 세탁시설(Laundry Facility), 객실정비(Housekeeping) 등의 6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 시설들의 공간배치는 기본적으로 직원 및 물품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하역장 및 각각의 고객공간까지 수직적으로 연결시키는 서비스 엘리베이터 사이에서 공간의 위계에 따라 [표 2]와 같이 배치가 된다. 이들 공간의 구성은 각 시설별 유기성뿐만 아니라 직원 및 물품의 반·출입 동선과 밀접하게 연계되기 때문에 얼마만큼 잘 구성하느냐가 추후 건물이 지어지고 나서 직원들이 편안하게 이용하는지와 직결된다.




청결도(Cleanliness) = 코어(Core)
호텔에서 고객용 엘리베이터의 수량은 통상 100객실 당 1대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승객들의 엘리베이터 대기시간 및 속도 등을 산식으로 계산해 나오는 수치고, 200객실이라고 가정하면 2대의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계획에 적용한다. 서비스 엘리베이터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200객실 당 1대의 기준이 설계에 적용된다. 하지만 식음서비스를 하는 호텔의 특성상 신선한 식품과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의 서비스 엘리베이터에서 운반될 경우 오염의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엘리베이터의 설치를 고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호텔 서비스 공간에서의 청결도 부분은 호텔 신뢰 및 홍보의 요소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최근 그랜드 하얏트 서울 등이 호텔 내 식음료 업장에 대해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호텔의 본질이 기본적으로 투숙하는 고객에게 청결한 공간 및 음식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라면 눈에 보이는 공간의 화려함 외에도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주체인 직원 공간(Back Of House)에 대한 깊은 고민이 좋은 호텔을 만드는 필수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이사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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