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환의 Local Food] 지역요리의 재해석
Inspiration!2011년 10월로 기억한다. 류니끄 개점 당시 분주히 움직이던 손과 발은 모자란 실력과 이해도가 아닌, 패기 넘치는 열정과 젊은 능력이라고 착각했었다. 도쿄, 시드니, 런던에서 8년간 온갖 고생과 값진 수행을 했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하고 버텨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긴 수행을 끝내고 한국에서의 시작은 모든 것이 괴리에서 온 변형이었다. 외국에서 사용했던 식재료와 기물 등 환경이 많이 달라서 원하는 사이즈의 채소와 가금류 등을 구할 수가 없었다. 현대적 테크닉을 사용한 변형과 대체의 프레임을 자연스레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당근, 양파를 건조해 분쇄하는 파우더화, 거품을 만드는 거품화, 즙을 내어 졸인 후 점도제를 넣는 젤리화, -196도 액체질소에 넣어 급속냉각 등을 사용한 ‘Three Ways of~’, ‘Four Ways of~’의 메뉴들이 많았다. 그리고 일본요리와 프렌치요리의 긴 수행을 하면서 ‘나만의 Only One’ 요리를 하고 싶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대요리의 첫 선두주자다보니 손님에게 나가는 음식은 일말의 실험 과정이었고 욕도 많이 먹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파스타
- 류태환 칼럼니스트
- 2020-11-05 0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