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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HR Dining] 돼지와 붕장어의 만남, ‘돼장’_ 대중과의 소통 위해 요리의 폭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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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류니끄’의 류태환 셰프가 돼지고기와 붕장어 요리를 선보이는 대중음식점 ‘돼장’을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을 한다. 


류니끄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인 돼장은 ‘대중적일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 육고기와 바다생물의 환상적인 조화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며 식재료의 지역적 특색을 살렸다. 


다양한 문화 예술인의 손길이 묻어있어 미각과 시각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돼장을 찾았다.
 

 

류태환 셰프, 대중에게 다가가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류태환 셰프(이하 류 셰프)가 류니끄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지닌 대중음식점을 열었다. 오픈한 가게는 가격, 풀어나가는 방식 모두 ‘대중적일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 


레스토랑의 이름이기도 한 ‘돼장’은 돼지고기와 붕장어를 접목시킨 ‘surf and turf’, 해산물과 육류가 함께 나오는 요리를 말한다.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육고기와 바다의 재료, 돼지고기와 붕장어를 조화롭게 요리했다. 익숙함과 동시에 신선하다는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돼장만의 정서를 선보인다. 가격은 일반 고기집과 동일하게 해 문턱을 낮췄다. 


한편 돼장에선 돼지고기를 곤로에 굽는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사라졌지만, 어렸을 적 할머니가 곤로에 음식을 구워 준 경험이 있는 류 셰프는 옛 문물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현대적인 방향으로 재해석하며 대중에게 곤로를 알리고 있기도 하다. 즉 돼장은 류 셰프에게 있어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다.

 

직관적임과 동시에 지역색을 보여주는 메뉴
메뉴는 직관적이고 쉽게 풀어나가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돼장의 대표메뉴인 돼지붕장어는, 원물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고 생소한 조합을 조화롭게 풀어냄과 동시에 하나의 심플한 텍스트일 것, 복잡한 요리를 하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21일 동안 숙성시킨 돼지고기는 지푸라기로 훈연해 느끼한 맛을 잡은 붕장어와 함께 먹는다. 곁들이는 다섯 가지 소스 역시 재료의 지역 특성을 살렸다. 류 셰프는 “식재료는 모두 경이롭다.”고 전한다. 식재료가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가를 알게 되면 특별하게 다가온다며, 고객들에게도 지역적인 측면을 봐줄 것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가장 자신 있게 꼽은 메뉴는 ‘안동 생강피클’이다. 우리나라 안동 생강은 매운맛이 강하기에 보통 김장할 때 빼고는 쓰임새가 없지만, 류 셰프는 생강을 살짝 끓이고 얼음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매운맛을 뺐다. 

 

 

한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추구하는 류 셰프답게 로컬푸드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농가와의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산은 사과로도 유명한 지역이지만 돼지고기 품질도 일품이다. 예산 사과를 먹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산 사과를 사료와 함께 갈아 먹이며 키운 돼지 분료는 다시 사과밭에 뿌린다. 이같이 예산 농가는 재료를 키워내는 방식에도 에코 프렌들리적인 선순환을 보여주고 있어 류 셰프는 예산의 고기를 상에 올리면서 자연환경의 보호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미와 현대미를 동시에 제공
본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다는 류태환 셰프는 예술적인 감각을 돼장에 투영했다. 돼장은 다양한 문화 예술인의 손길이 가득하다. 투명한 장식장에 다양한 기물이 전시돼 있어, 흡사 미술관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곤로에 씌운 나무 케이스는 소목장인 김정명 작가, 기물엔 라기환 도예가, 백라희 도예가, 황중길 명장이 참여했다. 신사동 힙스터들을 겨냥해 내추럴 와인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주류 리스트 역시 메뉴, 공간과 잘 어울리도록 선택했다. 류 셰프는 힙스터들, 특별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돼장에선 전통미와 현대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으며 미각과 시각 역시 함께 만족시킬 수 있다.

 

 

 

 

“네번째 프로젝트, 돼장
대중과의 소통 창구로”

돼장 류태환 셰프

 

돼장이 네 번째 프로젝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의 프로젝트를 설명해달라.
10주년을 맞은 파인 다이닝 ‘류니끄’의 첫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비스트로 ‘노멀 바이 류니끄’, 카페 겸 브런치 레스토랑까지 세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비스트로와 브런치 레스토랑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는데 기존 시장에 비해 객단가도 높고 지금보다 힘이 덜 빠진 상태였다. 그런 의미에서 네 번째 프로젝트인 돼장이야말로 비로소 대중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요리 20년 차가 되다 보니 뾰족한 것들이 다듬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입에 들어가는 건 다 요리다. 다만 맛있게, 남들과 똑같지 않은 방법으로 풀어낸다면 좋다고 생각해 요리의 폭을 더 넓히고 있다.

 

돼장에 담고 싶었던 대중성은 무엇인가?
대중적인 음식점을 기획하던 초반 단계에선 씨푸드를 떠올렸다. 아버지가 해양학자셨기에 바다, 그리고 바다에서 나오는 재료들에 대한 경외심이 크다. 하지만 씨푸드만 내세우기엔 육식파가 많지 않나. 대중과 호흡할 것에 초점을 맞춘 터라 돼지고기도 고민하던 중, 꿈에 머리는 돼지고 아래는 붕장어인 ‘상상의 동물’이 불현듯 등장했다. 그렇게 메인 메뉴인 돼지 붕장어가 탄생했다. 


돼장은 대중과의 소통 창구다. 돼장의 메뉴 역시 최대한 알기 쉽게 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반찬들은 피했고 하나의 심플한 텍스트일 것에 중점을 뒀다. 그동안 나의 생각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는, 어려운 요리를 많이 해왔기에 이제는 직관적인 요리를 하고 싶다.

 

류태환 셰프를 얘기할 때 로컬푸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로컬 식재료에 대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가?
스파르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공부를 위해 전라남도를 한 달에 여섯 번 방문한 적도 있다. 로컬 식재료에 탐닉하며 요리사로서 가져야 할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추고 싶어 5년 동안 전국을 떠돌며 배웠다.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게 됐다. 자기만족을 위해 계속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식재료의 역사를 알기 위해선 고증을 정확히 해야 한다. 그 지방의 역사, 역사 안에 있는 스토리들을 채취한다.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추천하는 곳에 가서 맛도 직접 맛도 본다. 

 

돼장을 200%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일단 자주 와야 한다. 고기와 붕장어의 양이 많아 쉽게 배가 차고 사이드메뉴의 종류도 많기 때문에 자주 방문해야 다양한 메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혹은 그룹으로 와 여러 음식을 시키는 것도 추천한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돼장이다. 돼장, 그리고 이제 20년차 베테랑 셰프로서의 비전을 이야기한다면?
요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엄격하고 터프한 월드클래스 셰프들 밑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계속해서 스스로를 까다롭게 채찍질해왔던 것 같다. 그렇게 20대, 30대를 지나 40대에 들어서니 붙잡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 둘씩 내려놓게 되더라. 지난 요리 세월을 돌이켜보면 지금이 가장 밸런스가 좋은 시기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돼장의 네 번째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요리 인생에 새로운 스펙트럼이 펼쳐진 기분이랄까.


돼장은 현재 28석의 1층만 운영 중이지만, 곧 3층은 타파스 같은 느낌의 ‘돼장 스낵바’로 오픈할 계획이다. 또 날이 따뜻해지면 테라스도 열어두려고 한다. 이제 오픈한지 2달가량 밖에 되지 않아 조금 더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돼장을 소통 창구로 앞으로 더욱 많은 대중들과 호흡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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