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DNA] 피할 것과 알릴 것 투성인 PR_ 호텔 커뮤니케이션, 잘 하고 있나요? - ①

2020.10.19 08:50:45


흔히 홍보로 불리는 PR의 영역은 사실 단순히 기업이나 브랜드, 제품을 홍보,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PR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전략을 필요로 한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일환으로 PR과 같이 활용되는 광고와 마케팅과도 언뜻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타깃 독자부터 접근 방법까지 사실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구전이 중요한 환대산업에 있어 미디어라는 제3자를 통한 PR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동안 광고와 마케팅의 영역에 밀려 중요성에 비해 가장 저평가 받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형태 중 하나다. Hotel DNA 지면은 코로나19로 호텔들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요즘, 그동안 혼재돼 있던 마케팅과 홍보, 세일즈의 본래 역할과 철학에 대해 연재하고자 기획됐다.


9월호 마케팅 1편에 이어 이번 호에는 알고 보면 커다란 사회 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PR의 세계관에 대해 소개한다.



기업-이해관계자 관계 도모의 구심점
Public Relations의 약자인 PR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대로 직역하면 공공관계를 의미하는 PR은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조직체와 조직체를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를 부드럽고 호의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지·편견·왜곡·냉담·곡해·상상이 난무하는 것을 조절하고 조정하기 위한 통보와 설득의 과정’이라고 정의돼 있다. 한편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이미지의 제고나 제품의 홍보 등을 주목적으로 전개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PR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마케팅 전공 서적 「호텔·외식·관광 마케팅(정규엽 저)」에서 PR은 ‘개인, 기업, 대행사, 단체, 정부 및 타 조직의 다양한 대중을 향한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노력’이라고 기술돼 있다. Public과 Relation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워낙 광범위해 매체마다 정의가 다소 복잡한 듯 보이는데 업계 PR 담당자들은 쉽게 ‘P할 것은 피하고 R릴 것은 알리는 것’을 자신들의 업무 지침으로 삼는다고 한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한 부분인 PR은 광고나 마케팅, 세일즈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간접적이고, 피드백의 양도 적을뿐더러 적은 피드백마저도 천천히 되돌아온다. 그러나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하고 비교적 고차원적인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광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광의의 해석들이 모두 함축하고 있는 키워드가 있는데, 바로 ‘조직’과 ‘대중’,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미디어’다. PR 컨설팅 기업 에머슨 케이 파트너스의 박기환 대표(이하 박 대표)는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성공 요소로 여겨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PR은 단순히 뉴스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일을 담당한다.”고 이야기하며 “실질적인 PR 활동은 *PENCILS라는 약자로 분류돼있는 여러 도구의 집합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고 PR의 개념을 소개했다.


기업이나 CEO, 마케팅 및 PR 실무자들에게 PR 소통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통용되고 있는 PENCILS은 P(Publications: 출판물), E(Event: 이벤트 후원 포함), N(News: 보도자료 배포), C(Community Involvement Activities: 지역 사회 활동), I(Identity Media: 문서, 명함 등 이미지 통합 미디어), L(Lobbying Activities: 로비 활동), S(Social Responsibility Activities: 사회적 책임 관련 활동)를 의미, PR 담당자들은 이와 같은 7개 전략을 통해 기업의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관계 도모에 적극 임하는 이들이다.


지면의 상단과 하단의 차이를 둔 PR과 광고
PR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홍보와 광고, 마케팅의 차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정규엽 교수(이하 정 교수)는 PR과 광고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신뢰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PR이 국내에서는 실제 그 중요성에 비해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형태 중 하나지만, 사실 보통 신문의 상단의 위치하는 것은 PR이고 하단에 위치하는 것은 광고다. 즉 PR이 광고보다 좋은 위치를 차지한다는 의미”라고 정의하며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해 지면과 시간을 사는 것이 광고인 반면 PR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매체를 이용한다. PR은 광고보다 높은 신뢰감을 주고 그것이 PR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몇 년 새 광고 시장의 급성장으로 각종 광고들이 물밀 듯 밀려나오자 그 효과가 점차 하락, 미국광고협회(America Advertising Association)의 1800명 기업 간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업 경영에 기여하는 중요도가 광고가 10%인 것에 비해 PR이 16%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 효과를 입증하듯 PR을 통해 성장한 기업들 중 굵직한 글로벌 대기업이 많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창업 후 10년 동안 1000만 달러 미만의 광고비만 투자, 오직 PR을 통해 성장한 기업이고, 월마트, 구글, 해리포터, 레드불, MS,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기업들도 광고보다 똑똑한 PR 전략을 통해 광고보다 적은 비용 대비 큰 이익을 얻어 성장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PR은 기업의 의도와 목적에 맞게 기사화되는 광고와 달리 제3자를 통해 기사화된다. 여기서 제3자란 어떤 제품 혹은 이야기를 뉴스거리로 취급하는 인쇄, 방송 매체, 구전을 통한 대중의 지지를 뜻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가 주관성이 강한 해당 기업이냐,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제3자냐의 차이로, PR을 통해 만인에게 정당화된 메시지가 광고보다 설득력이 부여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광고는 기업의 의도한 바를 그대로 담을 수 있지만 PR은 메시지가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으로 노출될지 알 수 없는 제3자의 영역으로 권한이 넘어가기 때문에 광고보다 메시지 통제에 있어 불리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PR과 광고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은 고객과, PR은 사회와의 약속에 집중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홍보 마케팅으로 통용되는 부서가 호텔 이외 기업에서도 늘어나면서 점점 마케팅과 PR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 PR을 의뢰하는 경우도, PR 부서에서 마케팅까지 함께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PR과 마케팅은 기업이 얻는 궁극의 이익 관점에서 공통분모가 분명히 있지만, PR의 목적과 마케팅의 목적은 또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마케팅이 전적으로 고객과 관련된 활동인 반면 PR은 조직을 위해 가장 우호적인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몇 명의 고객을 더 얻을 것인가에 목적을 둔다면 마케팅을 해야 할 것이지만, 몇 명의 고객을 얻기 위한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위해서는 PR이 필요하다. 조직의 이해관계자 사이 관계를 새롭게 창출, 강화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둔 것이 PR이라면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즉 마케팅은 고객과의 약속, 판매를 돕는 일에 집중하는 한편, PR은 고객을 넘어선 내·외부 직원, 사회와의 약속과 새로운 고객행동 패턴을 창출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리고 마케팅의 꽃이 광고다. 이처럼 광고와 마케팅, PR은 엄연한 영역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있어 PR은 농구의 포인트가드, 미식축구의 쿼터백 역할을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PR 전략과 병행될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PR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디어와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어
앞서 PR의 도구이자 무기로 이야기했던 PENCILS의 가장 꼭지부분이 Publications, 출판물이며, 출판물을 이용하고자 PR 매니저들은 기업과 관련된 뉴스(News)를 만들어 낼 다방면의 노력을 한다. 이때 주로 담당하는 업무가 PR 관계자는 기사의 소재를 던져줄 뿐 실질적인 편집과 출판의 권한은 미디어에 있기 때문에 기자 혹은 미디어 관계자와의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 보도자료 배포, 언론 홍보 등이다.


박 대표는 “PR은 미디어라는 제도를 상대하는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미디어 매체 앵글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 전략을 세울 것인지가 PR의 성패를 가른다. PR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은 ‘미디어(Media)’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언론보도는 외부사람들의 기업 및 브랜드에 대한 명성, 의견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PR 담당자들은 성공적인 보도자료 배포 전략을 중요시 여기는데,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미디어 역학(Media Dynamic)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미디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 뉴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뉴스란 놀랄만한 사실이나 갈등, 이전에 알려졌던 것과 배치되는 새로운 사실, 혹은 대중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이나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다. 대개 흔히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일상적인 내용보다 비상식의, 비일상적인 정보들이 뉴스로서의 파급력을 갖는다. 때문에 언론이 좋아하는 뉴스거리와 PR 담당자가 어필하고 싶은 PR 소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미디어가 기업이 좋아하는 메시지보다 기업이 싫어할만한 메시지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정 교수는 “매체를 통해 생산되는 보도활동, Publicity는 모든 사실들이 자연적으로 기사화(Become the story) 된다면 PR은 바람직한 기사화를 위한 노력(Tell the story), 혹은 기사를 통제(Control Publicity)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를테면 호텔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이 세간의 이슈로 저절로 기사화되는 것이 Publicity라면, 그 사실을 적절한 대처를 통해 통제하는 것이 PR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하며 이어 “이때 PR 담당자의 적절한 태도와 대응 방법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은 천차만별이다. 구전이 중요한 환대산업에 있어 제3자에 의한 PR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내일 피할 것과 알릴 것 투성인 PR_

호텔 커뮤니케이션, 잘 하고 있나요? - ②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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