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골프와 테니스에 이어 러닝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듯이 베트남에서는 피클볼(Pickleball)의 유행이 심상치 않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그리고 탁구의 요소를 결합한 라켓 스포츠인 피클볼은 1965년 미국에서 개발됐으며, 몇 해 전부터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베트남에서도 2018년 즈음 피클볼이 소개됐는데 지난해부터 베트남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분석 플랫폼인 메트릭(Metric)에 따르면 실제로 피클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 베트남의 쇼피(Shopee)나 라자다(Lazada)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의 피클볼 관련 제품 판매액은 최대 227억 동에 달해 이전 분기에 비해 거의 150% 급증했다. 또한 하노이에서는 지난해 200개가 넘는 피클볼 코트가 새롭게 생겨나기도 했으며 호찌민은 수백여 개가 설립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렌드에 민감한 베트남의 호텔과 리조트들도 발 빠르게 피클볼 열풍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먼저 베트남 최남단 푸꾸옥에 위치한 노보텔 푸꾸옥 리조트에서는 두 개의 테니스 코트 중 하나를 피클볼 코트로 개조했다. 표준 피클볼 코드가 약 200m2가 필요한 반면에 테니스 코트는 600m2가 필요하다. 이로써 하나의 테니스 코트를 세 개의 피클볼 코트로 전환할 수 있어 사용률과 함께 경제적 수익을 3배를 늘릴 수 있다. 피클볼의 주요 장점 중 하나인 비용 효율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제로 베트남 대도시의 많은 테니스 코트와 배드민턴 코트가 피클볼 코트로 교체됐다고 한다. 노보텔 푸꾸옥의 피클볼 코트는 숙박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에 부담 없이 피클볼을 경험해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외부 고객의 경우 시간대에 따라서 시간당 약 1만 원에서 1만 5000원 사이의 이용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곳에 숙박하는 동안 테니스 코트는 항상 비어있었지만 피클볼 코트는 어느 시간대든 항상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역시 대세는 피클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도 풀만 푸꾸옥 및 나트랑의 웨스틴 리조트 깜란 등 한국인이 즐겨찾는 비치 리조트에서도 하나둘씩 피클볼 코트를 론칭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호이안의 대표 복합 리조트인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다.
지난해 11월 8개의 프리미엄 실내외 피클볼 코트를 론칭한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에서는 올해 1월 열리는 세계 피클볼 챔피언십의 타이틀 스폰서가 됐으며, 행사 기간 동안 지난헤 발리에서 열린 세계 피클볼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베트남의 최연소 프로 피클볼 스타로 등극한 16세의 소피아 프엉 안 (Sophia Phuong Anh)과의 재능 개발 스폰서십을 공식적으로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의 프리미엄 피클볼 코트의 그랜드 오프닝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등록비 없이 격주로 피클볼 토너먼트를 개최해 우승자에게 흥미로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조트 숙박객을 대상으로 무료 피클볼 클래스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