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ospitality] 식용곤충,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로 EU 내 관심 더 높아져

2020.11.09 08:50:53

•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문제 해결책과 대체축산 식품으로 급부상
• 식용곤충에 대한 EU 내 법적 기반 마련



전 세계에 식용곤충 섭취 인구는 25억 명으로 추정되지만 곤충을 먹는 것이 주류문화가 아닌 유럽에서는 타 대륙에 비해 식용곤충에 대한 반감이 강한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틈새상품(Niche Product)으로만 인식돼 오던 식용곤충을 장려하는 협회와 관련 기업들이 설립되는 등 곤충 기반 식품시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또, 2019년 독일 유통업체인 Veganz가 2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는 위생 및 외관상의 요건이 갖춰진다면 곤충을 먹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유럽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뀐 계기는 무엇일까?

식량문제와 환경오염의 해결책, 식용곤충
국제연합(UN)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로 인한 식량 문제와 환경위기 증가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인구가 증가할수록 식량 생산량도 증가하게 돼 환경오염, 자원 부족, 생물다양성 손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특히,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육류소비는 2015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육류 소비의 증가는 환경 부담의 증가를 의미한다. 수십억 마리의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차치하고라도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려면 많은 토지와 수자원을 필요로 해 오히려 인간의 식량 생산을 부족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U집행위는 2019년 말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을 핵심과제로 하는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통해 토양·산림·해양자원의 과도한 사용을 막고 대체단백질 공급원 개발 노력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식용곤충은 초소형 가축(Micro Livestock)으로 불리며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게 됐다. 

UN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식용곤충에는 고품질의 단백질, 비타민 및 필수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으며, 일반적인 육류인 소·돼지·닭고기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35~77% 더 높아 미래 식량자원으로써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식량 전환율이 높은 곤충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소보다 6배, 양보다 4배, 돼지와 닭고기보다는 2배 적은 사료를 필요로 하며 가축동물에 비해 온실가스와 음식물쓰레기를 적게 배출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보고서에 따르면 소고기 200kg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CO2eq는 약 24kg인 반면, 식용곤충 생산 시 배출량은 0.7kg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국제 곤충식품 및 사료기구(IPIFF; International Platform of Insects for Food and Feed)는 보고서를 통해 곤충배양 시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할 경우 자연스러운 순환경제 구축이 가능하며, 오늘날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1/3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의 곤충 기반 식품기업 소개
벨기에는 유럽 최초로 식용곤충을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다. 2014년 벨기에 연방정부 식품안전청(Federal Agency for the Safety of the Food Chain)이 귀뚜라미, 메뚜기, 밀웜, 나방, 누에 등 10가지 식용곤충을 승인한 뒤 같은 해 슈퍼마켓 체인 Delhaize에서는 곤충잼을 출시했으며 브뤼셀 자유대학 구내식당에서는 곤충버거와 샐러드 메뉴를 선보였다. 진보적인 규제시스템과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식문화 덕분에 벨기에는 유럽 식용곤충시장의 테스트베드(Test Bed)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식품 외에도, 현지 농부와 협업해 곤충기반 식품 제조사에 곤충 및 분말제품을 공급하는 곤충농장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7월 벨기에 리에지에서는 1억 유로를 투자한 곤충사료 생산시설 설립 건이 정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전체 면적 22만㎡ 규모의 해당 시설이 완공될 경우 연간 2만 5000톤의 단백질 분말과 1만 1000톤의 오일 그리고 7만 5000톤의 유충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제 곤충식품 및 사료기구(IPIFF)는 현재 유럽 내 연간 곤충단백질 생산량은 6000톤이지만 2030년에는 200만~5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용곤충에 대한 법적 토대 마련
전에 없던 새로운 식품들이 생겨남에 따라 EU 시민의 건강과 식품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EU 집행위는 1997년 노블푸드규정(Novel Food Regulation)을 마련했다. 규정은 1997년 5월 15일 이전까지 유럽연합에서 상당한 수준(Significant Degree)으로 이용되지 않은 식품 또는 식품성분을 노블푸드(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식품)로 정의하고, 시장 출시 전 반드시 허가를 받도록 했다. 

당시, 허가대상이 되는 생물개체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아 회원국마다 식용곤충에 대한 법적 해석을 달리했다. 벨기에를 포함한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는 식용곤충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또 다른 일부 국가에서는 곤충의 식용을 금지한 것이다. 따라서 2018년 EU 집행위는 모든 곤충기반 식품을 노블푸드로 정의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식용곤충을 생산·판매하기 위해서는 EU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단, 2018년 이전 국내법으로 승인된 일부 식용곤충들에 대해서는 과도기를 마련하고 2019년 1월 1일까지 승인신청을 하도록 했다. 벨기에 정부가 신청한 귀뚜라미, 밀웜, 메뚜기를 포함해 유럽식품안정청(EFSA;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은 현재 13개 제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0년 첫 승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승인 결과는 식용곤충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고 법적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곤충기반 식품의 주요 유통체인 진출 및 투자자 유치 등에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사점
전 세계 식용곤충 시장은 2023년 1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수한 영양학적 특성과 환경 친화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식용곤충은 그간 유럽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유럽의 매체들은 그 이유를 문화에서 찾는다. 유럽인들에게 곤충은 벌레에 더 가까운 이미지로 질병과 더러운 오물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식용곤충을 위한 성공적인 마케팅 접근방식은 2가지로 분류된다. ①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인식을 가지고 습관을 바꿀 준비가 돼 있는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②서구사회에서 상징적인 가치를 가지는 식습관을 변경하지 않는 선(예: 곤충이 보이지 않도록 부속재료로 첨가하는 방식의)에서의 제품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벨기에 리에지 대학 루디 카파로스 교수는 브뤼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식용곤충 시장을 활성화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곤충을 그대로 노출하기보다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으로 출시하는 등 비즈니스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식용곤충시장의 활성화는 미래 식품 트렌드에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며, EU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 법 규정과 마케팅 포인트를 고려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벨기에_ 심은정  브뤼셀무역관 
Source_ EU 집행위, 현지언론, 제조사 홈페이지 및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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