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홍의 Hotel Design] 위드 코로나 시대, 기본으로 돌아가 서비스스케이프를 생각해야할 때

2021.10.22 09:48:31

 

요즘 코로나19로 하여금 레스토랑과 카페가 대형화, 공장화되고 있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공장의 무한 변신으로 탄생한 창고형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오래되고 낡고 버려진 공장의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디자인 스타일에 맞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창고형 대형 카페가 생기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하기를 위한 니즈를 반영한 것도 있지만. ‘셀프서비스’, ‘무관심’ 콘텐츠를 반영했다. 이렇게 공간이 워낙 대형화 되다보니 오래 앉아 있어도 무엇을 하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어졌다.

​사진 출처_ 구글

 

사회적 거리두기 디자인 인기

공장형 카페는 테라로사 카페(<그림 1>)를 시작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더티트렁크 카페(<그림 2>)까지 지역 내 로컬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탄생되고 있다. 특히 더티트렁크는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K Design Award’의 상위 1% 그랜드 프라이즈를 수상한 카페로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높은 층고에 일반적인 상업공간의 조도보다 어둡고 공장 느낌의 인테리어가 이곳의 큰 특징이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MZ세대를 타깃으로 이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카페를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더티트렁크는 ‘파주’라는 로컬리즘을 강조해 지역과 소통하고 지역발전에 앞장서는 가치공유 창출까지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 과거에는 매출을 위해 테이블과 의자의 밀집도를 높혀 많은 F&B 공간 디자인을 했지만 코로나19로 하여금 이제는 테라로사나 더티트렁크의 공장형 카페들처럼 테이블 간격을 넓히고 10~20% 적게 테이블을 빼는 디자인을 한다.

사람들의 밀집도를 낮춰 공간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 된 것이다. 이제 테이블 수를 줄인다고 매출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쾌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디자인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요소가 됐다.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서비스스케이프

이제 레스토랑의 맛 외에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서비스스케이프(Servicescape)’라고 지칭한다. 서비스스케이프는 마케팅에서의 ‘서비스(Service)’와 어떤 공간을 의미하는 접미사 ‘스케이프(-scape)’라는 단어가 결합돼 탄생한 합성어다. 많은 서비스스케이프 전문가 중 비트너(Bitner, 1992)는 사회, 자연 환경과 반대되는 개념의 기업이 컨트롤할 수 있는 인위적인 환경,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물리적 환경을 서비스스케이프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곧 다양한 서비스가 발생될 수 있는 상황에서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물리적인 환경 중에 특히 공간 시설과 관련된 환경을 의미한다. 서비스스케이프는 서비스 자체만큼이나 고객에 의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객의 행동 및 심리변화, 상태 반응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시장, 서비스스케이프 차별화 전략 필요

F&B 시장은 코로나19로 하여금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 시점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과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들은 차별화된 맛과 메뉴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그 외 차별화된 공간 디자인이나 소비자 분석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성공적인 카페 및 레스토랑을 위해서는 서비스스케이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서비스스케이프는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어떤 물리적 환경에 대한 만족으로 그 공간을 재방문하게 만드는 요인의 마케팅적인 측면이다. 사용자가 인지하고 경험하게 되는 환경, 공간 서비스의 질이 사용자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사용자가 공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비스스케이프는 더욱 중요한 역할과 사용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

 

 

서비스스케이프의 첫 번째 요소, 환경적 요인

비트너의 관점에서 서비스스케이프의 첫 번째 요소는 환경적 요인, 즉 실내온도, 음악, 조명, 냄새, 색채 등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의미한다. 인간의 오감에 영향을 주며 사람들이 공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에 관련된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일례로 레스토랑과 카페의 음악 속도가 체류시간에 특히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들 수 있다. 음악속도가 사람들의 이동 속도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빠른 음악보다 느린 템포의 음악이 어떤 공간을 체류하는 시간을 더 길게 해줘 매출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SNS의 새로운 플랫폼, 클럽하우스(Clubhouse)에 스타벅스 음악방이 따로 마련돼 있다. 스타벅스(<그림 3>) 플레이리스트 동영상까지 만들어졌으며, 종종 필자도 들어가 주변 배경음악으로 켜 놓곤 한다. 스타벅스는 커피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들의 여운을 남긴다.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파는 공간을 넘어 공간을 판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의 지갑을 지속적으로 열게 하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가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서비스스케이프가 고려된 총제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만의 공간디자인, 즉, 분위기를 위해, 가구, 간판, 로고, 향기, 음악이 있다.

다른 예로 미국의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치즈케이크팩토리(<그림 4>)도 있다. 치즈케이크팩토리의 어두운 실내 조명은 그들만의 독특한 서비스스케이프다. 유독 어두운 조명은 일반적으로 쾌적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필자에게 익숙치 않은 조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전략적으로 어두운 조명을 고집한다. 어두운 조도일수록 고객들이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또한 치즈케이크팩토리만의 서비스스케이프다.

 

 

서비스스케이프의 두 번째 요소, 공간의 배치

공간의 배치에는 가구의 배치. 형태, 레이아웃, 공간과의 관계가 있다. 이 요소들은 환경요인과 다르게 직접적인 사용자의 동선,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기능성, 편의성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요소들이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간격, 통로, 복도, 출입구, 동선 등과 같은 물리적인 공간이 어떻게 디자인되고 설계되느냐에 따라 고객의 안전과 편의가 달라진다.

서비스스케이프의 세 번째 요소, 신호·상징 및 조형물

서비스스케이프의 마지막 요소는 신호·상징 및 조형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에서 상징적이고 기호적인 조형물들을 통해 내부직원과 소비자가 소통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사인이나 상징물, 조형물은 공간의 첫인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강력한 요소로 의사 전달제 역할을 한다. 또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리뉴얼할 때 손쉽게 변화와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요소다.

지금까지 살펴본 서비스스케이프는 최신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다양한 형태로 연구돼 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야 할 때, F&B 공간도 기본으로 돌아가 서비스스케이프를 재점검하고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어떠한 바이러스가 출몰해도 총체적인 서비스스케이프 관점에서 프로세스에 접근해 서비스의 실패를 줄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팬심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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