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_ 베트남] 베트남 푸꾸옥이 밟야할 다음 스텝

2021.07.28 08:50:56

 

베트남, 백신 접종률 낮아 관광에 영향

우수 방역 국가 중 하나였던 베트남은 2021년 4월 말 전까지 누적 2000명 대의 확진자를 기록하며 인구수 대비 성공적인 방역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연휴 직전에 베 트남 북부 박닌성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했고 베트남 북부 하노이를 비롯, 다낭, 호치민까지 급속도로 전파되며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6월 초까지 지속적인 지역 감염(6월 8일 기준 누적 확진자수 9222명)이 보고되고 있다. 불과 50일 사이 기존 누적 감염자 수의 2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베트남 연휴가 끝나는 시점부터 베트남의 주요 관광 도시(호치민, 다낭, 나트랑, 등등) 모두 호텔 점유율은 급감했 고, 6월 현재까지 대부분의 호텔들이 점유율이 한자리를 기록 하고 있다. 몇몇 호텔들은 임시 휴장에 들어갔고, 호텔을 제외하고도 레스토랑, 술집, 영화관같은 상업 시설도 영업을 잠정 적으로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하게 정부에서 방 침이 내려왔다. 필자가 거주하는 푸꾸옥 역시 국내 관광객의 수요가 급감해 여러 호텔들도 일시적으로 문을 닫거나, 최소한의 인력으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20년 코 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작년 4~5월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렇다면 방역 성공국가중 하나로 꼽혔던 베트남의 문제는 무엇일까? 예상대로 백신 접종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방역사례국임에도 인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오자 확진자 수가 급증하게 된 것은 지극히 낮은 백신 접종률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0.04% 인구만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이는 전 세계 평균인 6.1%(6월 8일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태국, ‘푸켓 관광 샌드박스’ 방안 승인

서론이 길었으나 이와 관련해 근래 태국의 사례가 베트남, 특별히 푸꾸옥의 관광 사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어 다뤄 보고자 한다.

태국 정부는 최근 ‘푸켓 관광 샌드박스’라고 불리는 방안을 승 인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21년 7월 1일 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직접 푸켓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은 격리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태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푸켓에서 14일 동안 머물러야 한다. 태국 정부는 ‘푸켓 관광 샌드박스’ 모델을 통해 3분기에 최소한 1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푸켓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인터내셔널 브랜드 호텔/로컬 호텔 등의 숙박시설과 관광 관련 업체들에게 긴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메리어트사는 태국/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를 같은 지역본부에서 관리하는데, 그 중 태국에 가장 많은 메리어트 호텔(오프닝 호텔 포함 49개 프로퍼티)이 있고 특별히 푸켓에도 JW Marriott 브랜드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별히 공유할 만한 내용이 현재는 없지만, 지역본부도 이번 샌드박스 모델이 푸켓을 시작으로 태국으로의 관광객 유입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킬거라 믿고 있다.

 

이처럼 샌드박스 프로그램이 문제없이 진행되기 위해 태국 정부가 들고 나온 카드는, 푸켓 주민들의 70% 이상 백신 접종률이다. 70% 이상의 백신접종률이 곧 집단 면역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정책을 관광 사업에 적용한 것이다. SHA(Amazing Thailand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Plus라는 국가 표준 위생과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들에 게 부여하는 방역인증프로그램을 만들고, 사업장 직원의 최소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시설에 한해 이러한 방역 인증을 승인한다. SHA Plus에 등록된 관광지 식당, 숙소에 한해서만 푸켓 샌드박스 프로그램으로 오는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렇게 태국 정부, 각 나라의 태국 관광청, 국내외 여행사, 푸켓 지역의 관광업(숙박/음식/교통 시설 등)은 모두 한 목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

물론 샌드박스 프로그램도 기존에 무격리 7일이라고 발표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14일로 그 기준을 바꾼 것으로 봐 차후 확진자 증가 여부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무격리 관리 시스템으로 보인다.

 

베트남 푸꾸옥, 푸켓을 모델 삼아야

태국의 푸켓을 언급한 이유는 베트남의 푸꾸옥 또한 동일한 사업 모델로 관리하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켓은 면적 543km², 인구 41만 명으로 관광이 주요 수입원이 되는 태국의 제1옵션 관광지며, 푸꾸옥은 면적 574km²에 10만 명 정도의 현지인이 거주하는 섬도시다. 이제 막 도시로 승격한 푸꾸옥이 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자원이 적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2019년 기준 푸켓의 방문객은 989만 명이었고, 푸꾸옥의방문객은 600만 명으로(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푸꾸옥의 인지도 및 인프라 대비 엄청난 숫자의 방문객이 푸꾸옥을 다녀간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푸꾸옥은 아쉽게도 섬도시 단일의 관광청이나 호텔협회 등이 존재하지 않고, 베트남 정부의 관광 정책 및 끼엔장 성에 포함돼 있어 단일 섬의 관광 계획이 미비하고, 그 예산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필자는 푸꾸옥의 발전 방향이 푸켓의 사업 모델에서 큰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관광 사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되, 푸켓처럼 주요 거점 관광도시에 집중 지원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푸꾸옥은 현재 베트남 내에서 가장 안전한 섬 도시며(다른 내륙 관광도시에 비해), 숙박 및 관광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고, 지속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또한 베트남 여러 도시들이 4월 말 지역 감염 이후 지 역별 봉쇄나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지만, 푸꾸옥은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나 지역 감염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필자는 타 지역의 관광 관련 기업과 해외의 여행 사 및 대사관 담당자와 여러 번의 미팅 기회가 있었는데, 전세기를 통한 푸꾸옥 무격리 관광 사업모델을 구상하기도 했었고, 현재 검토 중이다.

이렇게 푸꾸옥은 지속적으로 자체적인 방역을 지켜나가되,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국내외적으로 유지해 나감으로써 적극 적인 정책과 함께 관광객 유치에 힘써야 한다.

7월 이후 태국 푸켓에서 시작되는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지켜 보면서, 베트남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광 지원 사업이 계획,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개별 호텔들 역시 호텔 그룹사(체인 호텔), 오너사와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지방/중앙정부에 사업 모델을 제시해 푸꾸옥을 시작 으로 베트남의 해외 관광이 제한적인 수준에서라도 진행되길 바란다.

지극히 편향적인 필자의 바람이나 꿈일지 모르나, 이 시점에 작은 희망과 바람들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본다. 근시일 내에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현실화돼 결과를 기술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최성웅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 / 영업 마케팅 디렉터
콘래드 서울 오픈 멤버/스타우드/아코르 그룹에서의 판촉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톈진 르네상스/MEA에 이어 JW 메리어트 푸꾸옥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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