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막바이러스의 막은 촉수로 이뤄져있다. 돌기 같은 것으로 보면 되는데 이 촉수는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를 숙주로 삼기 위해 세포에 침투하는 열쇠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촉수를 제거해야 한다. ISSA Korea 이경훈 지부장(이하 이 지부장)은 “피막바이러스의 피막이 단백질과 지질로 이뤄져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하면 피막을 비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질은 물에 녹지 않고 기름에 녹는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장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청소용 세제는 대개 산성과 알칼리로 이뤄져 있고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함유돼 있다. 즉,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고 소독력이 검증된 소독제로 소독까지 완벽하게 해주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완전하게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가 무생물 표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72시간. 이는 피막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가 72시간에서 96시간까지 생존했던 점을 보면 사스와 코로나19는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무생물 표면 중 바이러스가 72시간까지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곳은 유리며, 나무 바닥은 약 4시간에서 12시간, 구리로 된 표면에서 가장 빨리 사멸된다. 때문에 이 시간 내에 바이러스가 숙주에 옮겨가지 않도록 제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공기감염이 된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는 없기 때문에 소독은 High Touch Surface, 즉 사람의 손과 피부가 가장 빈번하게 닿는 표면을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분무나 연무 소독도 필요하지만 허공에 대고 막연하게 분무하는 소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또한 바이러스는 30%보다 50%의 습도가 되면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어 특히 화장실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물청소는 오히려 바이러스 제거에 쥐약이다. 물청소보다 습도가 낮은 청소 방법을 택해야 한다.
청소와 소독은 함께 이뤄져야
‘환경소독(Environmental Surface Disinfection)’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살균과 소독, 멸균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살균과 소독, 그리고 멸균에 대한 기술적인 용어는 약품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용어다.
먼저 ‘살균(Sanitize)’은 아포(Spores)를 포함하지 않는 (일부)병원체를 사멸하거나 비활성화 시키는데 99.9%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 ‘소독(Disinfect)’은 아포를 제외한 모든 병원체를 99.9999%, ‘멸균(Sterilize)’은 아포를 포함한 모든 병원체를 99.9999% 사멸시킨다. 소독과 멸균은 아포세균의 사멸 유무의 차이가 있으며, 살균과 소독은 대부분 약품을 사용한 방법이 동원되지만 멸균은 약품 사용에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등의 물리적인 제재를 추가적으로 가한다. 멸균은 대표적으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고 호텔의 미화 영역에서는 소독까지만 제대로 이뤄져도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다.
정리하면 환경소독은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건물위생과학센터 오병건 이사(이하 오 이사)는 “청소와 환경소독의 용어를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청소는 표면에서 모든 종류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고, 환경소독은 표면의 오염되거나 더러운 것들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소독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상청소만 잘 해도 표면의 미생물들을 70%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아포세균을 제외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99.9% 수준까지 사멸시키기 위해서는 소독제와 도구를 적절한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때 ‘안전성’은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데, 이는 작업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소독으로 인해 건물의 내구성을 저해하거나 원자재 손상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환경소독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 지부장은 “호텔은 불특정 다수가 오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기본적으로 청소와 소독, 냄새 제거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최소한 병원과 호텔은 청소와 소독을 달리 보고 있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유독 청소와 소독을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호텔은 이제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화 매뉴얼을 변경해야 할 때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업무도 단순화 될 뿐만 아니라 업무가 단순화된다는 이야기는 비용도 절감되고, 미화원의 피로도도 떨어져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평상시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해온 호텔들은 사실 요즘 호텔에서 하고 있는 별도의 방역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나라 방역의 개념은 약품이 연무됐을 때 소독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방역은 해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지 바이러스를 잡는 정확한 소독의 방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첫째도 개인위생, 둘째도 개인위생
그렇다면 환경소독의 첫 번째 스텝은 무엇일까? 바이러스 감염에 있어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만지면 무조건 감염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기생할 숙주는 피부 속 세포에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몸에 붙어있어서라기보다 정확히는 몸에 붙어있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눈, 코, 입, 귀, 모공 등의 구멍을 통해 세포에 도달했을 때 감염된다. 상처로 인해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상이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계속해서 손 씻기를 강조하는 것이 이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환경소독의 첫 번째 스텝은 ‘개인위생을 위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개인위생을 보호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손은 물체를 많이 만지는 것보다 사실 우리 몸을 가장 많이 만지는 부위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사람은 1시간에 15번 이상 몸을 만진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손에는 이미 약 100만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만지면 감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된 손으로 이곳저곳을 만지다 몸 속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콧구멍과 입을 보호하는 차원이다. 따라서 피부를 보호하는 것부터가 방역의 시작이다. 평상시보다 얼굴을 덜 만지고,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하며, 건강을 위해서라도 격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내보내는 것은 모공이 열리기 때문에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특히 사우나와 같은 곳은 바이러스 감염에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전한다.
손 씻기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내 몸에 바이러스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내 손에 있었던 바이러스를 다른 곳에 옮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손으로 문고리도 잡았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어떤 집기를 집어 올리는 등의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는 쉽게 다른 이들에게 전파 가능하지만, 개인의 손 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바로 없앨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바이러스는 계면활성제로 제거 가능하고, 섭씨 43도 이상 되면 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40초 이상, 고인 물보다는 흐르는 뜨거운 물에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가이드가 나오게 됐다. 한편 최근에 손 소독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손 소독제는 물이 없는 곳에서 임시로 사용하는 방식이지 근본적인 바이러스 제거에는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경우는 에탄올 함량이 70% 이상인 소독제여야 효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법적으로 에탄올 함량이 70% 이상 되는 소독제를 제조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시중의 손 소독제는 대부분 함량 미달인 것들이 많다. 게다가 손 소독제 안에 들어있는 글리세린 성분으로 인해 일부 소독제의 경우 오히려 손 소독제 사용 이후 미생물 수치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나타나 손 소독제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개인위생 보호 방법은 단연 손을 씻는 것이다.
내일 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환경소독, "미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하라" -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