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19_ Hotel in the World] 코로나19 팬데믹, 세계의 호텔은 지금_ 국가별 호텔업계 동향을 엿보다 - ②

2020.05.05 09:30:28

미국호텔업계,
911 테러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코로나19가 더 큰 영향 미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적극적인 방역조처를 하지 않는 집단면역(herd immunity) 전략을 논의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또한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선 2월에 바이러스에 대해 “날씨가 따뜻해지면 저절로 사라질 것”, “언젠가는 기적과도 같이 사라질 것”이라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미국은 4월 14일 기준 58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2만 3000여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질병 통계 분석가들은 8월 4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 1766명일 것으로 전망했다. 

UNLV Hospitality Administration 김민지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감염은 아직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며, 대부분의 학교도 여름 학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상황이 심각한 동부의 경우는 가을학기까지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방향에 논의 중이라고 한다. 그는 3월 17일, 네바다 정부가 선포한 immediate closure of All of The State’s Nonessential Businesses 이후 라스베이거스 내 Wynn, MGM, Mandalay Bay 등 많은 호텔들이 휴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정부시행명령에 호텔산업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안전상의 문제 및 급속하게 감소된 관광객 수 등을 고려해 택한 조치다. 미국 호텔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2001년 9·11 테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며, 연방정부에 대규모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4월 1일, 호텔 리서치 회사인 STR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28일 미국 호텔 투숙률은 22.6%로, 2019년 같은 기간의 67.5%에서 급락했다. 특히 대표적 여행지인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텔 투숙률은 2019년 86.4%에서 10.5%로 감소했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는 지난 3월 23일, 코로나19 사태로 호텔 수요가 위축돼, 호텔업계 종사자 중 44%가 해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직원의 3분의 2 가량을 일시해고(무급휴가) 절차에 돌입했으며, 미 전역에 130여 개 호텔을 갖고 있는 애시포드도 직원 7000명 중 95%를 일시해고 할 것이라 밝혔다. 페블브룩 호텔은 전체 직원의 절반인 4000명 이상을 줄이고 미국 내 54개 호텔 중 절반을 폐쇄했다. 





유럽, 대부분 숙박시설에 휴업 명령
3월 가파른 증가폭을 보였던 유럽의 경우도 점차 안정권에 들어섰다. 3월 17일 이후 하루 4000~5000명이 새로이 감염되던 이탈리아는 현지시간 4월 6일부터 일일 확진자가 3000명 대로 가라앉았고, 증가폭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스페인도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8% 정도로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덴마크 등 일부 국가는 락 다운(이동제한령)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추세다. 질병 통계 분석가들은 유럽 대륙에서 8월 4일까지 모두 15만 16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 관측했으며, 그 중 영국의 피해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집단 면역을 논의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시점이 늦은 점을 이유로 판단했다. 

한편, 대부분의 국가가 락 다운을 통해 감염을 저지하고 있어, 유럽 대부분의 호텔이 휴업상태에 놓여있다. 영국과 독일은 3월 중순부터 호텔 영업 정지 또는 관광객 출입 제한을 시행했으며 스페인 정부는 3월 19일부터 국내 모든 호텔 등 숙박시설에 휴업을 명령했다. 일부 호텔에서는 객실을 제공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호텔업협회는 마드리드의 고급 호텔들을 코로나19 대응 전문 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해, 40개의 호텔을 임시병원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를 통해 최대 9000석 가량의 병상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보건 당국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회복기 환자들을 호텔로 옮기고, 완치 판정을 받기 전까지 생활하도록 했다. 또한 의료진뿐만 아니라 위생교육을 받은 호텔 직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서 환자들을 돕는 중에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호텔 객실 220여 개를 활보 노숙자들을 격리했다. 이비스, 노보텔 등을 자회사로 둔 프랑스 호텔그룹 아코르는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전역에 객실 500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은 홀리데이인 등 전 세계 브랜드를 보유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을 통해 객실 300개를 예약했다. 객실에는 런던의 노숙자들이 머문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집이 없는 노숙자들이 거리 생활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이다. 택시 기사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서 노숙자들을 호텔로 안내하고 있다. 

한편 스위스 호텔 브랜드 ‘르 비주(Le Bijou)’는 인 룸 다이닝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서비스’를 출시했다. 취리히, 추크, 루체른점에서 이용 가능한 이 서비스는 500달러의 코로나19 검사 비용과 함께 하루 두 차례 간호사 방문 서비스, 24시간 간호 서비스 등 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옵션별 요금을 달리 책정해 운영 중에 있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와 호주 일부 호텔에서도 2주 이상 머물며 룸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가 격리 패키지’를 출시했다.





세계적 대유행 코로나19, 전 세계 응원의 목소리 들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호텔업계는 세계적 불황을 맞고 있다. 대형 메이저급 호텔도 휴업신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 체인 브랜드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 지역 호텔들은 서울을 비롯해 도쿄, 상하이, 홍콩 등 270여 개의 호텔에서 4월 9일부터 30일까지 웃는 얼굴 모양으로 객실 불을 밝혔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또한 객실 조명을 활용해 4월 9일부터 19일까지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외에도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호텔들이 코로나19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서 빈 객실 조명을 이용해 메시지를 만들고, 상가나 회사 건물들도 행사에 동참했다. 전 세계에서 목소리를 모아 코로나19의 종식을 바라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사회적 거리 유지와 개인위생에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