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와인 Pick] Fantini

2025.02.09 08:01:53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지혜와 부활, 생명의 탄생, 그리고 치유를 상징하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치유의 신 아스클레피우스는 뱀이 약초를 가져와 다른 뱀을 살리는 모습을 보고, 헤르메스의 지팡이에 뱀이 감긴 의료 상징물의 유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극도로 분열돼 있고 지혜로운 치유를 필요로 하고 있다. 120년 전, 1905년의 을사년이 치욕스런 을사늑약으로 기억됐다면, 2025년 을사년은 일재 식민 잔재로부터 해방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 달의 칼럼은 조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복원에 바친다~!

 

이탈리아의 청정 자연의 보고, ABRUZZO


4000년 이상의 포도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포도 재배에 최적이라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으로 포도는 잘 익고 과즙은 향긋하다. 그중 이탈리아 중동부에 있는 아브루쪼 지방은 반도를 종단하는 아펜니니 산맥을 끼고 그 동편에 펼쳐지며,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안을 접한다. 지리적으로는 반도의 중부이나, 역사적으로는 근세 시칠리아 이중 왕국(Regno delle Due Sicilie 1815~1860)의 일부였기에 남부로 간주한다. 아펜니니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인 그란사소(Gran Sasso 2,912m 대문사진), 마이엘라(2,793m)를 가진 고산, 고원 지대로, 영역의 1/3이 국립공원과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유럽 최고 청정 지역 타이틀을 갖고 있다.


자연은 강인하고 사람들은 온화한 곳이니 이곳의 와인도 그러하다. 아드리아 해의 지중해성 기후와 아펜니니 산맥의 풴 효과를 고루 누리며, 포도 재배의 최적 입지 조건이다. 적포도로는 몬테풀챠노, 산죠베제 등이 재배되며, 청포도로는 트레비아노, 페코리노, 코코치올라 품종이 개성을 뽐낸다. 아브루쪼 지방의 와인은 중세부터 지역을 다스리던 영주 파르네제(Farnese) 가문에 시집온 오스트리아 공주 마르게리타가 오르토나 지역의 계곡과 구릉지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기후에 매료돼 마을을 구입하고 궁전을 지었고, 포도밭 경작과 와인 생산에 열정을 바쳤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세기 말부터는 품질 와인 생산의 기치를 내건 소규모 개인 농장들이 아브루쪼 테루아에 대한 확신으로 현대적 영농을 추구하며 가성비 높은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기에 필자가 늘 관심을 둔 지방이었다.

 

 

이탈리아의 가장 큰 부띠끄 와이너리, Fantini Group


이달의 와이너리 ‘판티니’는 1994년 젊고 열정적이며 신념에 찬 3명의 동지들이 설립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고국을 떠나 영국에서 6개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경영했던 까밀로 데 율리스(Camillo de Iuliis)는 60세의 나이에 레스토랑 운영을 자식에게 넘겨주고 고향 아브루쪼로 돌아온다. 1994년 까밀로는 와인산업 경영과 마케팅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발렌티노 쇼티(Valentino Sciotti)와 젊고 실력 있는 양조가인 필리포 바칼라로(Filippo Baccalaro)와 의기 투합, ‘최상의 포도, 최상의 와인’을 모토로 와인 생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이후, 20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최상품 포도 재배와 고품질 와인 생산을 위해 쏟아낸 세 남자의 열정과 집념은 이탈리아 남부 와인의 성공을 이끌어 냈다. 2012년 까밀로는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나머지 두 파트너 창업자는 여전히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판티니 그룹의 고향, 아브루쪼는 최고의 청정 지역이다. 판티니 양조장은 몬테풀챠노 다브루쪼 DOCG 와인 생산 지역의 중심인 로제토 델리 아브루치 시에 위치한다. 이 지역 포도밭은 산자락에서 해안까지 부드럽게 경사지며, 최고의 채광과 다양한 기온대를 겪는다. 이곳에서 아펜니니 산맥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과 아드리아 해안가의 미풍이 만나 이 지역 고유의 특별한 미세 기후를 만들어내고, 구릉지의 이회토와 석회석 토질, 해안가의 자갈과 퇴적토가 포도 품종의 다채로운 맛과 풍미를 구현해 준다.


판티니 양조장은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와인평론지 루카 마로니(Luca Maroni)에서 수천 개의 와이너리를 제치고 2020년까지 8차례에 걸쳐 종합평가순위 1위로 정상에 올랐다. 2025년 현재, 판티니 그룹은 이탈리아 중남부 7개 지방과 스페인에 걸쳐 총 18개 와이너리 브랜드를 소유 또는 관리, 경영하고 있으며, 21명의 소속 와인메이커들은 해당 지역의 테루아와 포도 품종 특성을 한껏 살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스포츠로 다져진 건강한 경영자, Valentino Sciotti


판티니 그룹의 모든 성공과 명성의 한 가운데에는 회사를 총괄하는 발렌티노 쇼티(Valentino Sciotti 1960~) 회장이 있다. 그는 이 지방 출신으로 포도와 와인을 거래하던 부친 덕분에 일찌감치 포도밭과 와인 사이에서 지냈다. 그러나 사이클리스트 스포츠맨이 되고 싶었던 소년은 스포츠 자전거를 사며 꿈을 쫓았으나, 다리가 충분히 튼튼하지 못했던 쇼티는 결국 자신의 성공의 길은 스포츠가 아니라 마케팅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타고난 재능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순간부터 그의 직업과 스포츠는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실제로 스포츠는 경쟁 정신과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 22살에 기계 회사에서 행정 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곧 상업적 자질을 인정받아 영업 및 신제품 개발 부서로 자리를 옮겼고, 5년 후, 그는 이미 이 분야에서 확고한 영업 관리자가 됐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와인업계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 와인협동조합의 영업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담하고 현명한 상업적 선택으로 곧 해외 시장에서 이 지역의 리더로 인정받았으니, 그는 세계에서 남부 이탈리아 와인을 알리는 홍보 대사를 꿈꿨다.


1994년의 어느 날, 전술한 율리스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파트너가 된 두 동지와 함께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은 대담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포도밭도, 양조장도, 외부의 지원도, 자본도 없이 말이다. 꿈쟁이 3인방의 목표는 매우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성공적인 와이너리를 만들어 다른 기업들에게 상업적 컨설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면서 코칭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몇 년 만에 판티니는 아브루쪼와 이탈리아 남부 전역에서 절대적인 리더가 됐다.


판티니는 30여 년의 활동 기간 동안 올해의 와이너리로 8회, 올해의 최고 와인으로 12회 수상했다. 주요 국제 대회에서는 약 100개의 금메달과 12개의 트로피를 수상하며 전 세계 84개국에서 세계 최고의 와인 전문가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쇼티 회장의 성공은 많은 권위 있는 상을 통해 인증됐으며, 그중에서도 Vinitaly 기구가 매년 이탈리아 와인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Can Grande Prize’를 수상했다. 와인은 매 빈티지로 새로 태어나듯, 판티니는 새로운 기록을 깨며 이탈리아 남부 와인의 충실한 홍보 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달에는 그룹의 모태인 비니 판티니 브랜드의 와인 8종을 시음해 본다.

 

시음 와인 8종 리뷰

 

그랑 뀌베 비앙코 스와로브스키 Vino Spumante, Gran Cuvée, Bianco, Brut
그랑 뀌베 로제 스와로브스키 Vino Spumante, Gran Cuvée, Rosé, Brut

 

2000년대 초반, 필자가 처음 판티니 양조장 와인을 접했을 때부터, 항상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시음주로 애용했던 와인이다. 동글동글한 병은 모양이 매우 예뻐서 수업 후에는 서로 빈 병을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특히 레이블에는 스파클링 버블을 상징하는 문양과 함께, 진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큐빅(Swarovski Cristal Cubic)이 박혀 있어 더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최근 모델에는 병 바닥에 빛이 나는 장치를 부착해 스위치를 넣으면 반짝반짝 빛나서 파티용으로도 멋지다. 발포성 생성 방식은 샤르마 방식이다. 먼저, 비앙코 화이트는 ‘코코치올라(Cococciola)’라고 부르는 매우 특별한 품종으로 생산한다. 아브루쪼 지방의 토착 품종으로서 아직까지 기원이 명확치 않으며, 현재는 끼에티(Chieti)군의 아드리아 해안가 지역에서 소규모 재배된다. 포도알은 작고 껍질은 두꺼운 편이라 짙은 향이 일품이며, 산도가 높아서 스파클링 와인에 적합하다.

 

부드러운 버블에 반사되는 짙은 노란색이 영롱하게 빛나며, 레몬과 라임, 복숭아, 살구, 청사과, 꽃향기 풍부하게 느껴진다. 매력적인 허브 향도 신선하고 우아한데, 입에서는 쌉싸래한 자몽 풍미가 깃들어 있어 귤 채소 샐러드와 맛있게 시음했다. 로제 스파클링은 바실리카타(Basilicata) 지방에서 재배된 알리아니코(Aglianico) 품종으로 생산됐다. ‘타우라지(Taurasi)’라고 하는 매우 강한 레드 와인을 만들어주는 품종인데, 매우 매우 섬세하고 세심하게 프리런 주스를 내려 받아, 거의 화이트에 가까운 살구빛 로제를 완성했다. ‘로제’라고 써 있지 않으면 화이트로 착각할 정도다. 싱그런 앵두 향과 맛이 특징적이며, 미네랄감에 의한 청량감이 매우 싱그럽고, 높은 산도와 레몬 과일 풍미가 생동감있는 조화를 이룬다. 다양한 브런치 접시와 명절 가벼운 다과상 차림에 적합한 스파클링~!

Price_ 8만 원

 

칼라렌타, 페코리노 ‘Calalenta’, Pecorino, Terre di Chieti
칼라렌타, 로자또, 메를로 ‘Calalenta’, Rosato, Merlot


뀌베명 ‘칼라렌타’는 아브루쪼 지역 농사 용어로 ‘야간 수확’을 의미하는 단어다. 뜨거운 한낮의 태양이 지고, 밤이 찾아 와서 다음날 새벽이 올 때까지의 기간은 포도가 가장 신선하고 향이 가장 진할 때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수확하는 농군의 손길은 분주하고 그 결과 최고의 와인이 빚어진다. 판티니는 이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뀌베 이름을 지었고, 레이블에도 달빛이 어스름 비추는 멋진 로고를 넣었다. 칼라렌타 와인은 화이트와 로제 두 타입이 있다. 화이트는 페코리노(Pecorino) 품종으로부터 생산됐다. 약 300여 ha 정도에서만 재배되는 지역 고유 품종으로서, 미네랄과 산미가 특징이다. 수확 직후 포도를 압착하고 주스를 냉각하는 초기 과정을 신선도 유지를 위해 최저 -1°C의 불활성 환경에서 단시간에 수행한다. 발효는 80%는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나머지 20%는 4000L들이 오크조에서 진행한다.

 

밝고 투명한 골드 칼라에, 패션 푸루츠, 구아바 등 열대 과일향이 은은하게 번지며 레몬과 배 향으로 이어지는 향기 라인이 세련됐으며, 소비뇽 블랑을 연상시키는 신선미와 라임 산도, 발랄한 여운까지 해산물 접시와 생선 요리, 샐러드와 함게 즐기기에 매우 멋진 화이트다. 한편, 로제는 메를로 품종으로 생산됐으며, 매혹적인 구릿빛 뉘앙스의 연한 살구 색상은 프로방스 풍을 연상시킨다. 신선한 딸기와 자두 맛, 싱그런 수박 과즙, 장미 꽃향과 앵두, 히비스커스 향이 교차하며 이국적인 설레임을 준다. 대게, 랍스터 등 갑각류 요리와의 궁합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이 신기하게 느낄 것이 바로 마개다. 동유럽에서 주로 사용돼 왔던 유리 소재 마개 ‘비노락(Vino-Lock)’을 과감하게 도입해 매우 산뜻하고 경쾌하게 와인을 오픈하고 닫아 둘 수 있다. 병입의 신세계를 즐감해 보시라~!

 Price_ 6만 6000원

 

에디찌오네, 시그니처 컬렉션 Edizione ‘Cinque Autoctoni’, Signature Collection
에디찌오네, 비앙코 Edizione, Bianco ‘Tre Autoctoni’

 

판티니 양조가 필리포 바칼라로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휴 존슨(Hugh Johnson)의 방문 소식에 토스카나와 피에몬테 와인을 준비했다. 이에 휴 존슨은 아브루쪼 지역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와인을 맛보고 싶다고 전했고, 마침, 수천년의 와인 생산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남부의 뿔리아와 아브루쪼 두 지방의 포도로 위대한 와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필리포는 수 년간의 세심한 연구 끝에 몬테풀챠노, 프리미티보, 산지오베제, 네그로 아마로, 말바시아 네라 5종의 품종을 선발했고, 마침내 ‘에디찌오네’를 완성시켜 보낸다. 휴 존슨은 와인에 매료돼 극찬을 했고, 그의 평론을 본 영국 수입상이 에디찌오네를 대량 주문했다고 한다. 와인 부제 ‘친꿰 아우톡또니(Cinque Autoctoni)’는 이탈리아어로 ‘5종의 토착 포도 품종’을 의미한다. 2개의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Vino da Tavola 등급이고 따라서 빈티지를 표시할 수 없지만, 그룹의 중진들은 “빈티지 표시가 마음에 걸리지만 참으로 위대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품질이 최고다!”라고 단언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생산했던 해부터 일련 번호를 붙여 구별해 왔다.

 

 

필자가 시음한 와인은 21번째 와인으로 2019년 빈티지에 해당한다. 해마다 일정한 블렌딩 비율은 Montepulciano 33%, Primitivo 30%, Sangiovese 25%, Negroamaro 7%, Malvasia Nera 5%다. 오리지널 스탠더드 에디찌오네 와인을 만들기 위한 배럴 숙성 중에서 최상 품질 배럴만 모아 국소량 생산한 것이 시그니처 컬렉션이다. 짙고 영롱한 에보니 퍼플 블랙 칼라에, 체리, 자두, 블랙커런트, 담배, 카카오, 초콜릿, 바닐라, 잼 등의 매우 복합적인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농후하고 풍부한 과실, 훌륭한 타닌과 구조감, 섬세하면서도 견고하고 매끈하게 끝나는 풀 바디 스타일의 프리미엄 아이콘 와인이다. 마치 매그넘 병같은 육중한 병에, 고급스런 짙은 곤색의 벨벳 질감 레이블은 이탈리아 명품 수트 ‘브리오니(Brioni)’ 옷감으로 재단한 것으로서, ‘21’이 은은하게 부조돼 있는 스페셜 에디션이다. 2014 빈티지부터 2023 최근 빈티지까지 10년 연속 Luca Maroni 99점 만점을 받았다~!

 

한편, 에디찌오네의 화이트 제품인 비앙코는 남부 이탈리아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3가지 화이트 토착 품종('뜨레 아우톡또니 Tre Autoctoni)인 페코리노 40%, 피아노 30%, 그릴로 30%를 블렌딩했다. 페코리노는 5000L들이 오크조에서 부드럽게 발효됐으며, 나머지는 청량한 품종 특성을 살리기 위해 스테인레스조를 활용했다. 판티니 브랜드의 최고급 라인에 들어가는 최상급 코르크를 일일이 후각 검사(100% Sensory Secured Cork)를 거쳐 봉입해 완벽을 기했다. 출시와 동시에, 루카 마로니 99점 만점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유명하다.


밝고 선명한 14K 황금색에, 레몬,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자몽 등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향이 글라스를 장악한다. 입에서는 산뜻하고 고결한 산미와 긴장감을 주는 미네랄 감이 멋진 균형을 이루며, 화이트 와인의 응축미를 높인다. 강한 산미를 동반한 레몬 여운이 1분 이상 이어지니, 고급 생선 디쉬나 바닷가재, 킹크랩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이룰 것이다.

 Price_ 15만 2000원
Price_ 14만 3000원

 

쓰리 드리머즈 Three Dreamers, Rosso Appassite


판티니 그룹 양조 기술의 절정으로 탄생한 궁극의 아이콘 와인, 쓰리 드리머즈~! 이름 그대로 판티니 창립자 ‘3명의 꿈의 여정’을 형상화한 와인이다. 가진 물적 기반은 적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부티크 와이너리를 만들겠다는 위대한 이상을 가진 세 명의 초기 창업 파트너들은 “꿈꾸는 3인방”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들처럼 웅대하고 담대한 개성을 가진 강인한 와인이다. 포도는 몬테풀챠노 품종의 명산지인 ‘꼴리네 테라마네 DOCG’의 중심부에 위치한 칸탈루포(Tenuta Cantalupo) 농장에서 자란 최상급 몬테풀챠노가 사용됐다. 수확된 포도는 약 4개월 동안 건조실에서 30~40% 정도 건조시킨다. 이른바 아마로네를 만드는 아파시멘토 기법을 활용했으며, 농밀한 당도의 과즙으로 인해 6개월간 발효가 이어진 후, 미국산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 후 병입한다. 일부 포도는 귀부 현상이 발생한 포도이기도 해서 와인의 복합미를 높여 준다.

 

필자가 시음한 2020 빈티지 쓰리 드리머즈는 선명하고 짙은 흑자줏빛을 띄고 심원한 깊이감을 드러냈으며, 블루베리와 건포도, 건자두, 바닐라와 다크 초콜릿, 토스트 풍미가 무겁고 깊게 퍼지는 장중한 부께를 연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추와 계피, 정향, 사프란 미네랄도 퍼지며, 마지막에는 에스프레쏘와 블랙 커런트 리큐어의 황홀한 미감을 남기며 두번 째 잔을 불렀다. 높은 산미와 감미로운 바닐라 스카치 풍미, 풍부한 타닌, 16.5%vol의 알코올감이 주는 농축미는 지금까지 필자가 마셔본 최고의 아브루쪼 레드였다. 병의 크기는 거의 매그넘 사이즈 병이었으며, 남자 한 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운 병에 레이블은 순백색으로 천사처럼 그려 넣었는데 그 한 중앙에 열쇠 구멍이 나 있다. 당연히 와인 병 목에는 황금 열쇠가 걸려 있는데, 앙증맞으면서도 신비스런 천국의 열쇠같다. 판티니 그룹의 역사와 성공 스토리를 들려 주는 열쇠, 여러분의 2025년 멋진 꿈을 열어줄 열쇠가 될 것이다. 필자는 와인을 마시는 내내, 이 열쇠가 우리나라 탄핵 정국 정치의 난맥을 풀어 줄 열쇠가 되기를 기도했다.

Price_ 21만 6000원

 

까살레 베끼오,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쪼, 블랙
Montepulciano d'Abruzzo DOC, ‘Casale Vecchio’, Black


아브루쪼 지방의 대표 적포도 품종 몬테풀치아노 100% 레드 와인. 와인 만화책 <신의 물방울> 19권에 등장한 화제의 와인으로서, 한 그루의 포도나무에서 수확량을 극도로 제한해 만들어진 매우 응축도가 높은 와인이다. 오랜 명성에 걸맞는 품질을 향상시켜 한층 높아진 까살레 베끼오 블랙 버전이다. 판티니 양조장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저온 발효 후 짙은 색상과 풍부한 폴리페놀을 지닌 주스를 추출하고, 미국산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해 깊은 풍미를 더했다.

 

산딸기, 블랙 베리 등 신선한 베리향이 풍부하며, 말린 꽃다발과 들판의 허브향, 아브루쪼 올리브 오일과 아몬드 리큐어와 로즈마리 향이 특징적으로 이어진다. 부드러운 산미와 짜임새있는 구조감, 농축된 포도알에서 터져 나오는 힘이 깃들여 있는 와인이다. 향신료 풍미있는 요리, 스튜, 라구 파스타, 돈 커틀렛, 안심스테이크 등이 잘 어울리겠다.

Price_ 7만 5000원

와인 문의_ (주)와이넬 T. 02-325-3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