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Tea Master] 티 명소를 찾아서 - 인도 아대륙 ④남부 첸나이

2024.02.10 08:13:06

- 남인도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첸나이’로 떠나는 다이닝 앤 티 명소들

 

 

인도 남동부 벵골만의 항구 도시 첸나이. 오늘날 타밀나두주 주도인 이곳은 16세기 포르투갈인에 의해 서양에 처음 알려진 뒤 17세기 동인도회사의 인공 항구 도시로 조성되면서 오늘날에는 인도 3대 항구도시로 성장, 남인도 정치, 경제, 문화,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힌두, 이슬람, 영국의 문화들이 융합된 인도-사라센 문화로 인도 최대 여행지이자, ‘월드 Top 10’ 여행지로 선정, 전 세계 관광객이 발길을 이어 곳곳에 세계 유수의 호스피탈리티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번 호에서는 남인도의 항구 도시 첸나이에서 다이닝 앤 티 명소를 소개한다.

 

남인도 제일의 관문, 첸나이


타밀나두주의 주도인 첸나이(Chennai)는 남인도의 중요 항구 도시로 예로부터 인도 아대륙으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었다. 기원전 2세기에서 서기 13세기까지 약 1500년이라는 세계사상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타밀족의 고대 해양 강국인 촐라 왕국(Chola Dynasty)의 요충지였으며, 14~17세기 남인도를 지배한 비자야나가라 제국(Vijayanagara Empire)의 중요 항구 도시였다.

 

대항해 시대인 16세기에는 포루투갈 사람들이 인공 항구인 상투메(São Tomé)를 건설하고, 17세기에 영국 동인도회사가 동양 무역의 거점으로 삼아 첸나이는 1947년 독립한 뒤에도 남인도의 정치, 경제,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한 결과, 오늘날에는 인도 4대 도시가 됐다.

 

첸나이는 힌두, 이슬람 문화가 융합된 인도 사라센 문화와 영국 문화가 융합된 고적지들이 많은 만큼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요소들이 풍부하고,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폴리네시아 지역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기도 해 사람들의 유입이 많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국제적인 호스피탈리티 업체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는 모습들을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인도양을 마주하는 거대 왕궁
릴라 팰리스 첸나이 호텔(Leela Palace Chennai)


첸나이는 항구 도시인 만큼 인도양의 해변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감상하면서 휴식과 다이닝 앤 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릴라 팰리스 첸나이 호텔도 그중 한 곳이다. 이 호텔은 아드야르(Adyar) 해안가의 4.8ac에 달하는 대지에 거대한 호텔 건물이 마치 그 옛날, 이곳을 다스린 체티나두 왕조(Chettinadu Dynasty)의 왕궁을 연상시키듯이 장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인도양을 바라보는 거인과도 같은 모습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풍긴다.

 

 

호텔 창업자인 크리시난 나이르(Krishnan Nair)는 1986년에 뭄바이에서 첫 호텔 사업을 시작한 뒤로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글로벌 대체 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 자산 운용사(Brookfield Asset Management)가 인수한 릴리팰리스 호텔스앤리조트(The Leela Palaces, Hotels and Resorts)의 럭셔리 브랜드다. 첸나이 국제공항으로부터 35분 거리, 첸나이 중앙철도역으로부터는 25분 거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의 럭셔리 브랜드 호텔인 만큼 각종 휴양 시설과 다이닝 서비스도 최상급이다.

 

 

이 호텔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자마바르(Jamavar)는 인도 스페셜티 레스토랑으로서 인도 왕궁의 최고의 요리들을 선사하며 가장 기억에 남을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시그니처 요리로 향신료 생선 요리인 쿠마라콤 피시 커리(Kumarakom Fsh Curry)를 비롯해 커민, 카르다몸, 월계수 등의 향신료로 조리한 어린양 고기인 라네자마바르(Raan-e-Jamavaar), 탄도르의 블랙 렌틸콩 요리 등 그야말로 인도 정통의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의 미감(味感)을 부추길 만한 장소다.

 

 

특히 알라카르트 메뉴는 북인도, 남인도의 레시피들을 블렌딩해 창조한 요리들로 고객들을 인도 미식의 세계를 인도한다. 물론 채식주의자와 일반인들을 위한 메뉴를 구분해 제공한다. 인도 요리의 애호가들에게는 뉴프론티어의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의 중국 정통 레스토랑인 차이나 익스트라오디너리(China XO)에는 딤섬 룸, 전통적인 숯불 오리구이 룸, 티 바(Tea Bar), 와인 셀러스, 알프레스코(야외) 바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중국의 사천성, 광동성, 북경의 마술적인 풍미를 제공한다. 픽처레스크한 벵골만의 바다를 바라보면서 즐기는 중식의 코스 요리. 미식가들에게는 상상의 레스토랑이 될 것이다.

 

로비의 바인 라이브러리 블루(Library Blu)에서는 토요일, 일요일에 믹솔로지스트가 선사하는 스피릿츠와 칵테일, 그리고 새롭게 창조한 타파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케이크 숍(The Cake Shop)에서는 유럽의 수제 케이크와 패스트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프랑스 정통 마카롱, 독일 정통 식빵인 크라프트콘(Kraftkorn), 볼콘(Vollkorn), 그리고 이탈리아의 전통 빵인 치아바타(Ciabattas), 포카치아(Focaccia) 등을 커피나 티와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 만점인 곳이다. 멀티 퀴진 레스토랑인 스펙트라(Spectra)에서는 벵골만의 드넓은 바다를 감상하면서 유럽, 일본, 인도, 남아시아, 중동 등 세계의 요리들을 온종일 맛볼 수 있다. 특히 금요일에는 특선 해산물 요리, 일요일의 브런치에는 와인과 함께 셰프들이 선사하는 별미들이 준비된다. 


한편 티 애호가들은 인도양을 바라보면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이곳 로비 라운지에서는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커피나 칵테일을 마시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의 전통적인 애프터눈 티도 경험할 수 있다. 벵골만의 픽처레스크한 풍광을 감상하면서 영국 정통 스콘과 미니 샌드위치, 패스트리의 풍미를 여유롭게 느껴 보길 바란다. 애프터눈 티 시간대는 오후 3시 30분~6시 30분까지다.

www.theleela.com/the-leela-palace-chennai

 

 

사랑의 여신 ‘라다’의 날개 
페더스 어 라다 호텔(Feathers a Radha hotel)


첸나이는 남인도 무역, 경제의 수도인 만큼 세계적인 호스피탈리티 업체들도 많이 들어서 있다. 전 세계 85개국에 650개 이상의 독립 호텔들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의 인디펜던트 호텔 브랜드인 프리퍼드 호텔스 앤 리조트(Preferred Hotels & Resorts) 그룹의 페더스 어 라다 호텔도 그중 하나다. 이 호텔은 5성급 럭셔리 호텔로서 첸나이무역센터에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첸나이 국제공항과도 가까운 곳에 있다. 호텔명은 인도에서 크리슈나와 함께 최고의 여신으로 숭배되는 ‘라다의 날개’라는 뜻이다. 

 


호텔의 레스토랑인 워터사이드(Waterside)에서는 셰프들이 감식한 전 세계의 요리들을 뷔페식으로 언제든지 실내 또는 실외에서 즐길 수 있다. 옥상의 레스토랑인 스카이로프트(Skyloft)에서는 도심의 탁 트인 스카이라인을 무대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지중해, 중동, 인도의 퓨전 미식 요리들을 방대한 메뉴 속에서 기호에 맞게 선택해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다.

 

 

간편 식당 겸 칵테일 바인 타마크(Tamak)에서는 사교 모임을 통해 먹고-마시고-즐기는 대화로 끝나는 공간일 만큼 편안하다. 전 세계 다양한 풍미의 요리들을 음미하면서 미식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되는 장소다. 특히 이곳의 칵테일은 마신 뒤 그 예술적 수준에 감탄할 것이다. 매우 독특한 라운지 바인 베이퍼(Vapor)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스피릿츠와 클래식 칵테일과 모던 칵테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최고의 파티를 열 수 있는 장소다.

 


한편 예술적 수준의 제과류를 방대하게 선보이는 티 라운지, 트러플스(Truffles)는 티 애호가들이 갓 구운 패스트리, 케이크, 스콘과 함께 스페셜티 커피나 프리미엄 티를 마시면서 하이 티를 즐길 수 있는 휴식처다. 인도의 신 크리슈나와 그의 여신 라다의 영원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이곳은 어쩌면 추억의 한 장면으로 영원히 남을지도 모른다.

www.radhahotels.com/feathers-chennai/dining

 

 

남인도 체티나드 시대 향미의 전승자
타지 콘네마라 첸나이 호텔(Taj Connemara, Chennai Hotel)


첸나이 비즈니스 구역인 빈니가(Binny Road)에는 인도 기업체로서 남아시아 최대의 호스피탈리티 그룹인 인도 호텔(IHCL, Indian Hotels Company Limited)의 5성급 럭셔리 브랜드인 타지 콘네마라 첸나이 호텔이 있다. 이 호텔은 116년 역사의 인도 국내 대표 호스피탈리티 기업의 럭셔리 브랜드 호텔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만큼, 다이닝이 독특하면서 최고 수준이다. 북인도 요리들은 세계에 널리 소개된 반면, 남인도 요리는 세계인들이 잘 모르는 점을 부각이나 하듯이 남인도 특유의 향신료를 풍부하게 사용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남인도 정통 레스토랑인 레인트리(Raintree)는 디너를 주력으로 그 옛날 첸나이 지역을 다스렸던 체티나드 왕조 시대의 요리들을 최고의 기술로 제공한다. 시나몬, 커민, 스타 아니스 등 풍부한 향신료들을 완벽한 블렌딩 기술을 통해 양념으로 창조해 내는 머턴, 치킨, 생선 요리들은 고객들에게 마치 체티나드 왕조의 옛 시대로 되돌아간 느낌을 안겨 줄 것이다.

 


멀티 퀴진 레스토랑인 베란다(The Verandah)에서는 온종일 운영하면서 세계의 요리와 함께 무굴제국 시대의 궁정 요리나 앵글로-인도풍의 가정식 요리들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이디 콘네마라 바 앤 라운지(The Lady Connemara Bar & Lounge)에서는 예약을 통해 애프터눈 티를 즐기면서 오후의 한가로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밤에는 마드라스의 유산급 칵테일류와 믹솔로지스트의 블렌딩 기술이 조화를 이룬 첸나이 최고의 칵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때 이곳은 첸나이 나이트라이프의 1번지가 된 적도 있었다. 칵테일과 애프터눈 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선택 장애가 사라지는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www.tajhotels.com/en-in/taj/taj-connemara-chennai/restaur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