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덜 가고 덜 쓰고…다시 가고 싶은 마음도 줄었다”

2023.10.24 10:52:21

-제주도 ‘관심’ ’여행계획’ ‘재방문 의향 급락
-주요 측면 모두에서 강원도에 열세로 전환
-‘물가 논란’ 이후 실제 지출 비용도 감소
-무관심-외면-불만-기피의 악순환 끊어야

 

제주도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 특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2년 이래 지속적으로 여행지로서 관심도와 방문 의향이 하락했으며, 실제로도 덜 가고 덜 쓰고 재방문 의향도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 여행산업이 당면한 위기의 내용과 크기를 강원도와 비교해 알아봤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해 온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결과를 기초로 제주 여행 소비자 심리와 행동 전반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이를 위해 조사의 5개 핵심 문항에 대한 지난 2년(’22~’23년 9월 현재)간의 변화를 분기별(7분기)로 정리해 제주도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여행지인 강원도와 일대일로 비교했다.

 

5개 핵심 문항은 △관심도(가고 싶은 마음이 예전에 비해 늘었다) △여행 예정지 점유율(3개월 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곳) △여행지 점유율(3개월 내 여행 목적으로 방문한 곳) △지출 비용(최근 여행에서 개인이 쓴 비용) △재방문 의향률(다시 가보고 싶은 비율) 등이다.

 

관심도(‘가고 싶은 마음이 늘었다’ 비율)

제주 하락폭이 강원보다 커


지난해 여행 관심도는 제주도 64%, 강원도 55%로 제주가 9%포인트(p) 높았으나 올해(이하 9월까지)는 48%로 같아졌다[그림 1-1]. 두 지역 모두 하락했으나 제주의 하락폭이 훨씬 더 커 ’23년 3분기 역전했다. 제주의 하락세를 분기별로 보면 ’22년 초(1, 2분기) 67%에서 ’23년 3분기 42%로 25%포인트(p)나 하락했다. 폭락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내림세로, 국내 여행자가 항상 동경하던 섬의 지위를 잃고 있다.

 

여행 계획률(‘3개월 내 계획 있다’ 비율)
제주, 강원의 절반 이하로 추락


’20년까지 제주 여행 예정지 점유율은 18% 수준으로 강원(21% 수준)보다 낮았다(참고. 여름휴가 해외여행 5명 중 1명꼴…‘코로나 전’ 근접). 코로나 규제가 일부 완화되고 해외여행의 대체재로 부상하면서 ’21년 처음으로 강원을 1%p 차이로 앞섰다[첨부2]. ’22년에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으나 이후 급락이 시작됐다[그림 1-2]. ’22년 1분기 23%에서 6분기 만에 절반 수준인 12%로 추락해 여행계획 리스트에서 밀려나고 있다. 반면 강원은 제주의 2배 이상인 25%를 기록해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여행지 점유율(3개월 내 최근 여행지 비율)

올해 3분기 8%로 역대 최저


’22년까지 제주는 10~12%, 강원은 20~21%의 안정적인 여행지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추이를 분기별로 보면 제주의 하락세는 확연하다[그림 1-3]. ’22년 1분기 13%로 출발해 ’23년 3분기 역대 최저인 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22%로 최고치를 찍은 강원의 3분의1 수준이다.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 감소가 계획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여행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행 지출 비용(1인당 총 지출 비용)

작년 57만원대서 50만원 미만으로 뚝


국내여행의 1인당 총지출경비는 ’17~’20년 사이 평균 21만원대로 변화가 없었으나 ’21년 23만9000원, ’22년 26만원으로 상승했다가 ’23년에는 다시 24만원으로 하락했다[첨부4]. 강원도는 대체로 전국 평균의 0.9배(90%)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주는 2.0배(’19년)에서 2.2배(’22년) 사이로 변화가 있었다.

 

’22년 제주도 여행의 1인당 평균 비용은 57만5000원으로 전국 평균 26만원의 2.2배, 강원도 평균 22만6000원의 2.5배에 달했다. ’23년 제주도의 평균은 50만8000원으로 내려왔고, 2분기와 3분기에는 50만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그림 1-4]. 여행자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이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제주도가 소비자의 시선에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지출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크며, 이 경우 다른 모든 소비 지출계획을 바꿔버릴 수 있다.

 

재방문 의향률(다시 가보고 싶다 비율)

1년 사이 17%p 폭락


제주와 강원의 재방문 의향률은 ’22년까지 80%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으나 올해는 나란히 최저 수준이다[첨부5]. 특히 제주는 70% 초반까지 밀리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즉 ’22년 1분기 88%로 시작해 ‘23년 3분기 71%로 6분기만에 17%p 폭락했다[그림 1-5]. 이런 추이라면 70%를 뚫고 내려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소비자, 지자체 모두 악순환 고리 끊어야


’19년부터 여행소비자는 여행을 ‘세밀한 계획이 필요한 중요한 행사’라기 보다는 ‘지금-여기 중심의 일상적인 여가 활동의 하나’로 보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여행 자체는 ‘단기간화, 근거리화, 저비용화’(참고. 2020-21 여행시장 동향과 전망)로 이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일시적인 침체기를 겪은 후 뒤따른 경제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초긴축 여행(참고. 알뜰여행에서 초긴축여행으로…여행산업 위축 시작됐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와 제주 여행자는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 있다. 소비자 마음 속에서 제주도는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고, △다음 여행지로의 고려대상 리스트에 끼지 못하고 △실제 행선지로 선택될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소비활동도 불만스럽고(참고. 여름휴가지 만족도 부산 1위, 강원 2위…제주도는?)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도 아닌 곳이 돼 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속도가 전례없이 빠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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