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orum] K-관광 정책의 동상이몽,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 한국 관광 인프라의 재건과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한 제언

2023.06.14 09:00:00

 

외래관광객 3000만 명을 외치는 K-관광. 그러나 인바운드 업계에서 체감하고 있는 현 정책, 특히 비자와 K-ETA, K-관광 브랜딩과 산업 이해도가 결여돼 있는 행정으로 업계가 처해있는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호재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 2019년 인바운드 관광의 질적인 성장을 외치던 자성의 목소리는 온데 간 데 없이 여전히 3000만이라는 머릿수에 매몰돼 있는 한편, 방향성은 애매모호한 가이드로 업계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K-관광 브랜딩을 견인할 인프라 재건, 실질적인 관광정책이 필요한 시점 속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한 코로나19 기간을 버티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바운드가 재개됐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난 2년 동안 업계는 무너져 있었지만 K-콘텐츠, K-컬처의 비약으로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반증하듯 다수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거리 곳곳을 메우고 있죠. 이러한 호재를 기회로 삼기 위한 정부는 2027년까지 3000만 외래관광객 유치를 선포, 본격적으로 K-관광 홍보에 나섰는데요. 그런데 정작 업계에서 체감하는 정책이나 행정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양새입니다. 좌담에 앞서 현재 각자 맡고 계신 인바운드 업무와 함께 시장 회복세는 어떤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정란수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 수는 관광분야 관광콘텐츠 개발, 사업타당성분석, 관광실행계획을 수립하는 컨설팅, 학술용역기관입니다. 현재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 자문이나 연구를 진행하며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와 구미대양주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일본 인바운드 유치 전략 컨설팅을 진행해오고 있어 3000만 외래관광객 정책과 관련해서는 전해드릴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현 정책에 대해 느끼고 있는 바를 말씀드리면 3000만이라는 숫자가 관광이 재개된 이후 실질적인 유입량을 기반으로 책정된 것이 아니라 역으로 정부에서 먼저 3000만을 천명하고 이를 따라야 하는 수순이 되고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3000만을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나 방향성이 없다는 것이고요. 대표적으로 현재 숙박시설 부족이 가장 심각합니다. 만약 서울 한정으로 3000만을 유치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객실이 약 6만 개 정도 돼야 하는데, 현재 서울에는 5만 9000개 객실밖에 운영되지 않는 데다 이마저도 절반은 내국인 호캉스 수요로 제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객실이 부족하면 결국 에어비앤비와 같은 대체 숙박업소를 이용하게 될텐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불법 업소나 안전성의 문제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죠.


게다가 사실상 3000만이라는 숫자를 달성한 도시, 국가가 거의 드뭅니다. 프랑스 파리가 일부 통계에서는 3000만 가까이 달성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고요. 내수관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본이 3500만을 유치했는데 아마 일본이 3500만을 성공했으니 우리나라도 3000만쯤은 해볼 만하지 않겠나 하는 기저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홍윤하 티퍼센트는 프리미엄과 VIP 럭셔리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인바운드 여행사입니다. 구미대양주의 경우 지난해 4월 1일,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제한이 풀리면서부터 미주를 중심으로 예약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최근 하프 코리언이나 한국 참전용사의 손자 세대인 젊은세대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방문하는 흥미로운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전에 레저가 아닌 비즈니스로 방문했던 글로벌 기업의 임원급 인사들이 한국의 정수를 느끼고 싶어 레저로 재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 정책에 대해서는 사실 저의 경우 3000만이라는 숫자가 크게 와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티퍼센트를 통해 방문하는 한 두 명의 고객이 일반적으로 수백 명의 인바운드 관광객이 쓰는 비용과 같은 규모로 투어 요금을 지불하는 고부가 관광객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두 명이 서울에서 일주일 정도 여행한다고 하면 2~3만 달러는 기본으로 지불하는 이들이죠. 따라서 단순히 머릿수로 접근하는 논리라면 저희 회사의 전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동안 한국 관광이 고민하고 있는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창출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은숙 에프앤에프코리아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럭셔리와 중저가를 모두 겨냥하고 있어 두 시장을 아울러 논의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패키지는 제공하지 않으며 인센티브나 MICE 그룹을 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관광 정책에 있어서는 그동안 정책 담당자들과 만나 비슷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지만 이번 3000만 유치 비전은 역시 숫자에만 매몰된 비현실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홍 대표님께서도 이야기해주셨지만 럭셔리 관광객들은 일반적인 관광객들의 몇십, 몇백 배에 버금가는 구매력을 가진 이들이라 한두 명이 수십, 수백 명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명수가 기준이 된다면 크게 유의미하지 않은 관광객일 수 있는 것이죠.


숫자에 매몰된 정책이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터라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지만 이번 정책에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포부와는 다르게 실질적인 행정이나 지원책이 뒤따르지 않아 노선이 명확하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2019년 1750만에서 2배에 가까운 3000만을 목표로 한다면 저가더라도 많은 수의 관광객을 모객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동남아시아 비자 정책은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의 방한 장벽을 높이는 것을 넘어 여행사들이 ‘보이콧 코리아’를 선언, 올해의 한국 여행 상품은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현실을 빚고 있습니다. 불법 체류자의 이슈가 워낙 화두가 되다 보니 빗장을 걸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이 기회에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견인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을 홍보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는 것이죠. 이도저도 아닌 탓에 엇박자로 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박인숙 저희 관광통역안내사들은 인바운드 관광의 마무리 투수로서 인바운드 경험을 최상으로 끝내는 민간 외교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지고 돌아갔다 재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저희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100% 실직상태에 놓여있었는데 국제관광이 재개되면서 부터 감사하게도 일터로 복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언어권 별로 회복세가 다르다 보니 여전히 상당수는 복귀를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외래관광객 1000만, 3000만 유치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인바운드가 활성화돼 업계가 되살아나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죠. 다만, 수용태세를 목표에 걸맞게 정비해 나가야 하는 점이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항공, 호텔의 상당수는 내국인 수요가 차지하는 실정이고, 수송, 식당 등 제반 인프라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력 문제가 심각한데요, 관광관련 전공 학생들이 관광업 진출을 꺼리고 관련 인력들도 현장을 떠난 데에는 비단 코로나로 일거리가 없어졌다는 단순한 이유만이 전부가 아닐 겁니다. 관광업계의 불안한 고용 상황 같은 문제점은 인력 확보나 복귀를 더디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며, 따라서 업계의 조직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용태세 점검과 관광인력 복원은 결국 외래관광객의 관광만족도 향상에 직결되는 문제고요. 

 

현재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인바운드 정책과 행정상의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근 가장 많은 지적되는 부분은 비자와 K-ETA인데요. 특히 그동안 국내 인바운드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방한 장벽이 높아지며 많은 업체들의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듯 보입니다.


김은숙 비자나 K-ETA 이슈는 ‘관광’의 기본적인 요소를 이해하지 못해 생겨난 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한국에 오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행은 쉽게 떠나고 즐길 수 있는, 일상 속에 특별한 비일상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일 뿐, 여행을 위한 심사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면 그만큼 대체할 수 있는 국가, 도시들로 행선지를 바꿀 여지가 많아지게 되겠죠. 무비자 입국이지만 사실상 비자만큼 허가가 잘 나지 않고 까다로운 절차에 해외 여행객들은 K-ETA를 E-비자로 부르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관광비자로 인해 불법 체류자들이 늘어나는 사회적 문제가 상당하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실제로 불법 체류자를 하고자 마음먹은 사람들은 비자쯤은 뛰어넘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이들입니다. 때문에 이를 비자의 허들로 해결하려고 하는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한 여행사 대표님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은 다 걸어 놓고 창문을 열어 놓은 정책’이라고 표현하신 것이 인상 깊었는데 표현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불법 체류자들이 쉽게 도망갈 수 있는 창문은 열어 놓고 여행하겠다 문 두드리는 관광객들에게는 문을 걸어 닫은 모양새죠.


정란수 비자는 양국 간의 협정이라 두 국가가 풀어야 할 여러 규정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복잡한 절차를 완화하고자 도입한 것이 K-ETA인데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놓지 않아 이러한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K-ETA 승인 오류로 자주 꼽히는 것이 잘못된 우편번호라고 합니다. 내국인의 경우라면 몰라도 외국인이 숙소의 우편번호를 찾기는 사실 쉽지 않은 문제죠. 어느 정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면 우편번호 정도 잘못돼도 승인에 지장이 없는 일본처럼 실질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항목에 대해서는 기준을 완화한다든지, 절차를 간소화한다든지 방법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반대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관심이 덜하거나 정책이 미비해 관철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코로나19 이후 인바운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새로운 이슈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은숙 코로나19 이후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만 협회장님께서도 참석하신 만큼 앞서 회복되지 않은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최근 투어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이 검증된 관광통역안내사를 구하는 것입니다. 특히 프리미엄, VIP, 럭셔리 관광객들을 케어하고 가이드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단순한 통역의 수준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관광지를 소개, 한국을 알리고 여행객들의 궁금증까지 해결해주는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한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인솔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도 쌓여 있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호스피탈리티 마인드도 갖춰야 하고요. 그런데 현재 복귀한 안내사들이 많지 않은 한편 관광객들이 물 밀 듯 들어오고 있어 안내사들의 임금 테이블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그만한 경력과 노하우를 가진 분들에게는 응당 그에 합당한 보수를 지급해야겠지만 지금은 인력의 태부족으로 임금 수준에 맞지 않는 


이들에게도 높은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2019년에 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해 사실상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이드를 해보지 않았던 이들을 고용해야 하는 현실이죠. 비용도 부담이지만 그들이 한국 관광에 부푼 기대를 안고 방문한 관광객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케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 한편으론 고용하고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로 인해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는 불법 가이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실제로 메인으로 들어오던 말레이시아 인바운드 수요가 줄어 에이전트에 물어보니 말레이시아 현지 사람이 직접 나와 불법으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예 직접적으로 말레이시아 현지인을 가이드로 요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국내에 등록돼 있지 않은 불법 말레이시아 업체가 현지에서 관광객을 데리고 다닌다고 합니다. 관광통역안내사는 그 자체가 한국의 이미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국가 공인제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의 관리, 감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일 따름입니다.

 

홍윤하 대표님의 말씀에 적극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희 상품 또한 가이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터라 적격한 가이드를 모색하기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말씀하신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관광의 행태나 관광객의 한국 관광 니즈도 바뀌었을 뿐 아니라 새롭게 업데이트되고 있는 관광콘텐츠들이 많음에도 자격은 여전히 예전 기준과 범위 내에서 주어지는 모양새라 현시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꾸준한 연구와 자기 개발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는 안내사분들이 많지만 진입의 허들 자체가 낮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해외 경험이 많은 세대들은 어학 실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이 많고, 코로나19 이후 정부에서도 자격 취득을 적극 권장하면서 안내사의 막중한 역할에 비해 쉽게 접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가이드의 역할을 단순히 관광객들과 함께 어울리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안내사는 비단 언어 능력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서비스 마인드, 역사와 문화 등 관광 콘텐츠에 대한 지식을 부단히 쌓아야 하며 스스로의 스토리텔링 능력이나 애티튜드까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은 말할 것도 없고요.


다른 의미에서 업계에서도 반성해야 할 것은 그만큼 전문적인 영역의 직군인 만큼 직업적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가격 경쟁만 일삼다 보니 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업계가 안내사들의 한계를 정해놓은 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티퍼센트 상품의 경우 가이드가 꼼꼼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그만한 대우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어떠한 기준도 없어 급여 책정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안내사마다 다른 역량을 쉽게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안내사들이 그들의 역할과 사명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도 이뤄졌으면 하고요.


박인숙 두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니 협회에서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아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론 속상한 마음도 듭니다. 협회에서 파악한 바로는 실제로 여전히 일을 찾는 안내사들이 많은데, 반면 대표님들은 좋은 안내사를 구하기가 힘드시다고 하시니 괴리감을 느끼네요. 더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협회 회원들은 안내사라는 직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민간 외교관이란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실 관광통역안내사들의 입장에서는 관광재개만을 기다렸고 그만큼 기대가 컸지만 막상 손님이 들어오니 동시에 또 무자격 가이드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국가 공인의 관광통역안내사가 매년 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지자체는 지역 내의 유사 인력을 양성하려는 시도가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제대로 교육받고 준비된 유자격 관광통역안내사를 배척하고 또한 유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종사원 당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데다, 기존 국내여행안내사, 관광통역안내사와 같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처사죠.

 

무작정 유사 인력을 양성하는 것보다 관광자원 해설능력과 서비스 마인드, 여행 실무 능력을 갖춘 관광통역안내사들을 활용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쪽이 보다 합리적이며 예산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본인들 지역에서 관광통역안내사가 얼마나 배출되며 활동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곳들도 있는 현실이죠. 이러한 일관성 없는 행정, 그리고 제도의 취지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정책은 관광종사원 체계에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결국 관광안내의 질적 서비스 저하를 초래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게다가 관광통역안내사를 대하는 마인드가 전부 여기 나와 계신 대표님들 같으면 좋겠지만 일부 언어권의 여행사들은 안내사의 역할을 단순히 판매원으로, 쇼핑 유도가 곧 안내사의 자질이라는 식의 접근으로 불법 가이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자격자들이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를 주고,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을 때 그 후일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따라서 정부도, 각 여행사 업체도 좀 더 넓은 견지에서 관광산업의 질적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일에 협력과 연대를 통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어느 산업보다도 다양한 업종과 인프라가 유기체를 이루고 있는 관광산업인만큼 각 영역의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전체 관광산업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아직까지 본질적인 접근보다는 양적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인숙 코로나19로 멈춰있던 기간이 길었던 탓인지 불과 2~3년 전의 과거에 우리가 어떤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는지 잊은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최대 외래방한객 수를 기록했던 2019년, 양적 성장에만 집중해 속속 수면 위로 올라오는 각종 폐해를 경험하며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었죠.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관광이 재개된 현재의 모습은 이전 상황의 답보 상태인 것을 넘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토록 탈피하고 싶었던 덤핑, 저질 관광은 그동안 여행업계가 받았던 피해를 보상받으려는 듯 일부 언어권에서는 더욱 심해졌고, 매출 창출의 역할을 현장의 가이드들에게 전가하는 후진적인 수익 구조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고요. 1000만이든 3000만이든 그 수치 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건전한 성장을 이루는 과정이 중요한 때인데 또 다시 앞뒤가 바뀌고 있는 듯해 유감입니다. 아직 인바운드가 재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데다 일본과 중국 시장이 완벽히 회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를 기준으로 앞으로의 흐름을 전망하기엔 아직 설익은 느낌입니다.


정란수 지난해 서울시에서 관광 생태계 혁신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저질 덤핑 관광은 지양하고 질적인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골자였고, 정책 관계자들도 이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부 사업의 경우 기한 내 결과 도출 및 보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결국 숫자로 이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명수가 아닌 지출액을 규모로 산출하려고 해도 결국 전체 지출액도 인원이 늘어날수록 커지는 터라 계속해서 인원수를 따져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논의가 있어왔지만 관철시키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편 앞서 이야기 주신 것처럼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답보상태에 놓인 현 상황을 진단해보면, 그동안 워낙 업계가 어렵다보니 여러 가지 지원 정책, 특히 경비 지원 공모 같은 사업이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은 것 같습니다. 박 회장님의 말씀처럼 지난 2~3년은 생태계를 복원하고 그동안의 구조를 자생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책과 지원금이 지속가능한 상품 개발에 노력한 여행사보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생력이 없던, 근절해야 할 저질 관광 공급 업체들에 산소 호흡기를 끼워준 셈이 돼 버렸습니다. 굉장히 좋은 업계의 전환 기회였는데 아쉬울 따름이죠. 물론 업계는 살아야 하고 생계를 건 인력들이 있으니 정부차원에서는 이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었겠죠.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지키려고 했던 인력 고용은 살아났는지도 의문입니다.

 

여러 의견을 들어 보니 보다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정부는 K-콘텐츠와 K-컬처의 호응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만큼 관심을 K-관광의 수요로 전환시키는데 주력하면서 관련한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홍윤하 지금의 호재를 마중물로 한국 관광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상품 개발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정부는 관광의 지속가능성보다 K-Pop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국 홍보에 급급할 뿐, 보다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상품이나 실질적인 관광객 유입을 견인하는 여행사들에게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K-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그들의 성공이 관광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접근은 전체 관광 생태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콘텐츠가 한국 관광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기엔 충분하나 한국을 방문하는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아닌 것이죠.

 

코로나19 이후 유입되는 관광객들을 보면 아직까지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문화유산, 대자연, 예술, 전통공예, 식음료문화 등에 대한 경험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인바운드 재개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에서 해외 홍보에 적극적인 것은 고무적이나 인풋에 비해 얼마나 실질적인 아웃풋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김은숙 저는 조금 다른 견해입니다. 물론 K-콘텐츠와 K-컬처 만으로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데는 K-Pop 팬들을 제외하고는 한계가 있지만 방한의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관광객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요가 얼마나 집계되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K-Pop 팬들의 경우 대개 비행기와 공연 티켓만 끊어서 오는 패턴이 많고, 드라마 팬들은 원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먼저 여행사에게 제시하고 프라이빗으로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희 쪽에도 한국 방문 때마다 새롭게 관심 갖고 있는 드라마 콘셉트로 여행 스케줄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있는 것을 보면 적긴 하지만 K-콘텐츠가 관광 수요를 이끌만한 요소는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걸어다니는 대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BTS는 이미 K-Pop의 범주에서 벗어나 하나의 브랜드가 됐고요.


다만 이렇듯 전에 없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음에도 단순히 홍보 수단으로서만 활용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공연 관광만 해도 경제적 파급력은 물론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인프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를 관광 마케팅과 홍보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에는 쉽게 가장 먼저 놓아버리는 경우를 종종 봐왔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기조를 이어가고자 한다면 K-콘텐츠 관광객들을 트레킹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집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한류관광 콘텐츠와 상품을 고도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인숙 두 분의 말씀에 모두 공감하는 바입니다. 우리 문화의 매력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최근 정부가 내년까지 한국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K-컬처를 관광에 융합시켜 부흥시켜보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죠. 관광을 살릴 수 있는 호재를 놓치지 않고 범 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민간에서 하는 홍보, 마케팅 활동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할 것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계할 부분은 단순히 이러한 행보만으로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에 호감도가 생긴 이들의 잠재적 수요를 실질적인 방문으로 견인하는 일은 상품 기획력과 고객 유치 전략을 갖추고 있는 민간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관의 민의 협업이 중요한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인바운드가 질적 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윤하 티퍼센트가 럭셔리 투어를 중심으로 상품을 차별화하는 이유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시키기 위함입니다. 국내 인바운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죠. 물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무조건 럭셔리, 프리미엄이 답이 될 순 없지만 저부가가치 관광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럭셔리관광 시장에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세계 럭셔리 여행업 생태계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 3대 관광박람회 이외에도 바이어와 네트워킹하고 사업을 도모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커뮤니티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트래블러 메이드(Traveller Made)’같은 경우에는 호텔, 여행업계에서 유명한 럭셔리 컨소시엄입니다. 타 여행 네트워크 중에서도 가장 정통성있는 컨소시엄으로 자리 잡은 터라 가입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죠. 그런데 이 컨소시엄에 한국 서플라이어들이 유독 손에 꼽습니다. 기간산업 지원의 차원에서 관광청이나 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활동하는 국가들도 많은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이에 2016년에 제가 직접 한국관광공사를 회원으로 추천하기도 했고, 2018년부터 주창했던 글로벌 프라이빗 관광 네트워크 이벤트 개최는  서울시와 함께 지난해 비로소 ‘커넥션스 럭셔리 서울(Connections Luxury Seoul)’로 첫 실현시켰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타깃 할 바이어와 파트너들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존에 해왔던 것들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파급력이 높은 바이어와 시장을 대상으로도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요구하고 싶은 것은 아직도 정부에서는 여행사를 ‘셀러(Seller)’로 여기고 있습니다만 저희는 ‘셀러’가 아닌 ‘서플라이어(Supplier)’, 즉 공급자라는 점을 인지해달라는 점입니다. 심도있는 양질의 콘텐츠 선발과 개발은 저희 서플라이어의 몫입니다.


김은숙 럭셔리관광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구미대양주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눈여겨 볼만한 영역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럭셔리관광에 대한 개념 정립이 잘 돼 있지 않은 듯 보입니다. 일례로 저희 회사에서 동남아시아권에서 프리미엄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터라 일전에 공사에서 럭셔리관광의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줬으면 하는지 자문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럭셔리관광을 지원할만한 것이 뭐가 있을지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동안 관에서 했던 금전적 지원은 럭셔리관광객들에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그저 한국의 럭셔리관광 홍보라도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한국에 럭셔리 프로그램에 있는지 모르는 바이어들도 많고, 한국의 럭셔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한국 럭셔리관광의 물꼬를 터주고 시장을 민간에서 다져나가는 모양새가 바람직할 듯 보입니다.


한편 중저가 상품도 제공하고 있는 저로서는 저가 시장도 분명히 존재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다만 ‘저가’와 ‘저질’의 차이는 명확히 구분돼야겠죠. 럭셔리의 영역까지 시장이 확대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은 모객 인원에만 집중하다 보니 접근이 인근 국가의 백패커들을 타깃으로 할 만한 콘텐츠정도만 활용되는 형국입니다. 이에 당분간은 저가 상품도 다채롭게 소개하는 한편 럭셔리가 있다는 것도 어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란수 질적 성장을 위한 대안, 즉 저질관광의 대안을 럭셔리로 본다면 결국 현재 인바운드 시장에는 다양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비건이나 무슬림, LGBT, 장애인 등 어떤 종교나 문화, 라이프 스타일, 환경을 배경으로 하더라도 관광에 불편함이 없어야겠죠. 이렇듯 다양성이 존중받으려면 민관의 협력을 통해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한데 앞서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정부가 여행사들을 단순히 상품을 만들어내는 판매자 정도로만 여기면서 단추가 잘못 꿰진 것 같습니다.


각종 컨설팅과 자문을 진행해오며 지켜본 결과 관에서는 민원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안함이 있어 어느 한 업체, 어느 한 집단을 소개하고 홍보하기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의 미식, 파인다이닝을 소개하려는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만 추리자니 나머지 레스토랑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사업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관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이제는 민간에게 역할을 확실하게 넘겨주고 한발 물러서야 보다 실효성있는 지원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인숙 현장의 가이드들은 VIP부터 일반 단체관광객까지 모든 계층을 아울러야 합니다. 말씀해주신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지금의 럭셔리관광객은 당시의 VIP라고 여겨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럭셔리, VIP라 함이 꼭 고급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현역 시절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코로나19 이후 소수의 프라이빗 투어가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여행객들의 여행 니즈가 다양해졌다는 것의 반증일테고요. 당시도 VIP 손님들은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 당신들이 즐기고 싶었던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각 경험들을 최대로 누릴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길 바랐고, 그러한 VIP들을 응대하면서 한국 관광도 가지각색으로 다양해질 만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근절해야 할 저질관광의 관행과 관습은 철저히 정부의 개입으로 저지하되,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차별화되고 있는 럭셔리, 의료, 미식, K-Pop, K-드라마, K-뷰티 등의 콘텐츠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민간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종합해보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은 터라 그 어느 때보다도 민관협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과 일선 관계자들의 목소리의 반영이 충분치 않아 괴리가 생기는 모양새인데요. 마지막으로 오늘 나눈 주제들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관광 정책과 행정에 있어 요구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정란수 이제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론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의 관광 브랜드 인지도가 낮거나 민간의 상품 기획력, 혹은 관광객 유치 노하우가 부족했던 이전까지는 정부가 나서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민간이 워낙 자체적인 콘텐츠 개발과 상품의 운용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이 빚고 있는 시장이 활성화되고 튼튼한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뒤에서 서포트 해주는 역할이 필요한 때입니다. 관에서 계속해 무언가를 주도하려다 보니 관의 관점에서 이를 시행하게 되는 한계에 부딪히고, 종국에는 성과라는 측면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3000만, 3대 박람회,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럭셔리, 트래블러 메이드, 중동, 구미대양주, 비건, LGBT 시장 등 전에 없는 가치를 계속해서 발굴, 업계가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은숙 그동안의 관광 정책이나 행정을 지켜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이 관광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뒷받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지금 일부 동남아시아 현지 에이전시에서는 ‘보이콧 코리아’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지에 한국 투어 기획을 문의해보면 내년쯤에나 이야기해보자는 답변이고요. 여행사로서 이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비단 올해의 상품 판매만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 관광에 대한 이미지 실추입니다. 보이콧 코리아가 어떤 파급력이 있는지 들여다보면, 우리가 코로나19 이후 모든 것을 폐쇄한 중국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중국에서 비즈니스하고 있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중국 내부는 아무런 문제없는 평소 같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보이콧 코리아를 본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은 한국에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든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다시 시작됐다든지, 내부적으로 빗장을 걸만한 문제가 터졌다든지, 근거 없는 악성루머로 번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이미지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관광은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순간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잊히는 것도 순식간이라는 점, 하지만 그 속에 유기체적으로 얽혀있는 산업과 인프라의 피해는 한번 입기 시작하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 단순한 마케팅, 홍보가 아닌 실질적인 유치에 민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수반된다는 점 등, 산업의 생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바탕이 됐으면 합니다. 


홍윤하 저의 경우에는 관과 함께하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팸투어입니다. 물론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무리한 스케줄, 반드시 소구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팸투어로 초대받은 여행사 관계자들은 단순한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러 오는 이들입니다. 자국시장이 상품성이 느껴지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한 경험이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지자체나 관에서 주도하는 팸투어는 그러한 배려 없이 너무 많은 기존의 고정 콘텐츠를 주입시키다 보니 결국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 결론입니다. 예산은 부족하지 않은데 비용을 투자하고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셈이죠. 


팸투어는 한 명을 부르더라도 영향력 있는 바이어를 초대해 교육도 교육이지만 접대도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마치고 돌아갈 때 감동을 전하고, 그 감동과 고마움을 모객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부분을 이미 여러 번 어필했지만 결국 관철되지 않는 문제였던 터라 더욱 유감입니다. 게다가 관에서 보는 한국의 매력은 여전히 경복궁이나 막걸리와 비빔밥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비단 팸투어 뿐만 아니라 해외 홍보나 마케팅에 있어서도 이전과 다른 퍼포먼스를 추구한다면,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오늘날의 관광객들이 한국에 기대하는 것과 관광에 있어 선호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박인숙 협회장으로서 정부에 줄곧 주창해온 것은 관광종사원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반을 마련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좌담회를 통해 다양한 주제들을 다뤄보니 현재 인바운드 업계 전반의 지반이 필요한 듯 보입니다. 저희 관광통역안내사들을 비롯해 한국 관광을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인프라들 모두 각고의 노력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는데 그 노력들이 합치되지 못하고 각개전투인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 관광에 많은 호재가 엿보이고,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으니 건전한 재개를 넘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소협찬_ 앰배서더 아카데미 인재개발원
앰배서더 아카데미(앰배서더 인재개발원)은 앰배서더 호텔 그룹의 68년호텔 운영 노하우를 집약해 설립한 호스피탈리티 전문 교육기관이다. 2018년 1월 장충동 앰배서더서울 풀만 호텔 옆에 그룹의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성장과 호텔리어의 전문적인 경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신축 개관했다.


앰배서더 아카데미는 최고의 시설과 설비로 각종 발표회와 세미나, 회의, 교육, 리셉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강의실과 대관 시설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 No.1 호텔리어 인재 양성 및 전문 서비스 교육기관으로 호스피탈리티산업에 특화된 F&B 실습실을 비롯 25명부터 70명까지 수용 가능한 총 5개의 강의실과 3층 로비 라운지, 5층 옥상 야외 정원도 도심 속의 휴식공간으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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