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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크루즈 발전, 무엇보다 사람

호텔&레스토랑 기자  2014.09.08 22: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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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흥 (재)아세아항공전문학교 크루즈승무원과 교수
(재)아세아항공전문학교 크루즈승무원과 유재흥 교수는 ㈜한진 국제지점 근무, 문화관광연구학회 이사, ㈜브랜드관광연구소 연구원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물류관리사, 국외여행인솔자 자격, 한국식음료 외식조리교육협회 전국심사위원, (사)한국평생능력개발원 커피조리사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 크루즈산업은 크루즈 상품의 다양화와 이용객의 증가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4.7%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향후 아시아 지역을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해운분야에서 조선업의 성장률이 주춤한 반면에, 크루즈산업 분야는 국가적 차원에서 크루즈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고용 창출,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하여 향후 미래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희망적인 예측으로 각계의 관심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크루즈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현재 크루즈관련업계와 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크루즈산업 활성화 육성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크루즈발전을 위해 수립한 정책을 시행될 수 있는 크루즈산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과 크루즈산업 지원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둘째, 유수의 대형크루즈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인프라가 구축된 크루즈종합터미널로서의 설비와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해외크루즈 선사의 유치뿐 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크루즈선사가 출범하여 한국을 모항으로 출발하는 자국크루즈상품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로, 국내의 크루즈산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전문가 육성 및 인재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네 가지 모두 시급한 과제이기는 하겠지만 크루즈산업의 전문가의 육성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관광산업은 인적 서비스의 의존도가 높은 분야이다. 정책과 법률, 인프라 시설이나 시스템은 투자에 의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개발 분야이지만 한 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를 만드는 일은 많은 시간과 점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향후 대한민국에서도 세계적인 국적의 크루즈사가 출범하는 시기가 도래하였을 때, 과연 누구에게 대한민국의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중추적으로 이끌어나가도록 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크루즈승무원의 경우 현재 한국을 기항하는 크루즈 선박 중 가장 규모가 큰 보이저 호(138000)를 기준으로 승객수는 3114, 승무원 1181명이고, 전체 승무원의 75%가 여객 서비스(호텔 및 엔터테인먼트) 부분을 전담하며, 나머지 인원이 항해 및 기관부를 담당하게 된다. 크루즈 내에서의 여객업무는 다시 호텔부서, 선상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크루즈 스탭&엔터테인먼트부서, 식음료와 바, 조리 부서로 나누어져 거대한 종합 리조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크루즈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이해가 없이 이국적인 관광지 사진, 멋진 유니폼과 화려하고 매력적인 선내서비스시설만을 상상하고 크루즈승무원 근무를 시작하게 되면 상당히 큰 어려움에 직면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크루즈선사에서 요구되는 승무원으로서 자질은 평균 100:1의 경쟁률을 유지하는 항공사 승무원의 자격요건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우선 여러 나라에서 승선한 고객들과 다국적 승무원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외국어 구사능력과 함께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해당업무 대한 전문적인 지식, 긍정적이고 친절한 서비스정신, 깨끗하고 단정한 용모 등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채용 된 승무원은 집을 떠나 크루즈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약 8개월까지(크루즈 근무는 일반직종과 달리 MLC ; maritime labor convention ‘해사노동협약에 준한다.) 다른 직원들과 공동생활을 하기때문에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승선해 있는 이상 근무는 거의 매일 있다고 봐야한다. 그렇다고 해서 크루즈 선에서의 급여수준이 현저하게 높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높은 외국어 실력을 보유하고 국제적인 서비스마인드를 가진 우수한 지원자가 더 좋은 환경의 근무처나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회사 등 선택의 기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크루즈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크루즈를 사랑하고 크루즈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스스로를 위해서 장기적인 투자를 결심한 사람만이 크루즈산업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기항목적지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항지 관광프로그램도 보다 크루즈를 잘 아는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2013년도 국내 항만 크루즈선 입항횟수는 441회로 집계되었고, 해양수산부가 산출한 크루즈 관광객의 국내 소비액은 4400억원 이상으로 분석되었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크루즈 선박 한 척이 들어오면 크루즈에 타고 있던 관광객들이 해당 항구도시에서 평균 10억원을 소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이 아직 쇼핑중심의 초기단계수준이다. 제한적인 자연환경과 공간에서 보다 입체적인 스토리텔링형의 콘텐츠와 한국적인 문화 및 체험 등 특성화 된 다양한 기항지 관광상품 및 루트를 개발한다면 보다 다양한 산업 전반적인 부분에서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크루즈는 전세계적으로 포화 상태인 관광 및 호텔산업의 또 다른 탈출구이자 돌파구이며 월드와이드한 관광시장이다.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 크루즈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에서부터 크루즈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인력수준의 능력을 배양하고 해외의 메이저급 선사에 승선하여 운영시스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많은 실습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크루즈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에 있어서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직무역량에 맞도록 크루즈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