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Networks_ 광주] 나전칠기, 오후의 여유를 담다
“잠깐! 사진 먼저 찍을게.” 레스토랑이나 카페 어디서든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접시 위의 음식들도 본인들이 이렇게까지 스포트라이트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이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와 같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심리적인 만족이 소비 요소로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자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음식 맛뿐만 아니라 독특하거나 예쁜 음식 외관, 사진에 잘 찍힐 만한 가게 분위기까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새로운 소비 기준과 맞물려 호텔의 애프터눈 티 세트가 매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 투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니 말이다. 영국의 한 공작부인의 사교 모임에서 시작돼, 현재는 가장 영국스런 문화 중 하나가 된 애프터눈 티는 약 9000km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에도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등 영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나라에 여행을 갔을 때 일부러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기 위해 특정 호텔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 옛말인
- 구은영 칼럼니스트
- 2020-01-28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