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완연한 가을이다. 하늘이 맑고 높다. 새벽에 집을 나설 때 살짝 느껴지는 한기는 지난 여름의 열기에 대한 기억을 무색케 한다. 필자의 ‘명가의 와인’은 늘 계절을 따라가니... 서늘함은 따뜻함으로 궁합을 맞춰 본다. 10월은 남미로 가자. 높은 알코올과 진한 과일 향, 화사한 태양의 열기가 담긴 와인이다…
이제 최고의 클라이막스가 남아 있다. 여름 복더위의 끝판 왕, 불 볕 더위가 기다리는 8월이다. 작년의 경험 학습치 때문에 공포감마저 엄습해 온다. 커피숍을 거의 안가는 필자도 더위를 피해 하루 종일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펴 놓고 공부했던 게 작년 여름이었으니… 이렇게 뜨거운 8월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수상 아베와 함께 일본 전통 씨름인 스모를 관람하는 영상이 TV에 나왔다. 스모 의식 특유의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필자의 머릿속에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민속 춤 하카(HAKA)가 떠올랐다. 하카는 예전에 마오리족 전사들…
2018년 여름, ‘대프리카’를 넘어 ‘서우디’ 등 수많은 패러디 명 조어를 남긴 최고의 폭염이었다. 2019년 올 여름은 어떠할까? 5월 중순부터 그 전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밤과 새벽이면 아직은 서늘하다. 레드 마시기도 그렇고, 화이트로 완전 유턴하기도 부담된다. 이럴 땐, 레드 중에서도 가장…
계절의 여왕 5월~! 왜 최고의 계절일까? 장미를 비롯한 모든 화사한 꽃들이 만발하고, 변덕스런 4월 날씨보다는 안정되고, 더운 여름으로 진입하는 6월로 가기 전의 5월이 기온도 가장 최적이라 그런 왕관을 씌워줬을까? 와인으로 본다면, 가장 안정되고 무난한 칠레 와인 격이다. 최근 칠레 와인 품질 상승 속…
4월이 되니, 들꽃도 만발하고 비로소 봄이 온 것 같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지만, 그래도 산으로 들로 유원지로 놀러 나갈 수 있다. 유원지에 가면 필수적인 놀이 시설이 공중 전차나 케이블카다. 하늘에 붕~떠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생경스러움이 최고다. 자본주의의 본고장 미국에는 와이너리에도 이런 시설이…
이한치한~! 추운 겨울에 차가운 아이스와인과 독일 리슬링으로 겨울 추위를 물리쳤다면, 봄까지 남은 2개월 동안은 따뜻한 뉴월드 지역의 온기로 다가오는 봄을 열어 볼까 한다. 그렇다면 뉴월드의 선두 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캘리포니아가 그 대상으로 가장 적절하리라. 진한 레드 와인을 시음하며, 제2차 북…
1월에 글을 쓰고 2월 호에 올리니, 마치 신정을 쇠고 맞은 새해를, 구정(설)으로 한 번 더 맞는 느낌이다. 여전히 북극 추위는 맹위를 떨치는데, 지난 달의 아이스와인이 차가운 겨울 왕국 엘사 공주 이미지였다면, 이 달에 소개할 와인은 같은 겨울 왕국 공주지만 좀 더 마음이 순박하고 맑은 이미지의 동생 안나…
“새해가 겨울의 한 복판에 자리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게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민주 운동가 신영복 선생은 칼날 같은 추위가 낡은 것들을 가차 없이 잘라 버리는 것을 겨울의 한 복판에 새해가 있는 것에 비유했다. 올 겨울도 지난 겨울처럼 길고 혹독한 북극 추위가 예고돼 있다. 겨울…
‘한 방에 훅~간다’는 농담스런 표현이 있다. 몇 번의 늦가을비와 싸늘한 북풍을 맞더니, 수은주가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나무와 잎들이 바삐 서로 이별을 나누고 있다. 캠퍼스에 뒹구는 단풍잎과 은행잎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별을 맞이할 때, 슬픔을 보듬어 주고, 아픔을 승화시켜 주는 와인은…
단풍이 짙게 물들었다. 온 산이 타는 듯하다. 우리나라 단풍도 멋있지만, 수년 전 이맘때 다녀온, 이탈리아 돌로미티(Dolomiti)산맥의 단풍이 생각난다. ‘작은 알프스’라고 부르는 돌로미티와 그 주변 산과 구릉지대에서 포도밭 풍경과 어울린 단풍은 또 다른 이국적 느낌을 선사했다. 그 때 그곳에서 단풍을…
지금은 일년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며, 그 중 최고인 10월이다. 태어난 달이라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름의 혹서와 겨울의 혹한도 아니고, 황사와 바람이 많은 봄도 아니고, 차분한 자연의 정취와 결실을 느끼는 가을이 좋은 것이다. 이런 가을에는 차가운 화이트도 무거운 레드 와인도 아…
태어나서 처음 맞은 초유의 폭염~! 110여 년 만의 최고 기온을 갱신한 지난 여름 더위의 광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9월이지만 이대로 가을을 맞기엔 그래도 아쉬워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읊조린다. “주여.. 마지막 남은 과일들이 익을 수 있도록.. 이틀만 더 남국의 태양을 허락하시어.. 짙은 포도주에 마…
한 여름 밤의 버건디 랩소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밤만 되면 생각나는 와인이 있다. 도멘느 드 라 로마네 꽁띠의 ‘라 따슈’(Domaine de la Romanée-Conti, La Tâche)다. 연구소 앞의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칠링해 마셨던 2006년의 여름밤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렇다. 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