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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age People] 미식과 건강의 빛나는 조력자, 워터 소믈리에 물이 있는 곳엔 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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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금수강산의 천혜 자연 속에서 우리의 곁에는 항상 물이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당연한 듯 여겼던 물이 갈수록 환경오염에 노출되고,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생리적 욕구에서 나아가 물의 효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식의 경험이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들에게 물도 음식과의 마리아주를 통해 새로운 영역의 맛을 창출해낸다는 것이 알려져 일상 속 미식과 건강의 빛나는 조력자로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워터 소믈리에’다. 워터 소믈리에는 물이 가진 효능과 특징에 따라 그 쓰임새를 극대화하고, 물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투입돼 비단 레스토랑 서비스뿐만 아니라 먹는샘물, 정수기, 수치 병원,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이 가능한 이들이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워터 소믈리에 특집으로, 워터 소믈리에의 개념을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한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 회장(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과 그의 제자이자 국내 대표 워터 소믈리에로서 현업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더좋은물 김하늘 부사장/워터 소믈리에, 경희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 박채원 박사/워터 소믈리에를 만나 워터 소믈리에와 물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먹는샘물의 수요 증가로

전도유망한 워터 소믈리에 전문성

 



 

소믈리에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지 어언 20여 년. 해외 유학파 셰프들이 하나 둘 한국에 자리 잡고, 해외 경험이 풍부해진 소비자들의 미식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와인은 일상에서 즐기는 음료가 됐고 한 단계 더 높은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음료가 있다.


바로 ‘물’이다. 그중에서도 ‘먹는샘물’은 ‘지하수나 용천수 등의 샘물을 물리적 처리 등의 방법으로 음용용으로 제조한 물’로, 단순히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식수 개념에서 나아가 상품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먹는샘물은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식의 마리아주인 동시에 건강을 치유하는 ‘수 치료(Hydrotherapy, 물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대체의학)’의 핵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해외에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워터 리스트업이 갖춰져 있으며, 물의 맛과 향을 전문적으로 평가, 물의 특성을 판별하고 이를 음식과 취향, 건강을 고려해 추천해주는 ‘워터 소믈리에’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워터 소믈리에의 길을 닦은 것은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다. 2001년 창설된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는 2010년 워터 소믈리에 분과를 설치, K-Water와 공동으로 워터 소믈리에 클래스를 만들었고, 자격증을 발급했다. 워터 소믈리에가 되고자 한다면 협회에서 주관하는 전문교육 이수 후 워터 소믈리에 자격 검정을 통해 민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협회는 국내 최초로 한국 국가 워터 소믈리에 경기대회를 개최했으며, 2012년부터는 협회 단독으로 자격증 발급과 워터 한국 국가 워터 소믈리에 경기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이자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 회장(이하 고 회장)은 “최근 국민소득이 높아지며 웰빙, 건강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먹는샘물의 소비량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4000억 원 규모였던 먹는샘물 시장이 2019년 10년 만에 8800억 원으로 두 배 성장했고, 2018년 대구 수돗물 유해물질 사건, 2019년 인천 수돗물 녹물, 유충사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먹는샘물 시장이 처음으로 1조 원의 규모에 다 달았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질수록 먹는샘물의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2021년에는 매출액이 1억 2000억 원 정도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와 같은 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워터 소믈리에는 비단 호텔,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워터 바, 먹는샘물 제조/유통회사, 정수기 회사, 연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이 요구될 전도유망한 직업”이라고 귀띔했다.

 

무색, 무취, 무미는 옛말
적절한 음용법 중요한 먹는샘물

 

 

그렇다면 그동안 아무런 ‘맛’이 없다고 여겨졌던 먹는샘물들의 특징은 어떻게 구별될까? 바로 먹는샘물도 와인처럼 지층, 지표, 댐, 호수, 빙하, 빗물 등 취수되는 자원이 다양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떼루아(Terroir)’로 인해 맛과 향, 청량감, 구조감, 부드러움 등의 차이가 생긴다. 또한 탄산화 정도에 따라 스틸 워터(Still Water), 에페르베센트 워터(Effervecent Water), 라이트 워터(Light Water), 클래식 워터(Classic Water), 볼드 워터(Bold Water)로 구분된다. 또 온도, pH, 미네랄 함유량, 산도, 밀도 등에 따라 미세한 맛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더좋은물의 부사장이자 워터 소믈리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하늘 워터 소믈리에(이하 김 워터 소믈리에)는 “먹는샘물의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우리가 등산 중 약수터에서 마시는 물이 유독 맛있는 이유는 온도에 있다. 국내 약수터나 우물의 평균 온도가 12.8도라고 한다.

 

한편 일본에서 가장 이상적인 물의 온도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가 우리 체온에서 약 -24도 정도 낮은 온도, 즉 12도를 가장 맛있게 느낀다고 한다. 물에도 최상의 온도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기본적으로 물의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물에서는 단맛이 날수록 맛있고, 신맛, 쓴맛, 짠맛이 날수록 맛이 없다고 본다. 단, 탄산수의 경우 신맛이 있을 때 매력적인 경우가 많고, 해양심층수는 짠맛이 날 때 비로소 개성이 도드라진다. 그리고 보통 단맛은 칼슘, 칼륨이 함유돼 있을 때, 약알칼리성일 때 나오며, 신맛은 산성인 경우, 쓴맛은 나트륨과 마그네슘, 염소 이온이 많을 때 나타난다. 나트륨과 염소이온이 함께 많으면 쓴맛보다는 짠맛이 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보통 향이 상쾌하고 맛이 깔끔, 청량한, 구강촉감 상 부드러운 물일수록 맛이 좋다고 이야기하며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컵보다는 글라스 잔에 따라 마셨을 때 맛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음식이라는 주연에 빛나는 조연, 먹는샘물

 

맛과 향이 뚜렷한 와인에 비해 먹는샘물은 뚜렷하지 않은 특징으로 물의 종류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질까 싶지만 사실 물이 미식에 기여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김 워터 소믈리에는 “싱가포르의 한 미쉐린 가이드 칼럼니스트가 했던 말 중에 ‘물은 당신의 테이블의 품격은 살릴 순 없어도, 당신의 테이블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즉 잘못된 물 선택은 그날의 미식 경험을 최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하며 “먹는샘물은 음식이 주연으로 빛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조연이자, 음식의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게 살려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마리아주를 완성시키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은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신체의 균형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고 회장은 “음식과 물을 같이 섭취하는데 음식은 소화가 되면 바로 배설이 되지만 물은 그렇지 않다. 한번 마신 물은 몸속에서 3달간 체류하면서 제 기능을 다 하게 되면 그제야 노폐물과 함께 소변으로 배설된다. 즉 한 번 잘못 마신 물은 몸에 오래 남아있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따라서 항상 좋은 물을 마시면서 몸 속 좋은 기운을 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마다 미네랄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체질에 맞는 물을 충분히(하루 2L) 마시면 잔병치레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먹는샘물의 특징을 바탕으로 고 회장은 음식과 먹는샘물 마리아주의 기본 원칙을 5가지로 이야기한다. 먼저 ‘신토불이 원칙’이다. 신토불이 원칙은 오랜 역사 속에서 음식과 함께 해 온 그 지역 먹는샘물은 단연 지역 음식과 최고의 궁합을 이룬다는 것이다. 지역의 물을 먹고 자란 로컬 식재료들을, 지역의 물로 조리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성화 원칙’이다. 음식의 재료나 조리 방법, 향신료에 따라 먹는샘물을 추천해주는 것으로, 음식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존중해주고 먹는샘물의 탄산화 정도나 미네랄 함유량, 산도, 밀도, pH 등은 조연이어야 한다. 세 번째의 구강촉감 원칙은 식감, 선호하는 풍미에 어울리는 물이어야 하며, 네 번째 탄산화 원칙은 탄산의 기포, 크기에 따라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와인 우선주의 원칙’이 있다. 음식과 함께 와인, 물을 동시에 마실 경우 와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먹는샘물의 특징과 와인의 개성이 서로 부딪히게 되면 음식의 맛을 느끼는데 방해 요소가 되므로, 먹는샘물은 와인 다음의 이차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고 회장은 “호텔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마다 기호와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음식과 먹는샘물의 조화는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제1의 원칙이다. 즉 사람들마다 구강촉감을 통한 음식과 먹는샘물과의 조화는 개별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기준을 통해 음식과 먹는샘물을 추천한다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물이 있는 곳엔 워터 소믈리에가

 


 

이처럼 특성도 다양하고, 와인처럼 보관 및 서비스 온도가 다르며, 어떤 성분과 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시너지가 천차만별인 영역이 물이다. 이에 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워터 소믈리에의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국내 레스토랑에서는 워터 소믈리에는 물론 워터 리스트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수자원이 풍부한 나라기 때문에 구태여 물을 사서 먹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고 회장은 “호텔도 초창기에는 소믈리에라는 개념보다 웨이터가 모든 것을 도맡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결국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레스토랑에서 찾아야 이에 따른 전문가도 필요해지는 법”이라고 이야기하며 “소믈리에도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는데 20여 년이 걸렸다. 워터 소믈리에는 약 10년 정도 준비를 해왔고, 소비자들의 물에 대한 기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 부족 현상과 지구환경이 오염될수록 워터 소믈리에의 성장 발전은 블루오션이다. 미래학자들이 향후 최고의 직업으로 워터 소믈리에를 꼽고 있고 제4차 산업시대에서 미래 유망직업 100개 중 워터 소믈리에가 상위에 랭크돼 있다. 앞으로 워터 소믈리에가 활동할 수 있는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소믈리에’하면 레스토랑 서비스의 영역만 떠올리기 쉽지만 워터 소믈리에는 호텔,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컨설팅회사, 먹는샘물 제조회사, 정수기 회사, 카페, 티 하우스, 양조장, 화장품 회사, 의류업계 등 물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전문 영역을 펼칠 수 있다. 워터 소믈리에의 길을 처음으로 개척한 고 회장은 현재 협회장으로서 교육과 자격 검정에 힘쓰고 있을 뿐 아니라,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농심 백산수, 코웨이 정수기, 오리온 제주 용암수, 삼성 정수기 등 다수의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Fine Water 국제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기도, 국내 최초로 ‘워터 커뮤니케이션’ 대학교재를 개발해 워터 소믈리에들의 바이블이 됐다.

 

 

연구 분야에서는 경희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 박사 박채원 워터 소믈리에(이하 박 워터 소믈리에)는 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한국 먹는 물의 ‘센서리 휠(Sensory Wheel)’을 개발했다. 박 워터 소믈리에는 “와인, 커피, 차처럼 입맛에 맞는 물을 골라서 마시는 프리미엄 워터 시대가 도래했지만 소비자뿐만 아니라 워터 소믈리에도 아직 먹는샘물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부족하고, 먹는 물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떤 품질과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매우 미비한 실정”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기능적으로 표준이 되는 먹는 물의 맛과 향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용어를 물리적으로 나타내고자 센서리 휠 체계를 정립하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의 연구로 물의 맛과 향에 대한 표현이 체계화될 것으로 보여 먹는샘물 분야에 입체감이 한층 더해질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김 워터 소믈리에는 워터 소믈리에 중 유튜브, 매거진, 컬래버레이션, 각종 이벤트 등으로 대중에게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워터 소믈리에의 역할을 소개하는 등의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더좋은물의 부사장으로서 호텔 및 미쉐린 레스토랑에 워터 리스트를 컨설팅, 소비자에게 레스토랑 경험을 배가시켜 줄 먹는샘물을 소개하고, 이를 레스토랑 매출로까지 연결시키며 먹는샘물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김 워터 소믈리에는 “컨설팅은 어떤 레스토랑을 만나느냐에 따라 답이 크게 달라진다. 레스토랑에서 물에 거는 기대, 혹은 태도, 인식에 따라서 물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컨설턴트로서 제안한 워터 리스트를 여과 없이 받아들여 줬고, 그 결과 워터 매출만 한 달에 약 천 만 원씩 나오기도 했다. 음식이나 와인에 비해선 아주 작은 수준이지만 레스토랑의 수익 매커니즘을 고려하면 물은 마진이 높은 추가 수익이 될 수 있다.”고 설파, 제대로 구비해놓은 워터 리스트로 물과 함께 최고의 식사 자리를 선사한다면, 고객은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물과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게 돼 물 매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터 소믈리에로서 요구되는 역량을 묻는 질문에 박 워터 소믈리에는 “무엇보다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물이 다른 음료에 비해 특징적인 맛이나 향이 약하기 때문에 예민한 후각이나 미각이 요구되며, 물을 더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자세가 준비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역시 워터 테이스팅이 예정돼 있다면 몇 일 전부터 식이조절을 통해 미각을 최상의 상태로 가꿔놓는다고. 이처럼 각자의 영역에서 물에 진심을 다하는 워터 소믈리에들이 있기에 앞으로 소비자들은 보다 신체 건강하고, 풍부한 미식을 경험해볼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그동안 갈고 닦은 전문성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요즘, 워터 소믈리에들의 무대가 더욱 확장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한국은 워터 소믈리에 강국,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의 발판 마련할 것”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협회장 고재윤 회장 /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워터 소믈리에의 저변이 넓지 않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워터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다. 워터 소믈리에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고재윤 1982년부터 20년 간 쉐라톤 워커힐 호텔 근무, 2001년 모교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의 교수로 부임하며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를 창설하기에 이르면서 와인연구로 세계 각국에 와인투어, 와인 품평회를 다녀 왔다. 아직 국내는 와인조차 생소하던시절, 해외 호텔 레스토랑, 미쉐린 레스토랑에 가면 항상 워터 소믈리에를 겸직하고 있는 소믈리에들이 있었고, 스파가 있는 곳이면 수치 병원이 있었다. 수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는 물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해외에서 물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것 이상의 존재였다. 그러던 중 2010년, 그동안 마셔온 와인으로 인해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을 진단받기에 이르렀고, 이때부터 수치를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먹는샘물에 눈을 뜨게 됐다. 공부를 하다 보니 먹는샘물의 영역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학문적으로도 매력적인 부분이 많아 물 전문가를 ‘워터 소믈리에’라고 처음으로 명명, 협회 워터 소믈리에 분과를 만들어 관련 클래스와 자격증 발급까지 시작했고, 대학에 음료학 개론 교과목을 개설했다.

 

박채원 예전부터 먹는 것도 좋아했지만 특히나 마시는 음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항공사에서 오래 근무하는 동안 전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음료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와인이 유명한 나라에 가면 와이너리 방문도 하고, 독일에서는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도 참여하며 나라마다 개성 넘치는 음료들에 매료됐던 것 같다. 특히나 먹는샘물의 경우 7~8년 전 쯤 네덜란드 마트에서 말리지 않은 과일과 채소, 허브를 가지고 디톡스워터로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마 그때 먹는 샘물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리고 2018년도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1등을 한 뒤 본격적으로 워터 소믈리에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대학에서 강의 및 다수의 기업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하늘 두 가지 계기가 있었다. 먼저 대학에서 음료학 개론 수업을 듣던 중 캐나다 여행을 다녀오게 됐는데, 드럭스토어 한 쪽 벽면에 가지각색의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물만으로 6~7개 냉장고가 차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것은 캐나다는 미국과 하나의 상수도를 써 수돗물의 퀄리티를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편인데 캐나다 사람들은 먹는샘물도 들고 다니며, 브리타라는 정수 물도 냉장고에 항상 구비돼 있어 정수된 물도 마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날의 기분과 경우에 따라 물을 다양하게 소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고, 이런 모습이 곧 우리의 미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또 한 번은 산학협력으로 프랑스 한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일인데, 당시물에 대한 지식이 없어 평소대로 수돗물을 끓여 컵라면에 부었더니 라면 맛이 이상하더라. 마치 치약을 먹는 느낌이었다.

 

프랑스 수돗물에 미네랄이 많다는 점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그런데 그래서 새로운 먹는샘물을 사서 끓였는데도 치약 맛이 났다. 이때 라벨을 보니 불소 함량이 높은 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세 번째만에 미네랄 함량이 적은 물로 컵라면을 제대로 먹을 수 있었다(웃음). 그렇게 유럽 사람들의 식문화를 이해하게 됐고, 왜 물이 사람마다, 음식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다른지 몸소 느끼면서 큰 흥미를 느끼게 됐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워터 바 근무를 시작으로 워터 소믈리에 대회 우승 후 정식으로 워터 소믈리에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현재 국내 먹는샘물 시장의 규모는 어떤가? 이에 따른 워터 소믈리에의 활동 양상이 궁금한데?

 

박채원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도 워터 소믈리에는 극히 소수며, 우리나라의 경우 워터 소믈리에로 활동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물론 워터 소믈리에가 있는 호텔도 현재까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먹는샘물 시장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먹는 샘물 제조업체가 61개, 브랜드가 약 250개, 수입판매업체는86개로 그야말로 먹는샘물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격이 저렴한 PB 제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고, 물 하나를 고르더라도 수원지를 확인하거나 라벨을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이나 대학에서도 먹는샘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물 전문가인 워터 소믈리에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하늘 아직 워터 소믈리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국내 워터 소믈리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나는 워터 소믈리에로서 미디어에 계속 노출되면서 대중에게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과 먹는샘물의 영역을 끊임없이 소개하고 있고, 많은 후배들 속에서 뉴페이스 워터 소믈리에도 발굴하고 있다. 최근에는 작년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준우승한 친구를 회사에 채용해 워터 소믈리에들이 설 자리를 조금씩 넓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워터 앰배서더로서 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 공유하고자 해”


경희대학교 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 박채원 박사 /
워터 소믈리에

 

최근 국내 먹는샘물 트렌드는 어떤가? 눈여겨보는 먹는샘물이 있는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하늘 최근 먹는샘물 트렌드는 다른 재화 품목과 마찬가지로 친환경이다. 특히 먹는샘물은 페트의 사용량이 아주 많다. 이미 해외는 먹는샘물 페트 생산에 규제가 들어갔고 재활용 분담금도 꽤 부담되는 수준이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는 롯데 아이시스 무라밸 먹는샘물을 중심으로 CU와 GS25 편의점 PB 워터도 무라벨로 출시하고 있다. 이번 여름까지는 삼다수, 백산수 또한 무라벨 먹는샘물을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채원 최근 먹는샘물 트렌드를 살펴보면 프리미엄 워터, 탄산수 대세를 지나 코로나 시대가 오기 전까진 소포장 먹는샘물이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플라스틱 종류, 라벨 등 친환경이 대세다.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해외에는 우유처럼 종이팩을 이용한 먹는샘물도 출시되고 있으며, 땅에 묻거나 바닷물에 쉽게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이 개발돼 추후 먹는샘물 용기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국내 최초로 산수음료에서 180일 내 물과 이산화탄소, 양질의 퇴비로 완전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성 소재인 PLA 페트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고재윤 최근 눈여겨보는 먹는샘물로는 수원지 환경이 청정지대며 미네랄 함량이 높고, 특히 실리카 함유량이 많은 아워홈 지리산수가 있다. 이는 미를 추구하는 젊은 여성에게 추천할만 하며, 또한 사람이 태어날 때 양수와 비슷하고 암반을 통해 스며든 바닷물을 육지에서 취수하는 오리온 닥터유 제주 용암수는 국내 먹는샘물 중에서는 드물게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이 풍부해 어린이와 청소년 성장발육에 좋은 물로 소개하고 싶다.

 

지금껏 경험해봤던 먹는샘물 마리아주 중 기억에 남는 하나를 꼽는다면?

 

고재윤 후라이드 치킨과 최고의 짝꿍을 콜라라고 하지만 흰 살 치킨과 라이트 워터인 프랑스 샤테르돈 (Chateldon) 먹는샘물은 조화가 상당하다. 한 번 이 조합을 맛보고 나면 콜라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중국식 쇠고기 요리와 클래식 워터인 독일의 게롤슈타이너(Gerolsteiner)도 환상적인 마리아주였고, 육류 스테이크를 즐길 때 소금으로 간을 하는 대신 나트륨 함량이 높은 클래식 워터를 함께 곁들이는 것도 좋은 시너지를 이룬다.

 

박채원 보통 마리아주는 음식과 음료의 궁합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년간 경험해본 결과 한 가지가 더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 음식과 음료를 먹고 마실 때 누구와 있었는지, 어떤 분위기였는지다. 한편 최근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여행이 어려워져서 그런지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마리아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을 갔을 때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을 앞에 두고 뜨거운 햇볕 아래 맛있는 화이트와인과 먹는샘물을 함께 마셨던 것이다. 화이트와인에 먹는샘물을 조금씩 부어 마시면 화이트와인의 맛이 물의 종류에따라 달라지는데, 그때 다양한 먹는샘물과 와인을 페어링했던 것이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김하늘 가장 처음 먹는샘물과 음식의 마리아주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워터 바에서 크로켓과 이탈리아 탄산수 라우레타나(Lauretana)를 함께 먹었을 때다. 크로켓은 기름기가 많아 쉽게 물릴 수 있는데 라우레타나가 크로켓으로 기름진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며 다음 한 입이 또 새롭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때 마리아주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경험은 평소 다양한 마리아주를 경험해보고 싶어 종류별로 5가지 정도 물을 가지고 다니는데, 안면도에서 게국지를 먹으면서 해양심층수를 마셨을 때의 일이다. 당시 생각보다 둘의 마리아주가 맞지 않아 결국 스텐리스 잔에 있는 정수기 물을 마셨는데, 입에 컵이 여러 번 닿았던 탓인지 어느새 정수기 물에서 비릿한 맛이 나더라. 그런데 해양심층수를 다시 마셔보니 해양심층수는 처음 마셨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그때 해양심층수는 물의 속성과 음식의 속성이 맞았기 때문에 서로 이질감 없이 끝까지 음식과 물의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이 음식의 고유 성질을 유지해준다는 것을 경험한 새로운 마리아주였다.

 



 

“전문 직업인으로서
워터 소믈리에의 비전, 후배 소믈리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더좋은물 김하늘 부사장 / 워터 소믈리에 



다방면에서 워터 소믈리에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데, 앞으로 소믈리에로서의 비전 및 계획은 무엇인가?

 

김하늘 셰프들이 예전부터 인지도는 있었지만 TV 프로그램이나 미디어를 통해 더욱 소비자들과 가까워졌듯, 미디어와 가장 친한 워터 소믈리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이를 통해 후배 워터 소믈리에들에게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주고,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 세계에는 3600가지가 넘는 프리미엄 워터가 있다. 가장 비싼 물은 3600만 원이고, 두바이에서는 60만 원짜리 물이 흔히 팔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유리병에 든 물도 흔치 않고, 값도 아직 상당히 저렴한 축에 속하는데, 이러한 먹는샘물 시장의 퀄리티 제고도 워터 소믈리에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나가고 싶다.

 

박채원 워터 소믈리에로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료 전문가들에게 물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수 있길 바라며, 우리나라 먹는샘물도 프리미엄화해 전 세계에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다양한 호텔과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물 컨설팅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워터 앰배서더로서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또한 이번 박사 논문을 통해 발표한 센서리 휠이 국내 먹는샘물에 한정돼 있다면 추후에는 전 세계 먹는샘물을 통합하는 센서리 휠을 연구, 발표하고 싶다.

 

고재윤 지난해 한-중 워터 소믈리에 대회를 제주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이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여파가 잠잠해지면 언젠가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한국 국가 워터 소믈리에 경기대회를 확대, 세계 워터 소믈리에 경기대회의 주최국이 한국이 되고, 한국을 세계적인 워터 소믈리에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적인 워터 소믈리에 스타를 만들어 내고 싶다. 또한 워터 소믈리에 자격도 세계에서 유일한 자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슬로베니아에는 이미 우리 협회의 워터 소믈리에 자격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자격검정은 럭셔리 워터 유통사 Purelogica의 존 주(John Zhu) 대표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중국 부회장 으로서 2년전부터 함께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러 가지가 보류돼 있는 상태지만 늦어진 만큼 철저한 보강 및 준비를 하고 있으니 협회, 그리고 워터 소믈리에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장소협찬_ 정화예술대학교 남산캠퍼스 ‘항공호텔관광학부 실습실’

 

 

올해 창학 70주년을 맞은 정화예술대학교는 트렌드의 중심이자 관광산업의 핫플레이스인 명동을 기반으로 한 도심형 특성화 대학이다. 명동 관광특구를 비롯한 지역 내 6개의 관광특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쇼핑, 관광의 중심지로 다양한 유형의 관광 상품 및 특급호텔들이 포진해 있어 취업과 관련된 산업체의 개발과 협력이 용이하다.


정화예대 항공호텔관광학부는 관광산업현장의 요구에 맞춰 항공서비스 전공, 호텔관광서비스전공으로 전공을 세분화했다. 취업에 강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실무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실습비용 전액을 대학에서 지원한다. 또한 모든 실습수업은 20명 이하의 정원으로 운영해 세심한 실무 기술 습득이 가능하도록 지도한다.


호텔관광서비스전공의 실습실은 커피 바리스타, 칵테일, 와인 소믈리에 실무 실습이 가능한 공간을 갖추고 있어 호텔, 외식, 카지노 등관광산업 전 분야에서 요구하는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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