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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금)

정승호

[정승호의 Tea Master 17] 중국 6대 분류의 티 가공 ① 백차

- ‘인위’를 줄이고 ‘무위’의 향미를 담은 백차

•‌티(Tea)는 서양에서 오직 차나무의 찻잎으로만 우린 음료를 지칭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차(茶)는 찻잎, 차나무, 찻물을 모두 지칭하고, 찻잎이 아닌 식물을 우린 음료도 차라고 표기하므로, 본 지면에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찻잎을 사용한 상품을 ‘티(Tea)’로 표기한다.
•단, 중국 티의 이름은 우리나라 한자어 ‘茶’의 독음을 원칙으로 표기하고,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른 이름도 병기했다. 단, 일본 티의 이름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다.



중국에서 티의 가공 역사는 티를 처음으로 마시기 시작한 순간부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끓여 먹는 방식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티백으로 우려내기까지의 간략한 설명과 함께 티의 6대 분류 중에서 특히 ‘인위(人爲)’를 최소화하고 ‘무위(無爲)’로 생산하는 백차(白茶)부터 그 가공 과정을 소개하기로 한다.


시대별, 지역별로 다른 티의 가공 방식
중국에서 차나무의 재배는 그 전통과 역사가 매우 깊다. 그리고 차나무에서 딴 찻잎을 가공하는 방식도 수천 년에 걸쳐서 변화해 왔다. 그 장구한 세월 속에서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거듭됐지만, 각 시대별, 지역별로 독특한 가공 방식으로 발전, 변천돼 온 것도 사실이다. 이와 함께 오늘날에는 티의 6대 분류라는 큰 틀 속에서 그 가공 방식이 매우 다양하게 발전했다. 또한 티의 품질은 산지의 떼루아에 크게 좌우돼 가공 방식도 현지의 농업적인 환경과 전통에 의존, 오늘날 중국에서는 티를 가공하는 방식이 지역마다 서로 다른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시대마다, 지역마다 전부 다른 매우 다양한 유형의 티들이 생산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6대 분류 티를 모두 생산하는 종주국인 만큼, 수백, 수천 종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의 티가 오늘도 만들어 진다.


초기의 자연건조에서 현대의 티백까지
티의 가공 역사에서 최초의 가공 형태는 매우 단순했다. 초창기에는 찻잎을 차나무에서 딴 뒤 곧바로 뜨거운 물에 넣어 우려내 먹었기 때문이다. 그 뒤 찻잎을 즉시 우려내 먹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해 우려내 먹는 방법들도 강구했는데, 바로 햇볕에 건조시키는 방법(또는 위조)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티 가공 역사의 첫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열로 찻잎이 건조되면 최종 티의 특성과 향미에 영향을 주는 자연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매우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러한 자연 건조 방식을 익혀 왔고, 또한 이 건조 방식은 백차를 비롯, 다양한 티의 가공 방식으로 오늘까지 적용하고 있다. 그 뒤 중국의 6대 분류인 백차, 녹차, 황차, 청차, 흑차, 홍차의 가공 방식은 찻잎의 특성, 시대적 요구, 운송 방식, 맛과 향미, 건강적인 효능 등의 요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발달해 왔다.


한편 이렇게 다양한 가공 방식으로 생산된 티들은 오늘날에는 티백에 담겨 전 세계에 퍼지면서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다. 또한 찻잎에 산지에서 찻잔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은 오늘날 대량 생산을 위해 각 산지마다 표준화, 산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의 생산자들은 품질성보다 생산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장인들의 독특한 개성이 깃든 소규모의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생산되는 티들도 많다.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은 생산성, 효율성보다는 산지의 독특한 떼루아의 특징을 티에 잘 담아 낼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을 인정을 받고 있다.


백차(白茶, White Teas)
푸젠성이 특산지인 백차는 매우 싱그럽고 섬세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향미가 훌륭해 중국에서는 청나라 시대부터 크게 이름을 떨쳤다. 중국의 푸젠성에서도 푸딩시, 정허현, 젠양시가 대표적인 산지다. 참고로 말하면, 백차는 그 향미가 빼어나 최고급 상품 작물로 떠올라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홍차 산지인 인도의 다르질링, 홍차 수출 1위국인 케냐의 산지를 비롯해 그 생산지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백차는 전통적으로 초봄에 약 2주에 걸쳐 매우 짧은 기간에 수확되는 최고급 새싹들로 가공 및 생산되기 때문에 청나라 시대에서는 황제나 고위관리에 바치는 진상용 물품으로 준비됐다. 이와 같이 백차는 오래전부터 최고급 티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가공 과정은 정작 다른 분류의 티와는 다르게 매우 소박하고 최소한에 그친다. 백차의 향미는 ‘사람의 가공’을 통해 생긴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하늘, 바람, 햇살, 습도 등과 같은 ‘자연의 가공’으로 생긴 것을 최고로 치기 때문이다.


백차의 종류
백차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백호(白毫)’라는 하얀 잔털로 뒤덮인 새싹만으로 만든 것과 새싹과 찻잎을 섞어서 만든 것이다. 전자에는 은침(銀針, Yin Zhen, silver needles)이 있고, 후자에는 백모단(白牡丹, Bai Mu Dan)과 수미(寿眉, Shou Mei)가 있다. 이들 백차는 위조(萎凋, Withering)(시듦)와 분류(分類, Sorting)의 두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위조(萎凋, Withering)
위조 과정에서는 찻잎들이 고르게 시들도록 대나무 선반 위에 흩어 놓는다. 외부 조건이 좋으면 찻잎들은 선반 위에서 약 12~24시간 동안 자연 그대로 건조된다. 건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팬을 사용해 공기의 순환을 빨리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특히 대규모의 생산 시설에서는 찻잎 위조용 건조 기계들이 별도로 사용되고 있다. 백차에서는 향미의 품질을 결정하는 유일한 가공 과정인 만큼 매우 중요시된다.


-분류(分類, Sorting)
백차는 가공 과정이 최소한에 그쳐 위조 과정 다음으로 곧바로 분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부서진 찻잎과 다른 이물질이나 잔여물을 골라내고 오직 온전한 새싹과 찻잎만이 남도록 한다. 전통적으로는 그러한 선별 과정을 위해 종종 눈의 크기가 다양한 체들이 사용되는데, 특히 줄기나 가지들은 사람이 손으로 직접 골라낸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분류 과정도 보통 기계를 사용한다. 이것이 전통적인 백차의 마지막 가공 과정이다.


-고온 건조(高溫乾燥, firing)
백차의 일반적인 가공 과정에서는 거치지 않는 단계이다. 모단(牡丹, 무단, Mu Dan) 품종의 차나무에서 딴 약간 낮은 품질의 찻잎들의 향미와 모양에 변화를 주기 위해 종종 적용된다.



세계의 명차 62_ 다르질링 퍼스트 플러시



다르질링 퍼스트 플러시 ‘클래식(DARJEELING FIRST FLUSH CLASSIC)’
이 다르질링 티는 이른 봄에 찻잎을 따서 오직 소량으로만 생산돼 그 가치가 높다. 향이 굉장히 풍부하고 섬세해 ‘티의 샴페인’이라고도 한다. 한 해의 첫 수확물로 만들어서 ‘퍼스트 플러시(First Flush)’라는 표기가 붙었다. 이 퍼스트 플러시에는 ‘골든 팁(Golden Tip)’이라는 황금색 고품질의 어린 새싹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러한 티를 우려내면 찻잎이 녹색으로 변화한다. 다르질링 지역의 다원에 있는 차나무의 ⅔은 시넨시스 품종이며, 이 품종으로 생산하는 다르질링 티 중에서 유명한 향미로는 아몬드 향을 들 수 있다.


마시는 법

300ml 용량의 서양식 티포트에는 6g 정도의 찻잎을 70~75℃의 물로 4분간 우린다.
자사호나 개완에는 ⅓가량의 찻잎을 70~75℃의 물로 30초~5분간 우린다.
※ 차의 이름은 ‘중국어 병음의 한글 표기법’에 따라 표기했다.


정승호
(사)한국티(TEA)협회 회장,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티(TEA)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 및 연구 기관이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외식 음료 산업의 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백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허브차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티를 시음하며 향미를 감별하는 훈련과정(Tea Tasting & Cupping)과 티 산지 연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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