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orum Preview] 제자리로 돌아온 생활형 숙박시설, 시설 특성 살린 포지셔닝으로 국내 숙박 수요 넓히나

2021.10.13 09:00:00



 

생활형 숙박시설은 서비스드 레지던스 개념이 들어오면서 부동산임대업과 숙박업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숙박시설로 자리잡았다. 분양과 객실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숙박업이 생활형 숙박시설인데, 레지던스의 장기체류 성격까지 더해져 전입신고 허용과 대출규제 및 전매 제한 대상으로 보지 않은 법의 허점이 ‘주거형’ 생활형 숙박시설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올해 4월, 숙박시설이라는 본질에 따라 주거형 생활형 숙박시설의 철저한 규제가 실시되면서 숙박업으로서 생활형 숙박시설의 방향이 기존 분양형호텔 모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아직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양형 호텔이라 생활형 숙박시설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의 숙박업의 필요성이 엿보이는 가운데, 생활형 숙박시설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호텔앤레스토랑>이 올해 30주년을 맞아 매달 연재하고 있던 전문가 좌담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잠정적 연기됐다. 이에 따라 본 지면은 그동안 좌담회를 통해 다뤄보려고 했던 주요 이슈들을 예고 기사로 미리 현안을 살펴보는 지면이다. 예고 기사로 다룬 주제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추후 좌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의 전신, 서비스드 레지던스

 

생활형 숙박시설의 탄생은 국내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도입과 관련이 있다. 외국인 장기체류자를 겨냥한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과 다름없는 서비스는 제공하되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그 취지로, 보증금 등 전세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장기체류자들에게 최적의 시설이었다. 장기계약으로 인해 호텔보다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88년 스위스그랜드호텔을 시작으로 오크우드, 프레이저 스위츠 등 서비스드 레지던스 브랜드가 2000년대 초반에 속속 론칭했다.

 

이후 장기체류형 숙박의 가능성을 본 이들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호텔식 임대주거시설’로 받아들이고 국내 자생 레지던스 브랜드를 오픈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라는 숙박업 형태가 없었던 터라 해당 건물들이 숙박업이 아닌 부동산임대업으로 등록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장기체류형 숙박을 목적으로 하던 서비스드 레지던스들이 관광호텔의 주 상품인 단기투숙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자 호텔과의 갈등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2006년, 한국관광호텔업협회가 수도권 레지던스 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마침내 2010년 4월 레지던스 업체들의 불법 영업이 인정됐다.

 

그러나 2011년 7월, 인바운드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정부는 외래관광객 1000만 명을 목표로 삼았고, 숙박시설의 부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자 허공에 떠있었던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합법화시키게 된다. 그렇게 보건복지부의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기존의 일반숙박업과 비교해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업’으로 명명,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생활형 숙박시설의 형태를 띄게 됐다.

 

 

주거의 개념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생활형 숙박시설

 

공중위생법 제2조 제2항, 그리고 동법 시행령 제4조에 의하면 숙박업은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인데 취사가 불가능한 ‘일반숙박업’과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업’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생활형 숙박시설은 취사를 포함해 자고 머무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시설이므로 건축법에 따른 용도변경 없이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생활형 숙박시설이 다른 부동산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 성질이 드러나면서 분양사업자들에 의해 주거형 시설로 둔갑하고 말았다. 정부 부처 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해 행정안전부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호텔과 달리 취사가 가능하고 거주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전입신고를 허용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는 이를 임시거주로 보고 아파트에 적용되는 대출규제 및 전매 제한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민낯이 드러난 생활형 숙박시설의 틈새를 놓칠리 없는 분양사업자들이 이를 주거형 상품을 개발했다.

 

게다가 생활숙박업은 국토교통부의 건축법도 따르기때문에 매매계약과 동시에 생활숙박업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므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할 수 있었고, 숙박업이라 준·주거 및 상업지역에 들어설 수 있어 주로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노른자위 땅이나 빼어난 조망권에 위치, 절세형 투자상품으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전국 각지의 몫이 좋은 터에 생활형 숙박시설이지만 형태는 40~50평형의 아파트 모양을 하고 있는 곳들이 2015년도부터 2016년 새에 우후죽순 들어섰다.

 

결국 생활형 숙박시설이 부동산 투기를 과열시키게 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거시설이 아닌 숙박업임을 다시금 강조하기에 이른다. 개정된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공고 시 ‘주택 사용 불가, 숙박업 신고필요’의 문구를 명시토록 했으며,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 이후 숙박시설들

주거시설 형태로 숙박업 운영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건축물 시행령의 개정으로 올해 4월 이후로 분양된 생활형 숙박시설은 무조건 생활숙박업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주거를 목적으로 분양한 수분양자들이 갑자기 숙박시설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터. 이에 따라 기존 분양형호텔의 형태처럼 수분양자들이 전문 호텔 운영사와 위탁운영계약을 맺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분양형호텔에서 발생했던 여러 잡음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편입됐다는 점이다.

 

분양형호텔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장 대표인 문제로는 수분양자와 운영사 간의 수익분배 갈등이 있다. 물론 이는 분양가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시행사가 무리한 확정수익을 제시한 것에서부터 잘못 꿰진 단추다. 하지만 운영 단계에서 이에 관여하는 시행사는 거의 없기 때문에 호텔은 호텔업의 이해가 부족한 수분양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 호소하고, 수분양자들은 운영 손실이 나도 운영사는 손해보지 않는 교묘한 수익분배구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첨예한 대립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그렇지 않아도 분양을 목표로 한터라 호텔운영을 전제로 시설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호텔로서 매력도가 낮은 상태로 오픈, 관광호텔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 쉽지 않았던 분양형호텔이었다. 그런데 이미 준공을 앞둔 생활형 숙박시설은 로비조차도 구성돼 있지 않아 정상적인 호텔 운영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법무법인 율촌 김택수 변호사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개의 건물에 복수의 소유권이 존재하는, 이른바 집합건물로 건축되기 때문에, 생활형 숙박시설의 소유 및 관리에 대해서는 역시나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집합건물법은 국내 법령 중 가장 해석이 복잡하고 어려운 법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고 귀띔하며 “분양형호텔에 대한 상당수의 법률 분쟁이 집합건물법과 깊이 관련 있었음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생활형 숙박시설을 분양 받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집합건물법을 숙지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참고자료_본지 [2021년 9월호 율촌의 Law Mentoring] 분양형 호텔 길라잡이_ 분양형 호텔의 기본적인 법률관계에 대한 검토

 

 

개별 숙박업 운영에도 어려움 있어

생활형 숙박시설 전문 위탁운영 업체까지 등장

 

호텔이 아닌 다른 숙박업으로 운영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실제로 분양형호텔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분양상담사들이 국내에서 아직까지 허용되지 않은 공유숙박영업을 생활숙박업의 형태로 합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매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던 것.

 

에어비앤비의 공식 파트너사인 생활숙박시설 전문 운영업체 핸디즈 정승호 대표(이하 정 대표)는 “분양상담사들은 단순히 생활형 숙박시설이 숙박업이라는 이유로 에어비앤비 숙소를 분양 메리트로 어필했지만, 2018년 즈음 준공을 마친 개별수분양자들이 생활숙박업을 등록하려고 보니 구청에서 승인이 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숙박시설로 운영이 되려면 적어도 주기적인 건물, 시설 관리 및 심사를 받고, 로비 등 기초 시설 구비가 돼야 하는데 한 건물에 여러 영업자들이 있으면 숙박시설 운영이 제대로 이뤄질리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당시만 하더라도 주거 규제가 없었으니 숙박업 운영이 안돼도 본인이 거주하거나 전세를 놓는 등 대안이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숙박업 운영이 불가피해졌고, 지속적으로 숙박업 운영을 희망하는 개별 수분양자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30실 이상의 객실에 전문 운영사가 배치된 경우 동일 건물 내 복수의 영업신고를 받아주겠다는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2020년 8월에 발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개정안은 비단 생활형 숙박시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분양형호텔에서도 운영사와의 계약 해지 및 재위탁과 관련해서도 잡음이 많자 ‘30객실 또는 연면적 1/3 이상을 확보한 수분양자(관리단)에게도 복수 영업 신고를 허용하고 접객대(로비, 바, 프론트) 등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분양형 호텔로 생활형 숙박시설을 운영하지 않은 수분양자들도 생활숙박업 영업을 하게 됐고, 기존의 호텔 운영사가 아닌 핸디즈, 홈즈컴퍼니, 하우스사라와 같은 생활형 숙박시설 전문 위탁운영사들이 등장해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재정의를 내리고 있다.

 

 

다양한 프레임 입을 수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

 

생활형 숙박시설의 숙박 운영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자, 취사가 가능하고 장기체류에 적합한 숙박시설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에어비앤비가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는 공유숙박에 대한 국내 법 적용이 없어 그나마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에서 공유숙박을 한정적으로 허용해 왔다. 그러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외 무허가로 공유숙박업의 형태를 갖춰 불법 운영하는 숙소들의 증가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을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까지 공유숙박의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등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채 계류돼 있던 상태였다.

 

정 대표는 “에어비앤비는 숙박 예약 플랫폼이기 때문에 생활형 숙박시설 이외에도 다양한 숙박시설이 등록돼 있지만 생활형 숙박시설은 에어비앤비가 최초로 추구했던 공유숙박 모델에 상당히 최적화돼 있는 시설이었다. 그동안 중장기 공유숙박에 대한 수요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단위에서 니즈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고, 이번 건축법 개정안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이 최초 도입 취지인 중장기 투숙객 유치의 숙박시설로 정의돼 퍼즐이 맞춰진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만 생활숙박업이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과 다른 점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개별 호스트가 상주하며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면, 생활숙박업은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개념이라는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상호간의 시너지에 따라 지난해 8월 에어비앤비는 핸디즈와 함께 생활형 숙박시설을 적극 유치, 여행자들의 숙소 선택권을 늘리고 한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협력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핸디즈는 자체 생활형 숙박시설 브랜드인 어반스테이 5곳과 르컬렉티브 1곳을 에어비앤비에 제공하고 있다. 핸디즈 외에도 에어비앤비는 체스터톤스호텔앤레지던스, 슈퍼호스트 등의 생활형 숙박시설 전문 위탁운영사와 지속적인 MOU를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 및 임대관리 사업의 홈즈컴퍼니가 기존 생활형 숙박시설에 코리빙(Coliving) 서비스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숙소도 선보이고 있어 홈즈컴퍼니와도 손잡고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분양형호텔의 교훈, 답습해선 안돼

 

한편 분양형호텔의 선례에서 보듯 생활형 숙박시설도 검증되지 않은 운영사의 난립으로 건전한 시장 조성에 어려움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동안 분양형호텔은 불어나는 공급량에 맞춰 호텔 운영의 전문가 집단이 아닌 재무적 이득만을 꾀하는 운영사들이 속속 등장, 운영사-수분양자간의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던 터였다.

 

이에 지난해 12월 21일, (사)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에서 진행한 ‘분양형호텔의 문제점 해결방안 토론’에서는 분양 전 공개 법령이 부재하고, 주무관청이 상이한 가운데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므로, 시행사와 운영사에 대한 검증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기관을 두고 이들의 공식적인 위탁운영을 할 수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도입취지에 따라 ‘장기투숙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에 생활형 숙박시설 운영사는 단·장기 투숙 비율을 조율하며 수익률을 높일만한 노하우와 자본,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곳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현재 생활형 숙박시설은 법에 대한 이해 없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많은 영세운영사에서 시설관리하던 업체들까지 운영사라고 칭하지만 실제로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져야 하는 곳은 시행사와 시공사, 그리고 소유주다. 따라서 운영사가 법적 지식이 명확한지, 운영 방안을 가져왔을 때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시설, 대비 이뤄져야

 

이처럼 하루빨리 운영사의 검증이 필요한 이유 중 또 다른 문제는 앞으로 생기는 생활형 숙박시설 이외에도 기존의 약 7만 여개(2019년 6월 30일 기준 6만 4923개, 문화체육관광부)에 달하는 공급이 예견된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가 시행령 개정 시 이미 주거용으로 분양된 시설에 대해서는 2년간 이행강제금을 면제하는 대신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실제로는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주거용으로 용도변경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주차면과 토지용도 때문이며, 이외에도 주거용으로 지었던 탓에 구조적으로 제한 받았을 부분이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해서만 용도변경을 하도록 일종의 혜택을 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생기는데 그도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를 허용해준다면 생활형 숙박시설과 같은 법적 분류를 갖는, 근린생활시설이나 업무용 오피스텔 등의 경우도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정부 주거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라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애초에 ‘주거용이 가능한 구조와 입지에 지어진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해서만 용도변경이 가능하단 뜻으로, 이는 극소수의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2년 여의 유예기간이 있어도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생활숙박업을 영위해야 한다. 결국 공급량에 따라 운영사의 수요는 높아질게 불 보듯 뻔한 상황.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앞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이 당면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국내 숙박시장에서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인지 운영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국회에서 생활형 숙박시설을 분양대상 건축물에서 아예 제외하자는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게 하기 위한 복안인 것 같은데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운영사는 수분양자의 재산을 운용하는 이들인데, 생활형 숙박시설 정도의 금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업종 중 유일하게 숙박업 운영사에만 면허나 자격제한 등의 규제가 없다. 전체 숙박업을 봤을 때 생활형 숙박시설은 숙박업 다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보인다. 때문에 미래를 위해 분양을 금지하기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들을 안정화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운영사의 자질 문제를 보다 주의깊게 들여다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숙박시장 내 독자적 영역 구축이 숙제

 

어떻게 봐도 숙박업이었지만 숙박시설의 일부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던 생활형 숙박시설. 코로나19로 어려운 것은 물론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하던 국내 숙박시장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이룰지 앞으로의 방향성이 중요해졌다. 정 대표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숙박시장에서 건전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곧 분양형호텔이라는 인식, 그리고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호텔에서 파생돼 변질이 된 시설이라기보다 하나의 새로운 독자적 숙박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법적으로도 구분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수용할 수 있는 고객 타깃군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숙박시장을 확장시키고 관광객들의 숙박 경험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이 장기체류형 서비스드 레지던스로서 단순히 여행지 수요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투숙 니즈를 채워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INTERVIEW

 

“생활형 숙박시설 통해

전에 없던 새로운 숙박 선택지 제공할 것”

핸디즈 정승호 대표

 

 

 

핸디즈에서 생활형 숙박시설 위탁운영을 맡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생활형 숙박시설에 관심을 둔 것은 에어비앤비 때문이었다.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플랫폼을 넘어 숙박 아이콘으로 이미 글로벌에서 증명 된 콘텐츠임에도 국내에서는 이를 잘못 이용하는 불법 호스트들에 의해 평가절하돼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에 어떻게 하면 에어비앤비 내에서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살아보는’ 숙소를 합법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당시 외국인도시민박업은 이미 말이 많았던터라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던 중 생활숙박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그때까지만해도 주거시설로 활용되고 있던 생활형 숙박시설이었기에, 해당 주거형 시설에 서비스드 레지던스라는 전문 서비스를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핸디즈에서 위탁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과 위탁운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핸디즈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 브랜드는 어반스테이와 르컬렉티브가 있다. 2020년 8월 어반스테이 광안해변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5곳의 어반스테이와 1곳의 르컬렉티브를 운영 중이다. 어반스테이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원룸 객실이 주력 상품인 브랜드고, 르컬렉티브는 투룸 이상의, 가족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위탁계약은 분양형호텔과 다르게 기간 단위가 크지 않다. 언제든 운영사를 바꾸고 싶으면 바꿀 수 있도록 해지의 자율성은 주되 객실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비용은 수분양자가 부담한다. 수익분배는 전체 운영 매출에서 네 가지, 청소 및 세탁관리, 소모품 구매, 관리비를 빼고 남은 순수익을 수분양자에게 70%를 지불하는데, 분양가에 따라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나머지 30%는 핸디즈에서 집행하는 마케팅비나 현장 투입 인건비 등이 포함돼 있다. 핸디즈가 거의 모든 것을 위탁운영하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위탁계약 이후에는 운영의 어떤 측면에도 관여할 필요 없이 매달 수익금을 정산받기만 하면 되는 구조다.

 

핸디즈에서 이야기하는 ‘호텔과 에어비앤비, 그 사이 어딘가 완벽한 지점’의 생활형 숙박시설 정의가 인상적이다.

핸디즈의 생활형 숙박시설은 그동안 에어비앤비에서 아쉬움을 느껴왔던 전문가 케어 부재를 보완한 시설이다. 아무래도 개별 호스트들은 부업으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전업으로 하더라도 매일같이 숙박시설을 관리하는 것은 노하우없이 힘든 일이다. 핸디즈는 2015년 8월부터 지금까지 에어비앤비의 숙소들의 청소부터 세탁, 침구렌탈, 각종 비품 공급과 더불어 숙박시설 전문 운영 인력을 제공해주고 있어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있다. 이처럼 공유숙박의 형태, 장점은 가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케어를 통해 장점만 모아놓은, 그런 숙박시설을 생활형 숙박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핸디즈의 모토를 기반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생활형 숙박시설은 타 숙박시설과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제공하는 서비스나 운영적 측면에서도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핸디즈는 하이엔드 숙박시설인 호텔에서 집중하는 인력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휴먼터치가 없어도 꼭 필요한 것만으로 편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에 숙박의 의미를 더했다. 전 지점이 모두 자동화가 돼 있어 고객이 직원을 만날 일은 없으며, 300실을 기준으로 현장에 있는 직원이 많아야 4~5명 정도다. 모든 업무는 본사에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해결한다.

 

이를테면 체크인 당일 11시쯤이 되면 예약 고객에게 호수와 비밀번호에 대한 안내 문자가 가고, 체크인 30분 전에 전 층, 전 객실의 비밀번호가 체크인 고객에 맞춰 바뀐다. 그리고 체크아웃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초기화된다. 입실 시간동안 고객은 자유로이 객실을 이용하고, 현장 직원들은 청소나 세탁 품질관리, 시설관련 문제 발생 시 대처, 고객응대를 하고 있다.

 

그동안 경험해온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고객 니즈는 어떻다고 평가하나?

객실에서의 취사를 원하는 니즈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장기투숙을 해도 단순히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 아닌, 제2의 집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것이다. 가장 예상치 못했던 수요는 입시철 학생들이다. 수능을 앞두고, 혹은 수능 이후 실기를 치르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한 두달씩 객실을 예약해 이용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부동산에서 빌라나 원룸의 달방을 구했다면, 생활형 숙박시설은 보증금 없이도 시설을 장기로 이용할 수 있어 메리트가 되고 있다.

 

핸디즈가 바라보는 생활형 숙박시설의 비전과 이에 따른 운영 목표는 무엇인지 이야기한다면?

우선 생활형 숙박시설의 미래가 있기 위해서는 시설의 콘셉트가 명확히 자리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단순히 아파트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되기 때문에 시공 TS 단계부터 전문 운영사가 참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숙박시장 내에서 방향성만 잘 잡는다면 생활형 숙박시설은 얼마든지 여타의 숙박업과 다른 독특한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핸디즈도 생활형 숙박시설을 통해 비단 여행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주거의 개념에 있어 생활 반경을 넓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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