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의 Law Mentoring] 시대적 변화와 함께 달라진 '준법경영'의 가치

2020.10.27 08:50:50


SNS가 발달하면서, 나홀로 개인들도 공영방송 못지 않은 파급력을 가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어떤 기업들은 영향력 있는 개인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뒷광고(금전을 받지 않고 받은 것처럼 속인 콘텐츠)’하는 바람에 문제가 됐고, 반대로 어떤 개인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홍보에 대한 대가로 기업에게 ‘협찬’을 강요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유명 호텔을 대상으로 공짜 숙박을 요구했다가 해당 호텔로부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해외 유명 유튜버의 사례도 있다.


바야흐로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는 시대, 각자가 각자에 대한 분노를 거리낌 없이 쏟아내는 시대다. 이렇게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는 판옵티콘(Panopticon) 같은 시대에서, 모두가 입을 모아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가치 중에 하나가 바로 ‘준법(遵法)’의 가치다. 과거에는 준법경영이 기업의 이윤 추구와 배치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면, 이제는 단순히 사회적 책무의 의미를 넘어 기업의 시장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으로 기능하게 됐다. 언제 어떤 내용의 화살을 맞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착한 기업을 원하고, 착한 기업을 소비하고 싶어 한다. 더 분명하게는, 착한 기업과 함께하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소비하고 싶어 한다. 호텔업계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호텔이야말로 각종 SNS에서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 중 하나임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각 호텔들에게 특히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겠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의 시대

‘Compliance’는, 준수한다는 의미의 ‘Comply’에 접미사 ‘-ance’가 붙은 단어로, 법을 준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업경영에서 화두가 된 컴플라이언스란 바로 기업을 경영하면서 법을 준수하는 것, 즉 준법(遵法)을 의미한다.


컴플라이언스의 개념은 본래 금융부문에서 자금세탁을 예방하고 적발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전된 개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분야에 적용되는 법률들이 복잡·다양화되면서, 금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별로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수요가 극대화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각종 분야에 적용되는 법률들이 복잡·다양화되면서, 법을 준수하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법이 너무 어려워 ‘몰라서’ 못 지키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법을 준수하는 것의 난이도가 상승하는 것과 무관하게, 법을 위반함에 따른 제재의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각종 민사 소송 내지 대외적 이미지 손실에 따른 피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나, 이에 더해 호텔을 운영하는 기업에 내려지는 각종 형사상·행정상 철퇴 역시 기업의 운영에 엄청난 타격을 줄 정도로 거세지고 있다. 최근과 같이 규제의 양적·질적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호텔의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는 정도의 의미에 그쳤다면, 이제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기 위해, 나아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법을 준수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결국 기업의 경영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존립을 사수하며,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을 준수하는, 선진국형 준법문화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컴플라이언스의 프로세스

법을 준수하기 위해서 어떠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명제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법을 준수한다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법을 그냥 따르면 되는 것 아닌가?


컴플라이언스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복잡·다양해진 규제에 대한 이해를 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규제 리스크를 사전적으로 이해한 상태에서 흔들림 없이 의사를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매번 모든 법률적 이슈를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하는 목적은, 단순히 규제가 있으니 조심하자는 일차원적인 목적이 아니라, 여러 차원의 리스크들을 사전에 식별한 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경우 우선 순위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준법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있다. 다시 말해서, 수많은 리스크 중 어디까지를 대응해야 할 법적 위험으로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작업인 것이다.


위와 같은 목적 하에, 컴플라이언스는 일반적으로 ①전체 컴플라이언스 관련 리스크들의 풀(Pool)을 정비하고, ②이렇게 식별된 리스크들을 발생가능성(Likelihood)과 영향도(Impact)를 기초로 분류하며, ③이러한 분류결과를 기초로 주요 리스크(최우선 개선 대상), 중간 리스크(중장기 개선 대상), 낮은 리스크(현행 유지)로 분류한 뒤, ④이렇게 분석된 결과를 기초로 업무절차를 개선하고, 내규를 정비하며, 사내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호텔산업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정비함에 있어 

특히 고려해야 할 사항들

그렇다면 호텔산업에서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정비하면서 특히 고려해야할 리스크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일반적으로는 사내 직원들에 대한 다방면의 인터뷰와 사내 예규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세하게 리스크 풀을 정비한 뒤 이를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해야 하나, 이하에서는 큰 틀에서 대략적으로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호텔산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리스크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일 것이다. 예시를 들자면, ①고객과 숙박계약 내지 호텔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각종 예약·취소 내지 위약금 문제와 관련해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계약서의 내용이 명확히 작성됐는지, ②고객과 숙박계약을 체결하면서 취득한 고객 정보와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위반될 만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③고객이 호텔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인적·물적 손해를 입게 됐을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잘 마련돼 있는지, ④고객의 폭언 등이 있을 때 분쟁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이 갖춰져 있는지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산업에서 주목해야할 리스크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특히 주목할 만한 리스크는, 정부 내지 법령규제에 따른 행정적 리스크다. 예를 들자면, ①정부로부터 갑작스럽게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를 문제없이 준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비돼 있는지, ②「건축법」 내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화재예방을 위해 필요한 설비가 잘 돼 있는지, ③호텔에서 나오는 각종 폐기물이 「폐기물관리법」 등 각종 환경 관련 법령에 위반되지 않도록 관리·배출되고 있는지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행정규제적 리스크는 경우에 따라서는 호텔 운영의 존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의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호텔산업에서 문제될 수 있는 법률적 리스크로는 호텔 내부에서의 직원들 고용관계에 관한 노동법적 측면에서의 리스크, 호텔에 입점하는 업체들 내지 서비스 중 일부를 아웃소싱한 협력업체들과의 사이에서 문제될 수 있는 제반 민사 분쟁적 리스크, 호텔 브랜드 명의 사용과 관련한 특허적 측면에서의 리스크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다방면에서의 리스크가 분석되면, 이를 토대로 업무절차를 개선하고, 내규를 정비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리스크 별로 사내 규정 내지 지침을 재정비하고,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경우를 대비한 대응 매뉴얼 및 핫라인(Hotline) 등을 구축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겠다. 실제로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 대응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는 호텔과 그렇지 않은 호텔의 경쟁력은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가피하게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대응 프로세스를 갖추고 이에 따라 대응한 호텔은 그렇지 않은 호텔에 비해 법적 책임의 정도가 감경될 가능성이 높다. 


법률적 리스크 관리 시스템 미리 갖춰야

거안사위(居安思危)는 편안한 상황에서도 항상 위기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규제의 양적·질적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고, 사람들의 권리행사 의지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따라서 법률적 리스크에 대한 사전적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기존의 관행만을 반복하다가는, 예상치 못한 각종 형사상·행정상 제재 내지 민사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대부분은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야 관련 법령을 찾아보고 다툴 수 있는 각종 해결책을 강구하게 되지만, 보통 이렇게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은 극도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사전에 법률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처럼 시시각각 닥치게 될 고강도의 규제에 빠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면서 규제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호텔산업계 역시 컴플라이언스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리스크들을 사전에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이러한 프로세스들을 갖춰두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프로세스를 갖춰둔 호텔과 그렇지 않은 호텔 간에는 경쟁력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모두가 모두를 지켜보고 있는 시대 속에서, 위기 대응 프로세스를 사전에 갖춰둔 호텔의 가치는 더욱 더 빛나게 될 것이다. 




법무법인 (유)율촌 김한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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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칼럼니스트 kimhs@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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