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tworks_ 싱가포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2019.12.18 09:20:56


전 세계의 화교 분포도를 살펴보면 특히 동남아시아의 화교  비율이 매우 높은데 싱가포르의 경우 인구의 약 75%가 중국계다.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건너온 이주민들은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삶의 터전을 일궈 왔기에 이곳은 그저 단순히 중국 음식점이 모여 있는 동네를 넘어서 이주민들의 역사와 함께 이들의 다양한 삶의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차이나타운의 중심인 파고다 거리에 위치한 ‘헤리티지센터’는 초기 중국 이민자들의 정착역사와 차이나타운의 발전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차이나타운을 둘러보기 전에 이곳을 먼저 방문한다면 평범하게 보이던 차이나타운의 건물들과 거리들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곳은 싱가포르의 전통 건축양식인 숍하우스 건물을 복원한 생활사 박물관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안에는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특히 박물관 2층에 칸막이를 이용해 만든 2평 남짓한 작은 방들은 인력거 운전수, 나막신 장인, 유모, 삼수이 우먼들이 살았던 곳으로 그들이 과거 사용했던 소품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돼 있다. 각 방의 주인공들이 내레이션을 통해 자신들의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한다. 이를 통해 과거 중국계 이민자들의 정착 초기의 고된 생활상과 다양한 직업, 그리고 생생한 삶의 스토리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이밖에도 실제로 박물관 건물의 숍하우스 2층 창가 방에 살았던 소녀가 현재의 모습으로 등장해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려 주기도 하는데 그의 이야기는 실제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파고다 거리 외에도 차이나타운에는 특색 있는 거리가 많다. 특히 차이나타운의 끝자락에 위치한 ‘케옹색로드’는 원래 홍등가로 유명한 거리였는데 현재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 편집숍 등이 늘어서 있다. 그리고 한 블록 뒤에 위치한 ‘부킷파소로드’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에서 멋진 숍하우스를 배경으로 여주인공이 친구와 함께 시어머니 뒷담화를 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론리 플래닛에서 아시아의 탑 10 여행지로 선정된 곳이지만 아직까지 차이나타운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곳까지는 다다르지 않아 로컬의 비중이 더 높은 곳이기에 현지인처럼 싱가포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차이나타운에서 매우 오래돼 보이는 싱가포르의 첫 번째 주상복합 건물인 ‘피플스 파크’가 눈에 띈다. 약 45년 전 완공된 건물로 포화상태가 된 차이나타운의 인구밀도를 나누기 위해 싱가포르의 HDB(주택개발위원회)에서 도시 재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것이다. 이곳은 오랜기간 동안 차이나타운의 랜드마크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는데 이제는 너무 낙후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재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 시티 갤러리에서 건물 재생을 위한 디자인 아이디어 대회를 공모하기도 했다.


차이나타운의 가까운 미래에는 그 모습이 또 어떻게 변화할 지 기대가 된다.



최경주
샹그릴라 호텔 그룹 싱가포르 어카운트 디렉터

아시아 퍼시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최경주 디렉터는 팬 퍼시픽 하노이에서 한국과 일본 마켓을 담당했고 현재는 샹그릴라 호텔 그룹에서 싱가포르 어카운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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