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석의 MICE Guide] 관광산업의 오아시스 인센티브 단체

2019.11.28 09:20:45



대한민국 곳곳에 중국 인센티브 단체들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중국 헬스케어용품 직접판매기업인 광저우앤루위의약과기 임직원 3000여 명이 서울, 강원, 인천의 주요 문화자원과 관광지를 방문했으며, 중국 후난비티푸무역회사 임직원 2700여 명이 제주도를 방문했다. 또한 중국 온라인 화장품 판매회사 환안국제생물과기 임직원 1000여 명이 경기도를 찾았다. 금한령 이후 급감한 중국 인센티브 단체가 회복세에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인센티브 관광은 MICE산업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가진 고부가가치 분야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광산업의 블루오션, 오아시스라고 불려진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포상적 성격의 여행으로서 업무의 성과와 효율을 높이고 직무동기를 유발하는데 목적을 둔 일종의 경영도구로 여행의 비용을 여행자가 아닌 기업이 지불하는 특징이 있다. 인센티브 관광은 여행사들이 내놓는 일반적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제시하는 요건에 따라 여행사들이 상품을 구성하는 형식을 취하며 따라서 수요자인 기업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다. 이들은 자기들만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원하며 최근 이색적인 Venue와 체험형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관광은 주최기관에서 기본적인 비용을 지출하고 개인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함에 따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외부환경에 민감한 단점이 있다. 기업의 경제적 환경이나 경기변동, 재난 같은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 전 세계 금융위기 때 GM, AIG 같은 대기업들은 기존에 진행되던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대부분 중단했고, 한국에서 메르스 발생시 많은 인센티브 단체가 취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 단체는 관광업계에 있어 비수기 타개책으로 최적이며 높은 부가가치 창출로 인해 여러 국가 및 지자체에서 공격적으로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미팅인센티브팀을 둬 방한 규모에 따라 기념품, 공연, 체험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지역CVB 또한 도시 방문 인센티브 단체에 환영행사, 오·만찬, 공연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인센티브 단체가 창출하는 여러 경제적 파급효과 및 도시 브랜딩 효과, 재방문객 창출 효과 등으로 지자체별 인센티브 단체 유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국가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홍콩은 홍콩방문 인센티브 단체에 대해 환영패키지 및 이색 프로그램(야경 활용 월컴/페어웰 디너, 관광지를 이용한 테마파트, 크루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방문객 및 숙박일 수 기준으로 다양한 팀빌딩 프로그램 등 고객의 요구나 인센티브 여행 목적에 따라 맞춤식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인센티브 단체 유치를 위해 일본 차 세러모니, 일본 정원, 사찰 경험, 일본 무술 등의 문화경험을 포함한 일본의 다양한 경험 활동에 초점을 맞춰 국가차원에서 일본과 인센티브 여행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본도 한국처럼 지자체 CVB 삿포로, 후쿠오카, 히로시마, 교토, 나고야, 오사카, 도쿄, 요코하마 등의 도시에서 도시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또한 일정규모 이상의 인센티브 단체에 대해 여러 가지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참가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인센티브 기획을 담당하는 플래너들을 위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2011년 말레이시아는 1200명 규모의 푸르덴셜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했는데, 유치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며,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와 인맥을 100% 활용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즉각 응대 및 빠른 일처리를 통해 신뢰를 쌓았으며 참가자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10개국 이상의 국가들과 경쟁해 유치해올 수 있었다. 

2015년 5월 중국 Tiens 그룹 임직원 6400명이 회사의 2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를 4일간 방문, 프랑스 파리 140개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약 170억 원으로 추정되며 사람으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큰 문장 ‘Tiens' dream is nice in the Cote d'Azur’을 만들었다. 프랑스 정부는 Tiens 참가자들만을 위한 루브르 박물관 답사, Galeries Lafayette 쇼핑 등의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영국 스코틀랜드도 인센티브 단체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아르헨티나 Swiss Medical Group 최고 판매직원 70명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6일 동안 지내며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 그들은 스코틀랜드 St.Andrews 도시에서 최고의 레스토랑 및 호텔에서 지내며 고대의 카톨릭 성지를 답사했고, 인근 고대 성들을 방문, 스코틀랜드 전통을 직접 체험해 봤다.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를 투어하고 스코틀랜드에서 이들만을 위해 준비한 최고의 만찬을 즐겼다. 

한국도 지난 2011년 제주도 바오젠 그룹 1만 2000명 방문을 계기로 인센티브 단체 유치 러시가 가속화 됐다. 2011년 9월 중국의 바오젠 그룹 1만 2000명은 제주도의 주요관광지와 서울을 방문했으며 쇼핑 및 숙박 측면에서 큰 소비가 이뤄졌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제주도는 부단히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해 제주도의 한 거리를 ‘바오젠거리’라고 명명했다. 

역대 최대규모의 인센티브 단체는 2014년 방한한 중국 암웨이 단체다. 총 1만 8000명이 크루즈를 타고 방한했으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 항만공사, 지자체는 2007년부터 유치를 시도했었다. 암웨이 단체를 유치하기 위해 지역특화 프로그램 운영, 차별화된 맞춤지원 서비스, 다양한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했다. 



2016년 중국 아오란 그룹 6000명이 인천을 방문해 ‘치맥축제’를 한 것은 두고두고 이슈가 되고 있다. 이들은 월미도에서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해진 치맥을 즐기기 위해 인천시에서 준비한 치맥축제를 즐겼으며 당시 이들이 소비한 치킨과 맥주는 치킨 300마리, 맥주 4500캔이었다. 이들은 인천의 26곳 호텔, 1500개 객실 외 경기권까지 숙박을 하며 공연을 즐겼고 아오란 특수로 얻은 경제적 효과를 약 20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같은 해 중국 중마이그룹 8000명이 방한, 서울 반포 한강 시민공원에서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중국인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삼계탕 파티를 즐겼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일본에서의 인센티브 단체도 한국관광공사 및 여러 지자체에서 유치를 위해 공들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일본단체가 급감했고 대일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한일관계 악화전에서 일본은 한국에 있어 제일 큰 시장 중 하나였다.

2019년 4월 일본 통신관련 기업, 월드이노베이션러브올 임직원 1600명이 서울 및 경기도를, 2016년 9~10월에 일본 선물용품 판매기업 샤디(Shaddy)의 판매원 1500명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에서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및 일본뿐만 아니라 시장다변화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인센티브 단체도 급증했다. 2018년 1월 말레이시아 마케팅 전문기업 사하지다 하이오 임직원 1200명이, 같은해 3월 인도네시아 글로벌 주방용기 제조전문기업 타파웨어 임직원 1500명이 방문했다. 또한 9월 인도네시아 화장품 판매회사 MCI(Millionaire Club Indonesia) 임직원 2100명이, 2018년에는 싱가포르 전기통신기업인 싱가포르텔레콤의 우수판매직원 60명이 경기도 일대를 방한했다.

인센티브 관광은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여행주체(기업), 여행기획자(에이전시, 여행사), 여행환경 제공자(항공업체, 숙박업체), 현지 여행수행자(여행사, 이벤트업체, PCO, DMC, CVB)이다. 인센티브 관광은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이를 연계하는 매개체 등 다양한 구성요소가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이뤄지며, 이에 따라 관계형성과 네트워크가 주요한 결정요소로 작용한다. 

인센티브 관광은 일반적으로 여행주체사가 항공비용 및 숙박비용, 행사비용을 지불하며, 참가자가 개별 쇼핑비, 교통비, 식음료비, 문화·여가 활동비 등을 지불한다. 일반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이 180만 원 내외임을 감안하면 인센티브 관광은 평균 지출액이 25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한국관광공사, 2016). 이에 많은 국가 및 지자체들이 인센티브 단체 유치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텔에 있어서도 인센티브 단체는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특히 비수기에 있어 인센티브 단체는 대량의 객실을 채워주며 회사에서 지불하는 숙박료 이외에 행사 및 워크숍 진행시 행사장도 사용하게 되고 호텔 식음료도 이용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중국 아오란 그룹 외에도 인도네시아 MCI사는 용인의 라마다호텔, 골든튤립호텔 등을 비롯 경기도 일대 호텔을 가득 메웠으며 제주도 바오젠 그룹 방문 시에도 제주도 일대 호텔들을 대량 이용했다. 

비록 중국의 금한령과 한일관계 악화로 방한 인센티브 단체가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관광 시장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보여지며 한국관광산업에 있어 오아시스를 넘어 큰 강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주석
(재)수원컨벤션뷰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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