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완의 Hotel Revenue Management] 호텔 객실배분 방법 Littlewood's Rule

2019.10.30 09:20:32



호텔은 복잡한 고객구조를 갖는다. 즉 고객의 클래스가 다수다. 이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세분된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공산품처럼 정해진 가격이 존재하고 해당 가격에서 조금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매우 복잡한 가격결정 메커니즘을 통해 수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지난 호에서는 경제학적 관점의 수요-공급-가격결정의 논리에 의해 호텔이 왜 다양한 가격정책을 펼쳐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호는 호텔의 객실을 하나의 자원으로 간주하고 자원중심적(Capacity-Based) 수익경영의 관점에서 호텔의 객실배분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즉, 호텔에 주어진 한정된 객실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객실을 최소판매하고 높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객실을 최대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일자원관리와 관련된 이론인 Littlewood's Rule을 소개하고자 한다.  

확률적 수요를 가진 객실배분문제
항공사의 비행기 좌석, 호텔의 객실, 렌트카 회사의 자동차 등과 같은 소멸성 자원의 문제를 다루는 문제에서의 가격결정은 현재 설정한 가격에서 판매가 부진한 경우 가격할인을 통해 수요를 끌어올린다. 이러한 가격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가격중심적(Price-Based) 수익경영의 근본원리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조금 바꿔 생각하면, 어느 정도 정해진 가격에 객실을 배분하는 문제로 바꿔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 문제는 자원중심적(Capacity-Based) 수익경영문제가 된다. 이번 호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호텔의 객실은 물리적으로 고정된 상품이다. 수요가 확정적이라면, 하나의 적정가격에 판매되는 것이 합리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수요의 불확실성과 고객의 사용목적, 이용시기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가장 바보 같은 호텔경영자는 자신의 호텔의 객실을 단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만약 성수기든 비수기든 1년 내내 객실을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수기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없어 빈 객실이 많을 것이고, 성수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초과해 초과수요에 따른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호텔도 성수기와 비수기 또는 주중과 주말 등 시기와 여건에 따라 수요가 다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가격정책은 호텔에서 필수적인 경영활동인 것이다.    

수요가 확정적으로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경우의 객실배분문제를 다루기 위해 Littlewood's Rule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룰은 1972년에 Littlewood에 의해 제안된 이론으로 항공사, 호텔 등 소멸성 자원의 배분문제를 다루는 데 필요한 기초이론이다. 우선 이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몇 가지 사전개념을 이해하고 출발하자. 

예약한계(Booking Limits), 보호수준(Protection Llevel), 판매가격관리(Bid-Price Control)
우선 예약한계(Booking Limits)라는 개념이다. 예약한계를 정의하면, 특정 시점에 특정 클래스에 팔 수 있는 용량(The Amount of Capacity)의 한계에 대한 관리(Control)를 말한다. 여기서 호텔분야에 이 개념을 적용하면 클래스는 가격을 달리 지불하는 호텔고객집단이고 용량은 가용객실이다. 예를 들어, 클래스 2에 대한 예약한계가 18이라는 것은 클래스 2에 해당하는 고객집단에게 최대 18단위의 객실을 팔 수 있다는 말이다. 이 한계를 넘으면 추가 고객에게는 클래스 2 수준의 가격으로는 객실을 판매하지 못한다. 이 18이라는 예약한계는 호텔전체의 객실수보다는 작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가격에 대한 수요가 있는 클래스 1에 해당하는 고객의 미래 수요를 위해 일부 객실을 확보해야 한다.

예약한계는 여러 방식에 따라 운영될 수 있다. 그 중에서 블록화된 예약한계(Partitioned Booking Limit)와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Nested Booking Limit)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 개념이 적용되면 객실배분에 있어서 수익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다. 블록화된 예약한계는 가용객실을 독립된 블록으로 나눠 한 클래스에 한 블록씩 해당 객실수를 할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개의 가용객실이 있을 경우, 클래스1에 12 객실, 클래스 2에 10 객실, 클래스 3에 8 객실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만약 클래스 1을 위해 12 객실을 다 써버렸다면, 남아있는 블록이 얼마 있는지에 상관없이 클래스 1을 위해 객실을 팔 수 없다. 만약 클래스 1의 객실단가가 클래스 2나 3보다 높고 클래스 1에 할당된 객실이 모두 팔렸다면 이러한 예약한계를 설정하는 방식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방식과는 달리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는 클래스별로 배분된 객실의 판매에 있어서, 저렴한 가격의 클래스에 배분된 객실을 높은 가격의 클래스의 수요에 대응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네스팅이 적용된 예약한계에서는 각 클래스에 할당된 객실이 수직적인 방식(높은 순위의 클래스는 낮은 순위의 클래스 객실을 모두 사용 가능)을 적용한다. 







세 번째, 판매가격관리(Bid-Price Control)이다. 판매가격관리를 예약한계(Booking Limit)나 보호수준(Protection Level)과 구분짓는 것은 그것이 클래스 할당을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수익(Revenue) 자체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판매가격관리는 임계가격을 설정하고, 수익이 임계가격을 넘는 예약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예약은 거절한다. 원칙적으로 판매가격관리는 임의의 시점에 특정 임계가격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예약한계(Booking Limit)나 보호수준(Protection Level)보다 더 단순하다. 하지만 효율적이기 위해서 판매가격이 각각의 객실판매 때마다 업데이트되므로 보통은 현재 남아있는 객실이나 시간에 따라 판매가격를 계속 수정해야 한다. 



판매가격관리정책은 안전하지 않다고 비판받는다. 즉, 임계 가격을 유일한 관리수단으로 갖는 것은 RM시스템이 판매가격을 초과하는 수익을 가진 임의의 클래스에 무한한 객실을 배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판매가격이 업데이트 안 될 때에만 발생하는 위험이 있다. 판매가격을 업데이트하면서 가격정책을 펴면 이러한 문제는 완화될 수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판매가격이 잔여객실 수의 함수면 예약한계(Booking Limit)나 보호수준(Protection Level)처럼 제대로 작동한다. 그러나 판매가격을 잔여객실 수 함수적 관계로 설정할 능력이 없다면 이 단순한 임계가격의 설정은 매우 위험한 관리방식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판매가격정책의 장점은 클래스 배분방식보다는 수익에 기반을 둔 것이다. 가끔 다른 가격의 여러 상품이 한 클래스로 예약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RM시스템은 이 클래스의 가격으로 평균가격을 사용한다. 만약 실제 수익  정보가 각 예약별로 가용하다면, 판매가격정책은 그 클래스 안에서 수익이 큰 예약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은 장점이다.  물론, 예약시 정확한 수익이 관측되지 않으면 이 장점은 없어진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Hospitality
경영학부 교수/관광대학원 부원장
현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SERI) 금융증권실, 경제동향실, 경영전략T/F팀에서 연구와 기업컨설팅을 수행했고, Great Human Software Co. Ltd. COO, CFO를 역임했다. 관심분야는 Business Analytics, Revenue Management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