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Networks_ 광주] ‘철’모르는 과일들
“여봐라, 이방. 산딸기를 따오너라.” 호텔을 비롯한 유통 업계가 경쟁적으로 딸기 프로모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보니 ‘딸기가 겨울 과일이었던가?’ 의문이 들며 전래동화 하나가 떠올랐다. 겨울날 심술궂은 사또가 이방을 불러 산딸기를 따오지 않으면 큰 벌을 내리겠다고 해 이방은 걱정에 몸져 눕고 이방 대신 이방의 아들이 꾀를 내어 사또를 찾아간다. “아버지께서 산딸기를 따러 가셨다가 독사한테 물리셨습니다.” “한겨울에 독사라니 그 말을 믿으란 것이냐?”라는 사또의 꾸짖음에 “그럼 한겨울에 산딸기는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지혜롭게 답변해위기를 모면했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그 당시 사람들에게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날의 딸기는 동짓날 뱀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봄의 도착을 알리는 신호였던 딸기가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 환기선, 수경 재배 등 고도의 시설과 다양한 재배환경, 품종개량 등을 통해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고 길어졌다. 20세기 초 일본을 통해 들어와 노지에서 재배해 5월에 수확했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출하 시기가 빨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 2008년 개발된 여름딸기 품종 ‘고하’, ‘열하’, ‘
- 구은영 칼럼니스트
- 2019-02-17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