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럭셔리 소비행태의 기저에는 ‘불황’이 자리한다고 한다. 불황으로 소비를 제한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며, 자의가 아닌 사회의 요구로 소비에 지친 소비자들이 기분전환할 수 있는 일탈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과 계속되는 불안감, 현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막함이 2년 여간 지속되면서 럭셔리 시장이 다시금 활황에 들어섰다. 주목할 만 한 점은 고가의 사치재 구매를 통해 사회적 지위나 우월감을 과시하는 ‘럭셔리’와는 다른 결의 ‘스몰럭셔리(Small Luxury)’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직역해 ‘작은 사치’라고 불리는 스몰럭셔리는 ‘사치재(Luxury Goods)’를 구매함으로써 얻어지는 만족감보다 ‘럭셔리 경험(Luxury Experience)’, 즉 심리적 만족에 가치를 두는 소비행태다. 그런 의미에서 호텔은 호텔만이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을 입혀 공간과 콘텐츠, 재화와 서비스 모두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코로나19 이후 각종 스몰럭셔리 콘텐츠와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보상심리가 기저를 이루는 스몰럭셔리 소비 스몰럭셔리란 명품 브랜드의 의류·가방, 외제차 등 사치재에 큰
소위 ‘럭셔리’ 호텔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들은 너도 나도 특별함,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홍보를 한다. 투숙객 한 분 한 분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직원들이 많은 교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객실 당 직원 수 비율을 늘려야 하는데, 투입 인력이 많으면 인건비도 늘어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 기본 어메니티나 서비스 리커버리(Service Recovery)에 후하다 보니 고정비용이 타 호텔들 보다 높은 편이다. 그래서 평균 가격이 높게 책정이 되고, 소비력 있는 손님들이 많이 온다. 홍콩에는 내놀만한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최근 Travel+Leisure Readers Choice를 통해서 Top 5로 뽑힌 곳들의 평균 객실 수는 326개다(페닌슐라 300개, 만다린 오리엔탈 501개, 리츠칼튼 312개, 포시즌스 399개, 어퍼 하우스 117개). 홍콩섬에 위치한 비즈지니스 친화적인 호텔들은 언급된 호텔들 평균보다 많은 500개 이상의 객실과 큰 행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은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객실 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542개를 가지고 있고, 주요 경쟁사인 아일랜드 샹그릴
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SLH)는 작지만 강력한 호텔들을 연결시켜주는 소프트 브랜드다. 글로벌 체인 호텔이 가지고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각각의 독립 호텔에게 제공하는 일을 하는데 이러한 SLH가 한국에 상륙했다. 현재 한국에는 어떤 호텔이 SLH에 속해 있는지, 또 앞으로 SLH가 국내 호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보도록 하자. 스몰 럭셔리 호텔을 연결시키다, 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 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이하 SLH)는 소프트 브랜드, 혹은 Affiliation Program이라고 불린다. 쉽게 말해 여러 독립 호텔들을 하나의 멤버십 단위로 묶어주는 브랜드다. 이러한 소프트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종류가 있지만, SLH는 조금 더 특별하다. 이 브랜드의 기준에 맞게 호텔의 콘셉트를 ‘스몰 럭셔리’, 혹은 ‘럭셔리 부티크’에 한정해 멤버가 될 호텔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선정 기준은 기본적으로 럭셔리함, 그리고 얼마만큼 오너의 철학이 호텔에 가닿았냐는 것이다. SLH 가입 호텔의 평균 객실이 46개 정도인데, 이렇듯 작지만 개성 강한 호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