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_ 노혜영 기자의 세상보기] 한국와인과 한식의 마리아주
정부가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며 동분서주하던 한편 한국의 와인 내수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시기가 있었다. 여러 와인 생산국에서 한국을 눈여겨봤고 한국에 와인을 수출하기 위해 와인관련 단체 뿐 아니라 와인메이커 등의 방한이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와인과 음식을 매칭한 와인 디너 행사가 많았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캘리포니아 와인과 한식의 마리아주다.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한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추느라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으며 그만큼 친숙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와인과 한식의 어울림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귀를 쫑긋 세웠던 기억이 난다. 와인만으로, 음식만으로도 훌륭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어쩐지 뭔가 허전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 와인 전문가는 유독 매운 한국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와인이 문화로 자리 잡은 그들에게 음식을 먹으면 바로 떠오를 수 있는 와인이 있다는 것과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매칭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한식에 어울리는 뿌리 깊은 전통주가 있지만 이 둘의 마리아주는 생각만큼 세계화에 다가서지는 못했다. 사실 한국와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