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의 불황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 미디어산업이 주체로 등장하는 등 아예 미디어산업의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가운데 출판사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의 하나인 ‘카도카와(KADOKAWA : 角川書店)’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카도카와는 2020년 11월 디지털과 인공지능 테크놀로지를 갖춘 출판 물류 및 오피스 거점 시설을 기반으로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호텔, 카페, 레스토랑, 신사까지 한 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 쇠퇴해가는 지역과 생존 위기에 처한 출판사가 손을 잡고 만들어낸 이 공간의 성공 여부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에 처한 출판사와 쇠퇴한 배드 타운이 손잡다 1945년 창업한 카도카와는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로 초기에는 문학작품을 그리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잡지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영화 및 애니메이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보유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영상 비즈니스 업계를 견인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21년 새해를 맞아 일본 호텔들은 코로나19 백신의 보급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한 차례 연기된 도쿄 올림픽의 개최 시기가 다가오면서 오랜만에 설레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감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기회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낸 호텔들의 경우 기대치는 더욱더 크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성장을 이룬 글로벌 에이전트(Global Agents)의 호텔 일체형 코워킹 스페이스 ‘.andwork’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피스, 카페, 집의 단점을 해결한 호텔일체형 코워킹 스페이스 코로나19 이후 리모트 워크가 확대되면서 일하는 공간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업무 공간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이 ‘Wework’와 같은 코워킹 스페이스(공유 오피스)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낸 코워킹 스페이는 점점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불만은 바로 코워킹 스페이스의 경우 사용하는 빈도와 서비스에 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은 어떨까? 이 경우 커피 한 잔으로 오랫동안
‘보존’에서 ‘활용’으로 관점이 바뀐 문화재 정책 일본은 스가(管) 총리가 취임한 이후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 재생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지자체들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인바운드 수요의 감소와 지역 인구의 감소로 인해 어떻게 관광객을 확보할지 고민에 빠져 있고, 자구책으로 지역의 매력 요소로 불리는 문화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그중에서 눈여겨볼만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일본 관광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로하쿠(城泊: Castle Stay)와 테라하쿠(寺泊:Temple Stay)다. 이는 말 그대로 성이나 절 같은 문화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관광청은 이 사업을 위해 공모한 결과 전체 10건의 문화재를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을 채택하게 됐다. 관광청은 이 지원 사업을 통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성이나 사찰을 일본 특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숙박 시설로 리노베이션해 지역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여행객들의 유치를 활발히 전개하고자 했다. 사실 이 계획은 관광 선진국을 위해 2016년 3월에 책정된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 비전’에서 2030년 방일 외국인 여행자
동네 목욕탕, 무인호텔로 바뀌다 일본사람들의 90%는 자기 전에 반드시 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마다 하나쯤 있는 ‘센토(銭湯)’ 즉 공중목욕탕은 집에 욕조가 없는 동네 주민들이 하루의 피로를 푸는 소중한 안식처의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집집마다 욕조를 갖게 되고, 원룸에서 조차 욕조가 설치되는 곳이 많아지면서 동네 목욕탕인 센토는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홋카이도의 삿포로 시내에서 영업을 하던 동네 목욕탕 ‘야마하나온센 톤덴유(山鼻温泉 屯田湯)’도 어려워진 경영 탓에 문을 닫을 뻔한 센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곳은 2020년 7월 리노베이션을 통해 무인호텔로 다시 문을 열었다. 목욕탕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야마하나온센 톤덴유 료칸(山鼻温泉屯田湯旅館)’은 숙박시설로 새롭게 탄생한 무인호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동네 목욕탕이 무인호텔로 변신하게 된 것일까? 1964년 삿포로에서 농사를 짓던 니키(二木) 집안은 당시 힘든 노동으로 고달픈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동네에 목욕탕을 만들었다. 그 후 이 지역의 농지는 번화가로 바뀌게 돼 인구가 늘게 됐고 목욕탕에도 손님
결혼식장에서는 신랑 신부 뒤통수만 보다가 예식이 끝나면 뷔페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사람에 떠밀려서 먹는 둥 마는 둥 해야만 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한 우리네 일반적인 결혼식 모습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 사태로 할 수 없게 된 지금, 집에서 편안하게 호텔에서 배달해 준 코스 요리를 즐기며 신랑 신부와 정면으로 얼굴을 보고 함께 결혼식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른바 ‘리모트 웨딩’은 어려운 시국을 극복하고자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아이디어지만,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웨딩 형태로 주목할 만하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시국과 호텔 웨딩 전 세계 호텔들은 어떻게 코로나 시대를 견뎌낼지 고민에 빠져 있다. 저마다 방역 대책을 세우고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반복되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기대에서 실망으로, 희망에서 절망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호텔의 주요 수익원 중의 하나인 웨딩 비즈니스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고자 실내에서 모이는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호텔들은 예전처럼 결혼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일본의 ‘브라이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관광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숙박비를 보조해주는 여행 장려 정책인 ‘GO TO Travel’에 이어 휴양지에서 일을 하는 제도인 ‘워케이션(workation)’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정부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 채 여행을 독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워케이션은 3년 전 부터 일본의 지자체와 호텔업이 함께 성공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프로젝트다. 워케이션이 현재 일본의 어려운 관광산업을 구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사례를 통해 그 내용을 살펴보자. 일과 휴가를 함께 하는 ‘워케이션’ ‘워케이션(workation)’은 ‘work(일)’와 ‘vocation(휴가)’을 조합한 신조어다. 코로나 쇼크로 인해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현재 일본에서는 여행지에서 휴가를 즐기면서 일도 하는 워케이션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는 2000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미국의 기업들은 사원들의 유급 휴가 사용일 수가 낮아 고민이 많았는데,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여름휴가 중 여행지에서 일을
위기에 처한 일본의 호텔업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와 아파 그룹. 지난 호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 요시하루(星野佳路) 대표의 경영전략을 살펴본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아파 그룹(APA Group) 모토야 토시오(元谷外志雄) 회장이 어떻게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도모하고 있는지 그 전략을 살펴보기로 한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위기 극복 방법 아파 그룹의 모토야 토시오(元谷外志雄) 회장은 필자가 본지에 칼럼 연재를 시작한 초기에 소개한 바 있는 일본 호텔 경영계의 큰 손이다(2015년 7월 호 게재). 과하게 화려한 모자를 쓴 오래된 자신의 사진을 수 십 년째 변함없이 광고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는 바로 그 할머니가 바로 모토야 토시오의 아내이자 사장인 모토야 쿠미코다. 아파 호텔(APA HOTEL)은 모토야 부부가 가족경영 형태로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일본 비즈니스호텔의 리딩기업으로 성장시킨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이다. 그러다 보니 선대로부터 경영을 물려받아 료칸을 확장시켜 온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와 자주 비교되면서 일본 호텔 경영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아파 호텔은 코로나 이전까지 인바운드 외국인
코로나 쇼크로 인해 호텔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일본 언론의 관심은 두 경영자에게 쏠리고 있다. 바로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요시하루(星野佳路) 대표와 아파그룹(APA Group)의 모토야토시오(元谷外志雄) 대표다. 숙박객이 예전처럼 다시 호텔을 찾는 날이 언제가 될지 도무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야말로 호텔업계에 최대의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이 두 경영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두 호텔 경영자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전략은 대조적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 호시노 리조트 호시노요시하루 대표의 전략을 살펴보기로 한다. 호시노 대표가 생각하는 포스트 코로나 얼마전 텔레비 도쿄(テレビ東京) 방송에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호시노요시하루 대표는 홋카이도에서 산악 스키를 타고 있었다. 지난 번 필자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연중 60일은 스키장에서 지낸다고 했기에 스키 마니아인 것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코로나 쇼크로 인해 일본의 호텔 산업이 그야말로 미증유의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다소 의아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위기는 호시노 리조트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년 대비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르네상스를 구가해 오던 일본의 호텔 시장이 단 몇 달 만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필자가 본지에도 소개한 바 있는 전도유망했던 전국적 브랜드가 파산을 신청했고, 잘 나가던 지역 브랜드도 문을 닫았다. 계획대로라면 한창 올림픽 특수를 누리면서 휘파람을 불고 있어야 할 이 시기에 대부분의 호텔들이 인건비와 고정비를 걱정하며 살아남기가 최대의 과제가 된 상황이다. 게다가 호텔의 도산은 호텔 개발에 주력해온 거대 부동산 회사들에게도 부담을 주고 있고, 이와 연계된 산업들의 줄도산을 예고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파산을 신청한 두 호텔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일본 호텔 산업 팽창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본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돼 가는 가운데 기업의 도산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도쿄 쇼코우 리서치(東京商工リサーチ)’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쇼크로 인한 기업 도산이 2월에는 2건에 불과했지만, 긴급사태 선언이 발효된 이후 외출 자숙 및 임시휴업 조치가 증가하면서 4월에는 총 100건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코로나 쇼크로 인한 기업 도산의 흐름이 더욱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UDS는 요즘 일본에서 잘나가는 기획, 디자인, 설계 회사다. 공동 주택부터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한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활동 무대도 국제적이다. 특히 호텔의 경우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그리고 운영까지 직접 맡고 있다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UDS의 대표적인 호텔로는 무지호텔(중국, 일본), 하마쵸 호텔, 호텔 칸라 교토, 호텔 안테룸 교토, 분카 호스텔 도쿄, 그란베르 호텔, 클라스카호텔, 호텔 카푸치노(한국) 등이 있다. 객실 가격이 3000엔인 저가의 호스텔부터 3만 엔에 이르는 고급 호텔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뭔가 따뜻하면서도 생기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UDS에 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최근 일본의 호텔 중 ‘느낌이 있다’, ‘콘셉트가 있다’ 싶은 곳을 찾다보면 꾸준히 오르는 회사 이름 중의 하나가 UDS였다. 알고 보니 필자가 그간 <호텔앤레스토랑>의 지면을 통해 소개한 UDS의 호텔들도 벌써 꽤 여럿이 있었다. 이러한 회사를 소개한다면 한국의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던 차에 지인을 통해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를 직접 만나 인
UDS는 요즘 일본에서 잘나가는 기획, 디자인, 설계 회사다. 공동 주택부터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한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활동 무대도 국제적이다. 특히 호텔의 경우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그리고 운영까지 직접 맡고 있다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UDS의 대표적인 호텔로는 무지호텔(중국, 일본), 하마쵸 호텔, 호텔 칸라 교토, 호텔 안테룸 교토, 분카 호스텔 도쿄, 그란베르 호텔, 클라스카호텔, 호텔 카푸치노(한국) 등이 있다. 객실 가격이 3000엔인 저가의 호스텔부터 3만 엔에 이르는 고급 호텔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뭔가 따뜻하면서도 생기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UDS에 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최근 일본의 호텔 중 ‘느낌이 있다’, ‘콘셉트가 있다’ 싶은 곳을 찾다보면 꾸준히 입에 오르는 회사 이름 중의 하나가 UDS였다. 알고 보니 필자가 그간 <호텔앤레스토랑>의 지면을 통해 소개한 UDS의 호텔들도 벌써 꽤 여럿이 있었다. 이러한 회사를 소개한다면 한국의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던 차에 지인을 통해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를 직접 만
최근 일본 호텔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바로 ‘지역 재생’이라는 키워드다. 주로 한때는 부흥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쇠락한 지역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목표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호텔이 그 구심점 역할을 하는 형식이다. 한때 일본 최고의 금융 지구로 유명했던 도쿄의 니혼바시 카부토쵸(日本橋 兜町)에는 약 100년 전 일본 최초의 민간 은행이었던 건물이 호텔로 변신해 지역 재생을 꿈꾸고 있다. 일본의 금융 산업을 이끌어온 이 지역의 역사, 감각적이면서 여유 있는 중년을 타깃으로 한 감도 높은 디자인, 몇 개의 회사가 유닛 형식으로 참여한 호텔 프로젝트팀의 구성 등이 이 호텔에서 눈여겨봐야할 중요한 요소이다. 다시 태어난 일본의 금융 지구 일본 금융 역사의 상징이자 지금도 수많은 증권 회사들이 본점을 두고 있는 지역인 니혼바시 카부토쵸, 이곳은 메이지 시대에 일본경제의 발전을 이끈 실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 栄一)가 일본 최초의 은행을 개업하고 증권거래소를 설립한 이후부터 일본 금융의 심장으로 불려왔다. 그렇게 한 세기를 풍미해 온 카부토쵸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다. 당시 도쿄 증권거래소가 중개인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던 운영 방식을 폐지
이탈리에는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라는 동네에 산재된 형태의 호텔이 있다. 인구가 줄면서 황폐해져 가던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빈 집들을 호텔로 레노베이션하게 됐는데, 이를 통해 동네 자체가 하나의 연계된 호텔이자 관광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탈리아를 사랑한 일본의 한 건축가는 도쿄의 대표적인 서민 마을(시타마치, 下町)에 일본식 알베르고 디푸소를 구현해 국내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만들어냈다. 오래돼서 삐그덕 거리는 목조 건물은 어떻게 호텔이 됐고, 왜 사람들은 굳이 이곳을 찾는 것일까. 왜 별것 없는 서민 동네에서 사람들은 보물찾기하듯 설레는 표정으로 즐기고 있을까. 날씨가 제법 차가웠던 겨울의 주말, 우리 가족은 이곳을 찾았고 필자의 딸아이는 이곳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이곳의 매력을 알아버린 것이다. 무너지기 직전의 목조 아파트 ‘하기소(萩荘)’에서 복합문화공간 ‘하기소(HAGISO)’로 300년 전부터 도쿄 다이토구(台東区)의 야나카(谷中)에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소우린지(宗林寺)라는 절이 있었다. 이 절의 경내에는 특히 ‘하기(萩)’라는 싸리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고, 그 때문에 도쿄 토박이들
하코네는 도쿄에서 가까워 가볍게 하루 이틀 정도 쉬었다 오기 좋은 곳이다. 필자도 가족과 함께 오랫만에 휴식을 취할겸해 하코네의 호텔을 검색하던 중 느낌이 괜찮은 곳을 발견하게 됐다. 책과 어우러짐이 많은 이곳은 뭔가 느긋하고 따뜻해 보이면서, 편안하고도 세련돼 보이는 곳이라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지체 없이 예약을 하려는 순간, 중학생 이하는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 이제 아이가 4살이니 그러면 우리 가족은 10년 정도는 지나야 이 곳에 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단 <호텔앤레스토랑>의 독자들에게 먼저 소개하기로 한다. 출판업계의 위기에서 찾은 해법 일본 출판업계는 1996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의 보급이 독서 인구를 줄어들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정도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2017년 출판 매체의 매출은 약 14조 원으로 10년 전인 2007 년에 비해 6조 원 정도 감소했다. 이처럼 책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고, 출판사, 출판 유통 중개업체, 그리고 서점도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