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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월)

칼럼

[최수근의 Kitchen Tools] 주방도구의 비밀, 파스타(Pasta)와 수타(手打) 자장면

 

 

이탈리아에서는 물과 밀가루, 달걀을 넣어 만든 국수를 파스타라고 하는데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파스타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소개했다는 설이 있다. 


스파게티는 1275년 중국 원나라에 이탈리아 상인이며 탐험가인 마르코 폴로가 실크로드를 경유해 원나라 세조를 알현하게 됐다고 한다. 이때 중국에서 면 요리를 대접했는데 이때 먹어 본 요리가 맛이 있어 귀국해 이탈리아식으로 면을 만들어 대중화시켰다는 설이 있다. 
사진 제공_ 한국조리박물관

 

 

파스타 =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사프고(Sapgo : 이탈리아어로 끈이라는 뜻)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로는 로마제국 때 잉여된 밀을 이용해 파스타를 만들어 건조해 저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파스타는 이미 르네상스 시대부터 스터프드(Stuffed)의 형태로 사람들이 먹고 있었지만 하나의 요리로 인정받지 못하고, 미네스트라(Minestra)*의 부속물 정도로 여겨지다가 19세기가 돼서야 전채(Antipasta) 다음 첫 코스로 정착되며 요리로 인정받게 됐다.


파스타의 영양학적 성분은 거의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으며 약간의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지방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양질의 파스타는 ‘듀럼밀(Durum Wheat)’로 만들어진다. 이 밀은 거의 캐나다에서 수입되고 있고, 매우 단단한 것이 특징이며 배젖(씨눈)을 이용한다. 


스파게티로 유명한 요리는 많지만 까르보나라(Carbonara)는 전시(戰時) 이탈리아 비밀결사대 ‘카르보나리(Carbonari)’ 당원들이 즐겨먹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판체타(Pancetta) 또는 베이컨, 달걀, 파마산 치즈에 신선한 생크림을 졸여서 화이트 와인을 첨가해서 만든 요리로 그 고소하고 고급스러운 맛 때문에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파스타를 대표하는 스파게티는 건면과 생면이 있다. 공장에서 제조되는 것은 대개 건면이고 집에서 수제로 만드는 것은 대개 생면이다. 생면 기계가 처음 나왔을 때는 쇠로 만들어졌다.


 

우리 박물관에 있는 철제 파스타 기계는 미국에 있는 변영아 자문위원(경희호전 1회 졸업 후 미국 CIA에 조리 유학한 이로 유엔센터 조리장과 한식 세계화로 한식을 방송에 소개한 사람으로 유명하다.)이 기증한 제품이다. 제조는 1840년대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용이라기보다는 전문식당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제품의 원리는 요즘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스테인리스로 만든 제품이 사용하기는 편리하지만 철(鐵) 제품의 견고함은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단, 제품 기어에 기름을 넣어야 하므로 기름 냄새 등은 조심해야 한다.


요즘은 스테인리스로 우수한 제품이 많이 나와서 손쉽게 스파게티를 생면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다. 생면은 삶는데 4분 소요되고 건면은 6분 소요된다. 그런데 건면은 미리 삶아놓기에 고객이 오면 2분이면 제공되는데 비해서 생면은 꼭 4분이 소요되므로 식당에서는 건면을 주로 많이 사용한다. 맛은 각기 특징이 있지만 오래 보관되는 건면보다는 생면이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 생면은 쉽게 얘기해서 물을 안 넣고 계란으로 반죽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미네스트라(Minestra) : 원하는 식재료를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든 요리로 파스타와 같이 먹는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소스
토마토는 ‘Love Apple’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채소이다. 이탈리아 셰프를 만났는데 자기들은 하늘이 주신 세 가지 선물이 있다고 자랑하며 올리브와 토마토, 태양을 이야기했다. 들어보니 그럴듯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소스를 조우현 조리명장이 추천한 세가지로 소개해보면 첫째가 토마토소스, 두 번째가 봉골레소스, 세 번째가 까르보나라소스다. 


첫 번째 토마토소스는 서양요리에서 갈색 소스 다음으로 많이 활용될 정도로 사용빈도가 높은 기본적인 소스 중 하나로서 이탈리아 요리에 널리 사용된다. 파스타와 피자뿐만 아니라 육류 요리에도 잘 어울리며, 토마토 가공식품을 잘 이용하면 육류의 비린내를 없앨 수 있고 손쉽게 색다른 요리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스와 궁합이 맞는 향신료로는 바질(Basil), 오레가노(Oregano), 월계수 등이 있다.


두 번째 봉골레(Vongole)소스는 이탈리아어로 조개라는 뜻으로 올리브 오일과 바질향이 나는 소스에 조개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크림소스나 토마토소스와 달리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느낌을 줘 젊은이들이 선호한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조개 해감 후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양파 넣고 백포도주로 볶다가 조개를 넣으면 소스가 완성된다. 


세 번째 대표 소스인 까르보나라소스는 크림, 베이컨, 달걀, 파마산 치즈를 섞어 만든 소스다. 이 소스는 크림이 들어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베이컨의 훈연향이 혼재돼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파스타와 소스의 양은 서양과 우리가 다르다. 우리는 습식(濕式) 문화여서 면에 소스를 흠뻑 넣어서 먹지만 서양인은 파스타 70g에 100g 정도의 소스만 넣어 면에 소스를 묻힐 정도만 넣어  먹는다. 파스타 삶기는 그들은 약간 덜 익힌 것을 선호하니 미식가가 되려는 이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파리의 수타(手打) 자장면
1983년의 프랑스 파리에는 수타 자장면이 있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수타에서 기계로 넘어가는 시절이었는데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식당에 수타 자장면이 있었다. 필자는 호텔신라에서 근무하다가 요리 유학을 가서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저녁에는 한식당에서 일을 했너는데 하루는 같이 공부하는 이탈리아 학생이 필자에게 너희 나라는 손으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는다는데 할 수 있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며칠 시간을 주면 내가 너희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겠다고 하니 학교에 “초이(그들은 ‘최’ 발음이 안돼 나를 ‘초이(Choi)’라 불렀다.)가 손으로 스파게티 만든다.”고 소문이 났다. 필자가 근무하는 식당에서는 손으로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한다고 하니 한식 먹으러 가고 싶다고 해 정식으로 초대를 하기도 했다. 같이 공부하던 학생들은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어서 다른 나라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아 필자는 이번 기회에 한국 요리를 소개하고 싶었다. 


필자는 한 번도 자장면을 만들어 보지 않았지만 옆에서 많이 봤기에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다음 날부터 틈날 때마다 연습을 했다. 그런데 이게 맘대로 되지 않았다. 반죽까지는 되는데 면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수타면은 보기와는 다르게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요구됐던 것이다. 그래서 수타를 보여주는 것은 포기하고 수타면을 먹으러 올 수 있도록 했다. 그날 학생들이 와 우리 주방장의 수타 만드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불고기, 김치찌개, 자장면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참고로 수타는 주방에서 최소 3년은 연마를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최수근
한국조리박물관장/음식평론가
하얏트, 호텔신라에서 셰프를 역임했고, 영남대, 경희대 등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다 2021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로 정년했다. 
현재 한국조리박물관장과 음식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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