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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연

[정성연의 Hospitality Brand Talk] 동심과 자연으로의 초대_ 신비한 겨울 왕국, 라플란드의 Arctic Treehouse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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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한국은 매서운 추위와 폭설로 2021년의 첫 달을 보냈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1월에만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도 했고,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로 야외활동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썰매타기와 눈사람 만들기를 즐기기도 했다. 필자도 보스턴에서 한국의 금손들이 눈으로 만든 사람, 강아지, 라이언 등의 작품들을 보며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세상을 순백의 천국으로 만드는 눈은 추운 겨울에도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하며,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의 끝자락에서 겨울 왕국 라플란드(Lapland)의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의 브랜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8계절 내내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라플란드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의 배경인 라플란드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의 북극권(Arctic Circle)에 있는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다. 핀란드 영토의 1/3을 차지하며 1년의 8개월 동안 눈이 내리는 이곳은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여름과 해가 뜨지 않는 흑야의 겨울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반전 매력이 돋보인다. 북극 지방의 계절(Arctic Season)은 한국의 계절과는 조금 다른데, 이 지역에 최초로 정착한 소수민족인 사미족(Saamelaiset)은 1년을 8계절로 구분한다(그림 1). 

 


10월부터 첫 눈과 함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돼 4월까지 계속되는 하얀 눈의 세상. 어둡고 추운 긴 겨울의 라플란드에서 허스키, 순록이 모는 썰매를 타며 눈 덮인 겨울 숲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전동 눈썰매를 타며 스피드를 즐길 수도 있다. 꽁꽁 얼은 호수에 구멍을 뚫고 얼음낚시를 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며 파도가 만들어내는 얼음 파도와 유빙의 멋진 자연현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핀란드의 라플란드에서는 가족 및 친구들과 사우나에서 몸을 녹이고 차디찬 겨울 북극해로 뛰어드는 행동을 반복하며 영하 20~30도의 매서운 겨울에 몸을 적응시킨다고 한다. 그 후엔 모닥불에 소시지를 구워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등 추억 쌓기를 한다고. 스키와 스케이트, 스노이 보드 등의 겨울 스포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곳에서는 설원에서 연을 이용해 바람에 몸을 맡기며 스키를 타는 스노 카이팅(Snow Kiting)도 유명하다. 

 

겨울 왕국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여름과 가을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승마, 허스키 사파리, 낚시, 산악자전거 타기, 24시간 동안 햇살을 받아 자란 영양이 풍부한 블루베리와 비슷하게 생긴 빌베리(Bilberry) 캐기, 뱃놀이, 호숫가에서의 자연을 벗 삼은 휴식, 백야 감상 등의 다양한 야외 활동은 5월부터 시작되는 백야의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9월은 특히 ‘잎의 색의 변화’를 의미하는 뜻을 가진 핀란드어로 ‘러스카(Ruska)’라 불리는 가을의 계절로, 하이킹과 호수에서 카누 또는 배를 타며 붉게 물든 단풍 숲을 감상하는 활동이 인기다.  


또한 라플란드는 가을부터 봄까지 밤하늘에 파란색, 녹색, 빨간색으로 수놓아지는 북극광(Aurora Borealis)으로 유명하다. 특히 북쪽으로 갈수록 북극광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변덕스러운 날씨와 구름때문에 이를 보기 위해서는 ‘행운’이 꼭 필요하다. 라플란드의 리조트들은 다른 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 깊은 숲 속에 위치해 있어 북극광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리조트들은 북극광과 더불어 8계절의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특색 있는 독채 유리 빌라와 유리 이글루의 형태가 많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니 만큼 유리벽에는 열선이 흐르게 설계해 언제든지 눈이나 성에의 방해 없이 객실 내부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통 창으로 자연과 객실의 경계를 최소화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객실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더욱이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한 멋진 사진으로 여행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Arctic TreeHouse Hotel)
북극권이 시작하는 도시이자 산타의 마을로 잘 알려진 로바니에미(Rovaniemi)에 있는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 이 호텔의 오너인 일카 란키넨(Ilkka Länkinen)과 카트야 이카헤이모-란키넨(Katja Ikäheimo-Länkinen) 부부는 어린시절의 추억과 자연과의 동화를 콘셉트로 호텔을 브랜딩했다. ‘북극의 나무집 호텔’이라는 의미의 직관적인 브랜드명에서도 나타나듯 이 호텔은 언덕의 지면에서 살짝 띄워 건축한 형태로 나무 위에 지은 트리 하우스에 올라간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별도의 브랜드 마크없이 세리프(Serif)체를 활용한 워드마크는 심플하지만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며 전통이 있어 보이는 브랜드를 표현하고자 했다(그림 2). 별도의 심벌은 없지만, 그들이 어릴 때 갖고 놀던 솔방울로 만든 소(Pine Cone Cow)가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의 마스코트로 사용되고 있다. 

 

 

투숙객이 동심과 자연과의 물아일체를 경험하기를 원했던 브랜드 오너의 의도에 맞춰 설계된 이 호텔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앞뒤로 길쭉한 직육면체를 4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이 호텔의 마스코트의 모양을 미니멀한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 한다. 객실 전면에는 통 유리창이 크게 나 있고, 측면은 모두 막힌 독립된 형태로 이뤄져 있다(그림 3). 밖에서 객실의 측면을 볼 때는 ‘내부가 어떨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전면에서 객실 내부를 볼 때는 인형의 집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객실에 들어설 때는 장난감 상자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북쪽을 향해 나있는 전면 통 창을 통해 액자 속 풍경처럼 숲이 펼쳐진다. 새하얀 눈이 쌓인 하얀 숲은 물론이고 푸르르게 무성한 여름 숲과 러스카의 붉은 단풍 숲을 감상할 수 있다. 통 창 바로 앞에 침대를 배치한 이유는 침대에 누워 숲 속에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최대한 자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객실 내부 디자인은 모던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설계됐다. 다소 좁고 긴 객실에서 답답함 대신 새 둥지와 같은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벽면과 가구는 밝은 색의 나무 재질을 활용했고 검정색의 소품과 문을 배치해 대비 효과를 줌과 동시에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그림 4). 이 호텔이 객실을 길쭉한 모양으로 전면에 통 창을 배치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객실 안팎에서 북극광을 더 손쉽게 관찰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레스토랑과 각종 부대시설이 있는 메인 건물은 눈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형태인 5개의 직육면체가 펼쳐진 모양이다. 건물 중앙의 높은 개방형 로비 공간에는 강철 벽난로가 있어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그림 5). 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삼각뿔 형태의 움막 정 중앙에 모닥불을 피워 온기가 퍼지도록 하고 가족이 모여 앉아 모닥불을 쪼일 수 있도록 설계한 전통 가옥 코따(Kota)에서 착안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밝은 색상의 목재를 활용한 객실과는 다르게 이 곳은 어두운 색의 목재로 차분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마스코트인 솔방울 소의 주재료인 솔방울 모양 조명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솔방울 형태의 펜던트 조명은 은은하게 빛나며 공간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직접 조명의 사용은 배제하고 곳곳에 간접 조명과 초를 활용해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서비스 정신이 돋보이는 호텔
2016년에 오픈한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은 특색 있는 디자인과 ‘나누고 돌보는’ 정신을 핵심가치로 하는 정성이 깃든 서비스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오픈한 지 1년 만에 전문가 500명의 심사를 거쳐 The Worldwide Hospitality Award에서 ‘최고의 혁신적인 호텔 콘셉트 상(Best Innovation in Hotel Concept)’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World Luxury Hotel Awards에서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호텔과 레스토랑 부문에서 각각 디자인, 음식, 분위기 등을 평가하는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한 2018년에는 핀란드의 Evento Awards에서 ‘최고의 숙박시설(Best Accommodation)’부문에서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에서 Certificate of Excellence를 인증 받았다. 특히 아고다(Agoda), 부킹 닷컴(Booking.com), 트립 어드바이저 등 온라인 여행사(OTA)의 고객 리뷰에서 호텔 직원의 친절함과 훌륭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브랜드 오너의 명확한 비전과 핵심가치가 브랜드의 기본 틀로 자리잡아 호텔의 콘셉트와 디자인에 적용되고 직원의 태도와 서비스에 뿌리내린 결과라 할 수 있다.

 

 

 

정성연
브랜드 전략가
특1급 호텔에서 다양한 부서 경험, 맨체스터 대학 경영학 박사, 브랜닷츠 CEO로 스타트업 브랜드 컨설팅 진행 및 세종 대학교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보스턴에 거주하며 브랜딩 프로젝트와 브랜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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