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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율촌의 Law Mentoring] 갑질 고객 대응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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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

서비스산업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말 중에 하나인 “손님은 왕”라는 말은, 리츠 칼튼(Ritz-Carlton) 호텔의 설립자인 세사르 리츠(Cesar Ritz)가 최초로 한 말이라고 한다. 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위 격언을 최초로 내세운 곳이 호텔이라는 것만으로도, 호텔산업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호텔산업은 단순히 숙박만을 제공하는 산업이 아니라, 숙박과 각종 서비스, 그것도 최상급 서비스가 결합된 상품을 제공하는 산업이다. 고객들에게 호텔이란, 단순히 집을 대체하는 공간이 아닌, 평소에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시간과 공간 및 서비스를 제공받고, 주위에 자랑하고 싶은 기억으로 남는, 그런 장소인 것이다.


이러한 호텔산업 특유의 특성 때문에, 호텔산업은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에게 유달리 취약하다. 고객들은 처음부터 호텔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모두가 지켜보는 SNS에 호텔에서 겪은 경험을 실시간으로 올릴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고객들의 반응에 늘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호텔들로서는, 고객들의 무리한 요구에 어디까지 응해줘야 하는지, 고객들의 무리한 행동을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끊임없이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고객에게 감히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호텔에 대해 물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고객에 대한 법적 대응책은 늘 존재한다. 우선 그 행위태양(행위의 여러가지 형태나 범주)이 가장 분명한, 호텔 기물 파손의 경우에 대해 살펴보자. 2017년 모 호텔에서는 투숙객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종업원들에게 아내를 찾아달라면서 난동을 부리다가, 객실 벽면에 나무 수납장을 던져 파손시켜 재물손괴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었다. 이처럼 고의로 기물을 파손한 경우에는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나, 재물손괴죄는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이용과정에서 실수로 물건을 파손한 정도로는 형사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호텔의 기물을 고의 혹은 과실로 파손한 고객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일부 호텔들은 이러한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해 객실비 이외의 별도 보증금(Deposit)을 고객에게 받아두기도 한다.


그렇다면 호텔 기물의 파손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호텔 종업원들에게 모욕 내지 폭언, 나아가 폭행을 한 경우는 어떠할까? 우선 ‘모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모두 같은 형식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최근 ‘확찐자’ 표현이 모욕에 해당한다는 하급심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됐는데, 위와 같은 판결이 있다고 해, ‘확찐자’라는 표현이 항상 모욕에 해당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표현의 사회적 의미와 정의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맥락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한 표현이기는 하나,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 모욕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단순한 폭언을 넘어 종업원들에게 힘의 행사(유형력)로 볼 수 있을만한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까지 입혔다면, 형사상 폭행죄 내지 상해죄를 구성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신체적·정신적 손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호텔 밖에서 호텔에 대한 허위 사실 등을 적시해 호텔에 대한 평판을 곤두박질치도록 한 고객을 생각해보자. 앞서 살펴본 호텔산업의 특성상, 이미 살펴본 두 케이스에 비해 대외적인 이미지 손실이 매우 커질 수 있는 사례기도 하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명예훼손 혹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 내지 고발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 등 단체에 대해도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3696 판결).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웹사이트처럼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 혹은 거짓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일반 형법에 의한 명예훼손보다 더 중하게 처벌이 가능하다.




이러한 케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명예훼손행위를 신속히 중단시키는 것이다. 파급력이 큰 SNS의 특성상, 잘못된 평판이 확산되는 것은 순식간이고, 아무리 허위사실이라도 이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그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해결이 시급한 사안에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민사상 가처분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SNS나 홈페이지에 해당 호텔 관련 글을 게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에 위반하면 간접강제금으로 하루에 몇 십만 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내는 것이다. 가처분절차는 민사소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결정만 받아내면 악성 고객의 행위도 생각보다 빨리 중단되기 때문에, 호텔이 입을 수 있는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이 고객 행위의 여러 가지 행위에 따라 고객들에게 취할 수 있는 민사상, 형사상 수단은 늘 존재하지만, 역시나 모두 사후적 수단일 뿐이라는 한계는 존재한다. 무엇보다 대외적 이미지와 평판이 중요한 호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고객들에게 이러한 법적 수단을 정말로 강행해도 되는 것인지 늘 고민일 수밖에 없다.


가능하면 사전에 적법한 절차에 따른 원칙적 대응이 중요

해당 고객에 대해 민사상, 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가능하면 고객과의 직접적 충돌은 피하는 것을 권한다.


우선 고객의 컴플레인 발단이 호텔 측의 잘못에 있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한 뒤,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형법은 명예훼손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허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객의 컴플레인 발단이 호텔 측의 잘못에서 시작됐다면 각종 민사상·형사상 절차에서 유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우 고객과의 분쟁이 잘못 번지면 대외적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물론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대처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되지 않는 고객도 존재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사전에 고객 응대 매뉴얼을 꼼꼼하게 구축하고, 매뉴얼대로 고객을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에는, 가급적 직접충돌을 피하고 제3자인 경찰이나 변호사 등에게 도움을 요청해 적법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대외적 이미지 실추 등을 걱정해 호텔 종업원들의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자칫 종업원과 고객 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호텔과 고객 사이의 문제뿐만 아니라, 호텔과 종업원 사이의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히게 돼,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고객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가능할까?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것이 금지되고(제3조 제1항), 이에 위반해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제16조 제1항 제1호). 반면 타인간의 대화에 대한 녹음 또는 청취와 달리, 대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상대방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허용된다. 즉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을 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옆에 있던 다른 당사자가 녹음을 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반할 위험이 있다. 녹음이 가능한 것과 별개로,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해당 고객의 신상 등이 노출되면 별도의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호텔에서 이미 취하고 있는 사전조치기는 하나, CCTV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호텔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시설 안전 및 화재 예방, 고객의 안전을 위한 범죄 예방이라는 목적 하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다만 CCTV를 설치한 경우에는 설치 목적 및 장소를 안내하는 등 객관적으로 CCTV 설치 사실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둬야 한다.




갑질 고객의 등장이 호텔 종업원에게 미치는 영향

호텔 종업원은 블랙 컨슈머의 가장 직접적 피해자이다. 호텔이 블랙 컨슈머에 대한 매뉴얼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 종업원이 악성 고객으로부터 피해를 받는 것을 방치한다면, 호텔 종업원과의 관계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고객의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는 근로자가 증가함에 따라, 2018. 10. 18.부터 고객응대 근로자의 보호를 확대하고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시행했다. 호텔 및 호텔리어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소위 감정노동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 법률에 따를 경우, 호텔은 ① ‘갑질’ 자제 문구를 대외적으로 게시하는 한편 이에 대한 음성 안내 등의 조치를 해야 하고 ② 종업원들을 위한 적절한 곡개응대업무 매뉴얼을 마련해 고객의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③ 종업원들에게 수시로 매뉴얼의 내용 및 건강장해 예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④ 기타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취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또한 호텔은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해 고객응대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 ①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② 휴게시간 연장 ③ 관련 건강장해의 치료 및 상담 지원 ④ 고소, 고발, 손해배상청구 등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하고, 호텔리어는 호텔에게 위와 같은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호텔 및 사업주가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고객 리스크 사전에 잘 관리해야

최근 법무부는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는 내용으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2020. 12. 1. ‘집단소송제도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도입’에 관한 공청회까지 개최했다.


위와 같은 제도 하에서, 블랙 컨슈머는 그 자체로 대형 법률 리스크가 된다.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자는 통상에 비해 입증책임이 현저히 완화되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방어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호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사전에 취할 수 있는 예방조치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해 구축해 두는 것을 권하고 싶다. 상시적인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통해,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사전에 고객 응대 매뉴얼을 꼼꼼하게 구축하고, 종업원들이 위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수시로 교육하는 절차를 구비해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행위의 여러가지 형태나 범주에 따라 상황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은, 고품격 호텔로 거듭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가 될 것이다.


안심결정(安心決定)은 확실한 안심을 얻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이른 경우를 의미한다.


철저한 매뉴얼을 갖춘 호텔이라면, 갑작스러운 블랙 컨슈머의 출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대외적 평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고객 리스크를 사전에 잘 관리해 둔 호텔 수록, 고객에 부합하는 고품격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호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남호

법무법인 (유)율촌 변호사

nhkim@yulchon.com / tskim@yulchon.com

법무법인(유) 율촌은 ‘정도를 걸으며 혁신을 지향하는 최고 전문가의 공동체’를 비전으로 삼고 있으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 등을 자산으로 삼아 다양한 업무 분야에 대해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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