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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조트

[Hotel DNA] 모든 것은 고객의 문제로부터 출발한다_ 반쪽짜리 마케팅, 잃어버린 마케터들의 철학을 찾아서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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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위기로 올해는 유독 마케팅 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동안 호캉스 열풍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았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마케터들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의 문제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같이 고객이 소비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시기일수록 마케팅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접근이 요구, 이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쳐나갈지는 마케터의 손에 달렸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호텔은 엄연히 서로 다른 영역인 마케팅과 홍보, 세일즈의 역할이 혼재돼 있어 호텔 마케팅에 대한 해석이 다소 난해한 상황. 이에 앞으로 3회에 걸쳐 마케팅, 홍보, 세일즈의 역할과 철학,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연재하고자 한다. 먼저 가장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그 어느 영역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마케팅과 많은 마케터들이 놓치고 있는 마케팅의 근본적인 철학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누구를 위한 어메니티인가?




과거 미국의 한 호텔에서 턴다운 서비스(Turn-Down Service)의 일환으로 베개 밑에 박하사탕을 하나씩 놔뒀다. 대단히 큰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고객에게 소소한 감동을 줬던 서비스가 인근에 소문이 났고, 이 사실을 알게된 주변 호텔들은 더 좋은 박하사탕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렇게 박하사탕은 초콜릿, 비누, 샴푸, 그리고 향수 등으로 몸집을 불려나가기 시작했다.


호텔업계에 대표적인 마케팅 실패사례로 꼽히는 ‘어메니티 워(Amenity War)’에 대한 이야기다. 어메니티 워의 문제는 무엇일까? 고객에게 보다 최상의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호텔의 존재 이유라는 측면에서 보면 호텔은 준비할 수 있는 최고의 어메니티를 전달했고, 지금까지 어메니티는 호텔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호텔·외식·관광 마케팅(Hotel Hospitality Marketing)의 저자이자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정규엽 교수(이하 정 교수)는 “마케팅의 원칙은 심플하다.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만족시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원칙을 그대로 실천하는 기업들은 많지 않다. 마케팅에 대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떼며 “고객의 욕구와 필요는 ‘고객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상당한 기업들은 ‘고객’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문제로부터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정의내리고, 이를 마케팅이라는 표현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메니티 워를 통해 이익을 본 집단은 어메니티 제조업체와 이를 홍보하기 위해 광고했던 잡지사들이었다. 어메니티 경쟁에 붙은 호텔들은 점점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 고가의 어메니티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결론적으로 객실 가격이 오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서 어메니티 워의 맹점이 드러난다. 과연 무엇을 위해 어메니티 경쟁에 이토록 불이 붙게 된 것일까? 정작 서비스를 받는 고객은 어메니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크게 원하지도 않았던 어메니티로 높은 객실 요금을 떠안게 됐다. 어메니티 워가 마케팅 실패사례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어메니티 워에 참여했던 호텔들은 마케팅의 근본적 원인인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고객의 문제(객실 요금)를 창조해냈다.


“지금까지 많은 마케터들을 만나왔지만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마케팅을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과학이 아니다. 철학이다. 좋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기업의 근간이 돼야 하고, 그 근간에는 마케팅의 진정한 의미와 철학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의 지혜는 철저히 경험으로부터 탄생된다.”라고 정 교수는 이야기 한다. 실제로 어메니티 워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호텔들은 ‘고객의 혜택 제고를 위한 모든 것’을 일컫는 어메니티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 무료조식, 레스토랑, Wi-Fi, 주차, 24시간 프론트 데스크 등 고객에 필요한 것들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불필요한 어메니티를 없애고 저가 객실 제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욕구와 필요, 그리고 문제

국내에서 결혼 플래너라는 직업이 오랜 동안 시장에서 활동해 왔는데 2014년에 들어 새롭게 등장한 직업이 있다. 바로 이혼 플래너다. 마케팅에 있어 핵심 키워드는 고객의 ‘욕구(Needs)’와 ‘필요(Wants)’, 그리고 ‘문제(Problem)’다. 마케팅에 있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라’는 이야기는 숱도 없이 들었을 터. 하지만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정 교수는 “제품의 운명은 생물의 운명과 굉장히 비슷하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시장에 SKU(Stock Keeping Unit), 즉 단일 상품 단위의 재고가 100만 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 중 유통은 약 4만 개정도 이뤄진다. 그리고 그 중 고객 수요의 80~85%가 150개 상품으로 충족된다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최소 3만 9000여 개 상품, 즉 99%가 넘는 상품이 죽어있다는 결론이 된다.”고 이야기하며 “포춘지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도 4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고객의 욕구와 필요도 계속해서 세분화, 마케팅은 점점 진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쫓는 것 보다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고객의 욕구와 필요,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이다. 최초는 ‘Brand New’지만 동시에 시간이 지날수록 ‘The Oldest’가 된다.”고 강조한다.


마케팅의 핵심, 고객의 욕구는 부족을 느끼는 상태(State of Felt Deprivation)를 의미한다. 즉 인간의 만족을 위해 충족시켜야 하는 기본적인 조건이며, 마케팅은 욕구 충족을 위한 대상을 찾거나, 그 대상이 없을 때에는 만족의 정도를 감소시켜야 한다. 한편 필요는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택하는 여러 수단에 의해 나타난 열망이다. 욕구와 필요의 가장 큰 차이는 욕구가(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인간에 있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면, 필요는 다양한 개인의 특성에 따라 표출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배고픔’이라는 동일한 욕구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간단한 요깃거리로 끼니를 때우는 반면, 다른 이들은 분위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이처럼 같은 욕구라도 필요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출된다. 마지막으로 문제는 궁극적인 만족감과 욕구 및 필요와의 차이로 그 차이가 적은 제품이나 서비스일수록 소비자의 문제를 더욱 잘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는 욕구와 필요, 문제 해결을 위해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 희생을 감행, 그에 대한 대가로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선택함으로써 교환이 이뤄진다. 그리고 교환의 만족도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최종적 평가인 ‘가치(Value)’를 판단하게 된다. 정 교수는 “애덤 스미스의 ‘다이아몬드와 물의 역설’에 의하면 왜 반짝이고 단단한 돌이 생명의 근원인 물보다 비싼지 알 수 있다. 물은 누구나 어디에서든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는 그 희소성으로 인해 그것을 소유할 때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가치가 높다. 때문에 다이아몬드와 물은 교환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Guess는 사업 초기에 24인치 이하의 청바지만 판매했다. 이로 인해 허리가 날씬한 여성들은 과시를 위해서라도 Guess만 입었다. 희소성의 가치를 나타내주는 좋은 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고객의 무의식에서 찾는 해답

그렇다면 고객의 욕구와 필요, 그리고 문제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앞서 정 교수는 마케팅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이야기했다. 홀리데이인 월드와이드, 데이즈인, 아메리카나 호텔 등의 사장이었던 Michael A. Leven는 “고객의 문제는 경험, 직관, 조사의 순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경험은 고객의 욕구와 필요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1의 도구인 것이다. 


디즈니랜드에서는 건설 후 장내 건물들 사이에 잔디를 뿌린 후 길을 내지 않았다. 그 후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 잔디가 움푹 들어간 곳에 길을 냈다. 모토로라는 중국의 사업가들이 통신 서비스가 없을 때 상호 호출기를 이용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보고 쌍방향 호출기를 개발했으며, 스타벅스 코리아에는 직원이 고객의 행동을 관찰해 발견한 아이디어를 본사에 보고하는 ‘사이렌 아이디어(Siren Idea)’ 제도가 있다.


길을 내지 않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고객을 관찰,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길을 만든 디즈니랜드는 길어지는 대기 시간으로 생긴 고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 줄의 동선을 일렬이 아닌 곡선으로 유도, 줄이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지루함을 줄였다. 또, 기다려야 할 시간을 과장되게 안내판에 적은 후 예상보다 빨리 입장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서비스를 받았다는 즐거움으로 불만을 해소했다. 지혜는 이렇듯 관찰에서부터 비롯된다.


한 소비자 리서치업체 마케터는 “관점은 소비자 시각에서 전환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관찰’이다. 소비자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만약 호텔에서 주 타깃으로 삼고 싶은 고객이 가족단위 고객이라면 이들이 많이 모이는 테마파크나 공원에 가보고, 30~40대 비즈니스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다면 여의도나 강남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는 컨설팅 기법 중 ‘Site Watching’이라는 방법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듯, 내가 원하는 고객의 무의식이 흐르고 있는 곳에 들어가 봐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관찰이 아닌 소비자 행동의 ‘맥락’을 짚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일 모든 것은 고객의 문제로부터 출발한다_
반쪽짜리 마케팅, 잃어버린 마케터들의 철학을 찾아서 - ②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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