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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컬리너리

[HR Review Issue] 기로에 서 있는 호텔 레스토랑_ 안방마님, 새로운 자리찾기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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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으로 영역 넓혀가는 레스토랑들


특급호텔들의 외식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기존 객실 매출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돌파구로 외식사업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호텔의 부대업장 운영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고급스러운 호텔의 이미지로 인해 진입이 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특급호텔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이제 외식사업은 특급호텔의 새로운 캐쉬카우로, 아직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호텔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2008년 6월호 ‘특급호텔, 외식사업 진출 활발. 매출 한계 극복하는 새로운 돌파구’ 中


호텔 레스토랑의 외식사업 진출은 1980년, 당시 래디슨 서울프라자 호텔이 전경련회관경제인클럽을 운영하면서 도화선이 됐다. 이후 1982년 신라호텔이 무역클럽, 1993년 롯데호텔이, 그 후 웨스틴조선호텔, 밀레니엄 힐튼 서울, 세종호텔, 타워호텔, 아미가호텔, 홀리데이인 서울, 부산 파라다이스시호텔 등이 호텔 외부로 외식사업에 진출해 경쟁을 벌였다.


많은 특급호텔들이 외식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로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호텔 레스토랑은 호텔 내 업장 규모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교통체증 등으로 호텔 이용을 꺼려했던 고객들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위한 적극적인 판매 전략이었다. 또한 서비스나 음식의 질에 있어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호텔업장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빠른 시간 내 양질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호텔의 외식사업진출은 비교적 고소득층이 밀집돼 있는 거주지거나 비즈니스 상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돼 업체 간 고객 유치에 첨예한 갈등을 보였다. 외식업장은 호텔 레스토랑과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 독특한 분위기 속 본사에서 파견한 조리사가 동일한 재료로 양질의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면서 가격은 호텔보다 20~30%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호텔 내에서 부과되는 10% 봉사료가 없다는 점도 큰 메리트였다. 한편 호텔 입장에서는 비즈니스고객이 빠져나가고 나는 주말이면 업장이 텅 비는 공동화현상을 주말 가족단위 고객 타깃의 외식업장으로 주말 매출의 확보가 가능, 매출 증대는 물론 인사적체의 해소에도 적합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호텔 레스토랑의 외식사업 진출은 그동안 호텔 레스토랑이 가지고 있었던 고급 이미지에서 탈피, 다양화와 다변화 시대를 맞아 보다 캐주얼한 이미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008년 당시 국내 서울시내 특급호텔 중 외부 외식업장을 운영 중인 호텔은 조선, 신라, 프라자, 워커힐, 임피리얼팰리스, 세종, 인터컨티넨탈 등이 있었다. 현재까지 모던 캐주얼 재패니즈 다이닝 ‘호무랑’, 광동식 차이니즈 레스토랑 ‘호경전’, 모던 캐주얼 이탈리안 레스토랑 ‘자주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 외식사업부는 100여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 조리 노하우를 외식사업에 접목, 호텔을 방문하지 못하는 고객도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외식업장 운영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미식을 탐구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 니즈를 호텔과 외식업장 두 곳에서 빠르게 캐치, 각 사업장에서의 피드백을 통해 신세계조선호텔 내에서 메뉴개발 등 지속적인 R&D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면 받는 한식과 갈 곳 잃은 한식당


언제부터인가 국내 특1급 호텔들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한식당의 문을 닫았다. 새로 생기는 외국계 체인 호텔들은 아예 처음부터 한식당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리의 것을 알리는데 앞장서야 할 호텔에 한식당이 없다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호텔도 엄연히 수익사업인데 수익이 낮은 한식당을 명분 때문에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중략)


90년대 초 이어령 문화부 장관은 한식당이 없으면 특급호텔로 등급을 내주지 않는 법적 규제를 실시했다. 이러한 강제성으로 당시에는 양식당을 없애고 한식당을 만드는 호텔들이 많았으며, 이는 곧 한식 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초, 불황과 경쟁속에서 호텔 식음업장도 수익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호텔 한식당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2004년 더욱 가속화 돼 인터컨티넨탈 서울의 ‘한가위’, 조선호텔의 ‘셔블’, 호텔신라 ‘서라벌’은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차례로 문을 닫았다. 그 결과 현재 특1급의 경우 롯데호텔의 ‘무궁화’, 르네상스 서울 호텔의 ‘사비루’, 메이필드호텔의 ‘봉래정’,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온달’ 네 곳만이 운영 중이며 특2급에서도 제대로 된 한식당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2009년 3월호, ‘특급호텔 한식당, 과연 필요한가?’ 中



호텔 레스토랑에서 중식이 수년간 계보를 이어왔던 반면 유독 부침이 심했던 것이 한식이다. 호텔이 한식당에서 퇴출 1순위가 된 이유는 단연 수익성 때문. 한식은 특성상 반찬 가짓수가 많은 만큼 필요한 재료의 종류가 많고, 최고급 국내산 식자재를 사용해야 하며, 김치, 젓갈, 장류 등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음식이 많다. 그렇다보니 인건비와 재료비 부분이 양식이나 중식, 일식에 비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한 특급호텔 한식당 관계자는 “한식당은 룸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데 코스요리를 시키면 음식이 14가지가 나온다. 룸에는 20번 이상 들어갔다 나왔다 해야 하고, 특히 구절판 같은 음식은 한 장 한 장 서브해야 돼 한번 룸에 들어가면 서빙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고 설명하며 “조리도 한식은 식재료를 처음부터 다듬고 씻는 등의 사전작업 시간이 길고 수작업을 요하는 메뉴가 많아 인력이 두세 배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호텔에서 한식은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외국인 이용률이 저조한데다, 당시까지만 해도 호텔의 문화가 외국 문화를 쫓았던 터라 외국인 총지배인, 총주방장으로부터 한식이 하대되는 경향도 있었다고.


호텔 한식당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호텔 가운데 서울신라호텔 ‘라연’이 4년 연속 미쉐린 3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는 등 한식의 입지가 다시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호텔의 채용난이 심한데다 주방 중에서도 막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곳으로 아직도 한식이 꼽히고 있어 호텔 한식당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에 대한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불안한 수익구조
임대업장으로의 전환 야기해

사실 식음료 업장의 수익성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호텔이 경영 방향을 객실 수익 위주로 책정하면서, 원가부담이 높고 가격인상의 한계가 있는 식음료 부분을 임대로 전환, 운영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호텔에서 F&B 업장을 임대로 운영한다는 것은 호텔과 임대업자, 양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호텔 입장에서는 호텔을 상징하는 고객서비스의 접점이 남의 손에서 쥐락펴락될 수도 있고, 또한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이미지 실추 등의 문제에 부담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업주 입장에서도 매출과 관련된 부분에서 호텔의 합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2009년 12월호, ‘효율성, 그리고 상징성. 임대업장을 둘러싼 호텔의 동상이몽’ 中


지난해 호텔 다이닝의 화제는 호텔 식음업장의 외주화였다. 더 플라자가 지난 7월 중식당 도원과 올데이 다이닝 붸페 레스토랑 세븐 스퀘어를 제외한 나머지 업장을 외주전환하면서 파격적인 행보의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이다.


호텔 레스토랑은 호텔의 이미지를 견인하지만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비즈니스라 고민이 많았던 터. 호텔들은 이전부터 식음업장을 줄이거나 통합하는 추세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왔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은 호텔 이미지에 대한 편견이 두려워 임대와 외주화에 관련된 내용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2009년 당시에도 ‘경제의 논리’에 입각할 것인지 ‘호텔의 상징성’을 지켜나갈 것인지 갑론을박이 있었고, 결론적으로는 어두운 경제터널 속 리스크를 줄여나가고자 하는 호텔들은 임대라는 옵션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면서도 부작용은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의 고민이 요구됐다.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정규엽 교수는 “고객은 호텔의 식음업장이 직영인지, 외주인지, 임대인지 알 방도도 없고 이를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고객에 입장에서 호텔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호텔과 결부시켜 생각하게 돼 있다.”면서 “결국 식음업장 외주화를 통해 어설픈 직원들이 어설픈 서비스를 하게 되면 그 이미지는 레스토랑보다 호텔에 고스란히 남게 돼 있다. 호텔은 인적 인프라로 일구는 이미지 산업이다. 우수한 기업들은 직원부터 마인드 세팅이 돼 있다. 따라서 호텔은 레스토랑의 외주화에 잘못 접근하면 결함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보내는 꼴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익성과 자존심, 아직 기로에 서있어

그렇게 점점 호텔은 객식구를 맞이하기 시작했고, 객실 전쟁이 시작된 2010년부터는 호텔 레스토랑이 뿜어내던 아우라가 조금씩 희미해져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학파 출신의 셰프들이 오너셰프로 나서 호텔 레스토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각종 TV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면서 셰프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호텔과 로드숍의 경쟁구도는 점차 그 경계를 허물어져 유명 스타 셰프들이 오히려 호텔로 흡수되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이 호텔이라는 다소 경직된 틀 안에 갇혀있었다면 로드숍 레스토랑들은 각자의 기량과 개성을 마음껏 뽐내면서 외식문화를 주도해갔다. 레스토랑의 수익창출이 힘든 데다 객실판매에 열을 올리느라 부대시설의 비중을 줄여가던 호텔들은 레스토랑의 역할을 조식과 간단한 라운지 정도로 운영을 축소했다. 한편 미쉐린 가이드의 상륙은 다시 호텔 레스토랑이 재기를 엿보는 기회가 돼, 지난해와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짧은 역사 속에서도 흥망성쇠를 경험한 호텔 레스토랑. 그러나 모든 길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다. 코로나19로 보다 안전한 식사를 추구하는 이들이 다시 호텔로 모이고 있다. 어느 모습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할 순 없지만 적어도 오랜 기간 호텔, 고객과 궤를 같이 해온 레스토랑, 그리고 호텔 아이덴티티에 숨결을 불어넣어줄 레스토랑이 다시 한 번 흥해보기를, 누군가의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레스토랑이 되기를 바란다. 


1편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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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서 있는 호텔 레스토랑_ 안방마님, 새로운 자리찾기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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