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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6 (금)

호텔&리조트

[Hotel Issue] 한옥과 호텔 사이, 한옥호텔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다 - ②



어제 [Hotel Issue] 한옥과 호텔 사이, 한옥호텔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다 -①에 이어서...


시작부터 많은 고민 필요해
한옥의 관리감독이 워낙 어렵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던 터. 이동하기 쉽지 않은 넓은 대지에 건물은 물론이고 조경관리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운영이 시작되고 나서 시작되는 문제일 뿐, 한옥호텔은 설계부터 준공이 이뤄지는 데까지도 각종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먼저 실제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이 정문 일대 부지 4000㎡까지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면서 완화시키고자 했던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 문제다. 한 한옥 건축 관계자는 “여백의 미가 중요한 한옥의 건폐율은 18% 이상만 돼도 답답함이 느껴진다. 건축법에서는 기둥과 기둥사이의 면적을 따지는데 한옥은 기둥에서 추녀, 서까래가 뻗어나가기 때문에 그 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36%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실제 사람이 이용 가능한 유효 면적은 일반 관광호텔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옥호텔은 넓은 부지가 보장되지 않으면 설계자체가 힘들어진다.
여기에 한옥은 표준화가 힘들기 때문에 모든 작업에 기술자들이 필요한데 1970년대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약 20여 년간 한옥이 저평가되며 기술자들이 자리를 지키지 못해 현업에 남아있는 이들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인건비는 올라가고 준공 시간도 일반호텔에 비해 오래 걸린다.


게다가 한 한옥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이름에 ‘궁’이라는 것을 넣는 것도, 추녀마루 위에 잡상(궁전이나 전각의 지붕 위 네 귀에 여러 가지 신상을 새겨 얹는 장식 기와)을 올리는 일에도 역사적 배경이 없거나 일맥상통한 문화의 흐름이 없는 경우 문화재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실제 호텔을 운영하기까지의 난관은 산 넘어 산이라고.



관광객 사로잡을 수 있는 한옥 콘텐츠의 부재
건축도, 운영도 힘든 한옥호텔이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한옥호텔이 시간이 흐를수록 고풍스럽고 견고해져, 미래의 유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적으로 한옥호텔이 가져가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한옥호텔의 우수성이 너무 건축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들려오고 있다. 한옥에 걸맞은 콘텐츠가 아쉽다는 것이다.


락고재 안영환 대표는 “한옥문화는 눈으로만 보여주면 100전 100패다. 전쟁으로 인해 하드웨어 자체가 남아있지 않은데다, 거대하고 웅장한 중국의 스케일과 작정하고 디테일한 일본 사이에서 건축물만 가지고서 승산을 갖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수한 문화 콘텐츠로 어필해야 한다. ‘풍류’, 느끼는 문화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면서 “한옥은 밖에서 바라봤을 때는 전시장 같고 박물관 같지만, 안에서 밖을 볼 때 비로소 한옥의 풍류가 전해진다. 한옥의 창은 그저 방의 안과 밖을 소통하기 위해 벽을 뚫어놓은 것이 아니다. 사시사철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에 창을 일부러 만들어 뒀다. 이러한 정취를 우리는 경치를 빌린다는 뜻으로 ‘차경’이라 말한다. 그러나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 중 한옥의 차경을 알고 가는 이들이 몇이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정 사무국장은 “한옥은 한국의 건축문화 양식과 전통 생활 문화를 알 수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로써 학술적으로도 우수한 문화재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한옥, 특히 고택은 전통시대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배울 수 있는 장소로 유지·계승시킬 수 있는 콘텐츠들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인문학적으로도 한 개의 가옥을 깊이 보면 한 문중(가문)의 가족사(역사) 박물관인 셈이기 때문에 집집마다 가문의 이념과 긍지의 스토리가 곳곳에 묻어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는 내적가치기 때문에 외부인은 알고자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다. 한옥이 가진 제 색깔을 드러내려면 이러한 인문학적 요소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미와 얼, 모두를 알리는 플랫폼 돼야
신라호텔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전통한옥호텔의 가능성을 보고 일반 관광호텔에서 한옥호텔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러나 흔히 한옥호텔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내국인 관광객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호텔업협회에서 조사한 ‘2018 호텔업운영현황’을 보면 2018년 전체 한국전통호텔업 투숙객 비중은 내국인 3만 6090명, 외국인 3543명으로 외국인 비중이 약 8.8%에 그친 수준이었다. 서양 사람들은 물질만능주의인 현대 사회에서 ‘철학’을 찾을 수 있으면 그것을 명품으로 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건축학적으로 완벽한 한옥호텔이, 경복궁과 창경궁이 필수코스인 이들에게 숙박의 경험을 제시할만한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혹자는 신라 한옥호텔 뒤에 면세점이 숨겨져 있다 지적한다. 궁극적으로 면세점 사업을 위해 한옥호텔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신라 한옥호텔은 위치상 문화 및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에 자리 잡기 때문에 콘텐츠까지 갖춘 한옥호텔이 조성된다면 비단 외관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의미 있는 호텔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옥호텔을 운영하는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한옥을 이용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한옥의 매력이라고. 한옥과 호텔사이에서 시소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 한옥호텔이다. 고객에게 지나치게 불편함을 줘서도 안 되지만 편리함을 위해 전통성을 버리고 껍데기만 쫓아서도 안 될 것이다.


일본의 료칸처럼 한옥호텔도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 잡힐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옥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매체를 알려지고 있고, 이를 경험해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도 충분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한옥호텔의 재미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을 통해 한국을 상징하는 호텔로 우뚝 서기를 바라본다.



“한옥호텔, 충분한 스토리 토대로  장기적 방향성 설정해야”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조달 총지배인



경원재는 건축 초기부터 많은 명인들이 참여한 만큼 한옥이 가진 전통성 보존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경원재가 가지고 있는 한옥 전통의 멋과 특징은 무엇인가?
일반 도심 호텔과 비교해 경원재는 느림의 공간인 ‘길’, 비움의 공간인 ‘마당’, 사색의 공간인 ‘후원(後園, 집 뒤의 작은 동산)’을 품고 있어 고즈넉함 속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마당은 의도적으로 비워둠으로써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했으며, 회랑을 따라 만나게 되는 바깥마당에는 우리 땅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들을 배치,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숙박업소기 때문에 전통한옥의 건축 양식은 유지하되, 필요가 불가피한 부분은 현대식 설비를 통해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를테면 전통 한지의 경우 쉽게 훼손되기 때문에 아크릴 한지를 이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가볍고 기능이 좋은 현대식 단열재를 둬 보온효과를 줬으며, 창호 역시 시스템 창호를 사용해 기밀과 단열을 확보했다.


경원재에 주로 방문하는 고객과 그들이 경원재에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호텔의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한옥, 한식, 한복, 전통놀이 등의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려시대 궁중무용에서 유래한 포구락을 포함해 투호놀이, 윷놀이, 활쏘기 등의 전통놀이를 상시 마당에 비치, 호텔을 방문하는 누구나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한식당 수라에서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 전통주를 선보이고 있으며, <해동죽지>에 기록돼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해장국 ‘효종갱(曉鐘羹)’을 계승, 신메뉴를 개발해 개관 이래 경원재의 시그니처 메뉴로 반응이 뜨겁다. 또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통혼례를 통해 잊혀져가는 미풍양속을 재현, 우리 민족 고유의 혼례 문화를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한옥의 특징인 마당, 회랑 등 열린 공간이 많아 직원이 고객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때문에 고객이 투숙하는 동안 한옥호텔의 최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예와 정성을 다해 객실까지 프라이빗 에스코트를 해주며, 전통차와 다과를 전달하는 웰컴 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등급 재심사를 통해 한국전통호텔 5성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옥전통호텔업으로서 호텔 운영에 요구되는 것과 관광호텔과 등급심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국전통호텔은 기본적으로 한옥 건축물에서 관광객의 투숙을 이용하게 하는 숙박 공간으로 어느 호텔과 마찬가지로 고객 안정성과 편안함, 호텔상품 및 시설의 편리함, 청결성, 종업원의 서비스 부문 등 관광호텔 등급심사 기준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다만 한옥호텔의 특성상 규모면에서 부득이하게 불가한 24시간 룸서비스, 호텔 내 수영장 및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 이용과 같은 부분은 평가 목록에서 제외돼 있다. 한편으로는 한옥호텔이라서 할 수 있는 한옥 및 전통문화 체험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가점 요소로 책정이 된다.


한옥호텔은 특히 유지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하다.
경원재의 경우 한옥이 오랜 건물 유지에 취약한 부분을 미리 파악, 투숙객의 안전상의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건축물의 외관은 전통 한옥 구조와 미를 토대로, 최대한 부식이 적은 신기술 및 신재료를 접목시켜 일반 한옥에 비해 유지관리 비용이 덜 드는 구조다. 그러나 일반 서양식 호텔과 비교했을 때는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한옥은 목조주택 중에서도 고급 목조주택으로 분류돼 골조 재료인 나무가 숨을 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터짐과 휘어짐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또한 항상 눈과 비, 햇빛을 직접 맞는 누마루같은 공간은 특히나 변형과 탈색이 잘 생겨 정기적인 관리와 교체가 필수적이다. 이에 경원재에서는 5성 호텔의 퀄리티에 맞는 상품 유지를 위해 연간 건물 관리 비용을 따로 책정해 한옥전문가 및 명장과 함께 관리가 필요한 곳에 시기적절한 유지·대처를 하고 있다.


한옥호텔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옥호텔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적 체인호텔은 편리한 예약서비스와 어느 곳에 가도 그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일관된 수준의 서비스, 시설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로컬 호텔에서의 숙박보다 익숙하고 믿을 수 있는 체인 호텔을 주로 이용한다. 이처럼 한옥호텔은 한국 정서에 맞는 서비스와 글로벌 스탠더드를 접목시킨 새로운 서비스 스탠더드를 만들어 제공하고 한국적 문화와 아름다움을 편하고 친숙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원재는 17년도부터 매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럭셔리 프리미엄 관광 콘텐츠’로 뽑혀 우리나라 관광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한국의 고급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욱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인천, 더 나아가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를 높이고자 한국 방문 세계인들을 맞이하는 큰 역할을 하기 위해 호텔 전체에서 진행하는 초대형 갈라디너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우리나라를 방문 귀빈을 모시는 품격 있는 영빈 공간, 성공적인 비즈니스와 지역 행사 축제 등을 통한 화합의 장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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