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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조트

[Hotel Issue] 한옥과 호텔 사이, 한옥호텔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다 -①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했던가. 10년간 끊임없는 시도 끝에 지난 11월 6일 신라호텔의 장충동 한옥호텔 개발안이 통과됐다. 언론에서는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며 신라에서 2025년에 선보일 한옥호텔의 모습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공개된 조감도 외에는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모습일지 갖은 추측만 난무하다.
그러나 한옥은 선비문화 특유의 고졸(古拙) 멋과 건축미로 한국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고, 호텔은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국가를 상징하기도 해 ‘신라’라는 브랜드가 한옥호텔을 어떻게 구현해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한옥 특성상 넓은 대지가 필요하고, 목재로 건축이 이뤄지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어려운 운영상의 애로사항 존재하는데, 땅값이 비싸고 한옥호텔 외에도 대체재가 많은 서울에 최초의 한옥호텔을 기어코 운영하겠다는 데 전략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는 6개의 한옥호텔이 운영 중으로 이번 지면에서는 한옥호텔이 갖춰야할 것과 호텔 운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관광숙박업상의 한국전통호텔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집’, ‘서양식 주택, 양옥에 대비한 말로 온돌과 마루가 균형 있게 결합된 구조의 주택’, ‘쓰임의 용도에 국한하지 않고 전통구법과 자연재료를 사용해 건축한 건축물’ 등 한옥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그러나 한국전통호텔업으로서 한옥이란 도시계획위원회(구 도시관리위원회)에 의해 ‘기둥과 보(기둥 위에서 지붕의 무게를 전달해주는 건축 부재)가 목구조방식이고, 한식지붕틀로 된 구조로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과 그 부속 건축물’로 정의되고 있다.


현재 국내 한국전통호텔업으로 등록돼 있는 호텔은 인천광영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5성), 강원도 고려궁 전통한옥호텔(4성), 전라남도 한옥 호텔 영산재(3성), 전라남도 오동재 한옥 호텔(3성), 경상북도 라궁 호텔(2성), 전라북도 나비잠 한옥 호텔(1성), 총 6개뿐이다. 그외 한옥호텔은 관광진흥법상 관광편의시설업에 분류돼 있는 한옥체험업으로 한옥에 숙박체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단순 숙박시설에 나아가 식사, 전통문화체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년 12월 조사된 ‘2017년 기준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돼 있는 한옥체험업은 1266곳으로 집계된다.



기교는 없지만 예스러운 한옥의 매력
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처마 끝에서 울려 퍼지는 풍경(風磬) 소리, 발 딛는 순간 삐그덕 소리 내는 마룻바닥을 지나 빗방울 떨어지는 대청마루에서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면 세상 천국이 따로 없다. 특히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는 대로, 청명하면 청명한대로 날씨에 따라서 정취가 달라지는 한옥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전통적으로 한옥에서 살아 온 우리는 ‘대청마루’ 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궁이와 구들의 북방 문화와 마루의 남방 문화가 섞여, 집 한가운데 대청마루가 있는 개방형 공간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옥은 뒷마당에는 대나무를 심었고 앞마당에는 반드시 백마사(굵은 모래같은 흙인 마사토 중 하얀 흙)를 덮어 놓았다. 그 이유는 여름에 대나무를 많이 심은 뒷마당은 온도가 2~3도 가량 떨어지고, 앞마당은 햇빛을 받아 백마사에 열이 가해져 앞마당과 뒷마당의 온도차이로 자연대류가 일게 하기 위함이다. 대청마루에 앉으면 시원하다는 이유가 이 같은 선인의 지혜로 한옥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은 ‘선의 미’를 지녔다. 산 속에 위치한 한옥의 선이 산세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한옥의 선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지닌다. 여기에 목재, 황토, 기와 등으로 지어지는 한옥의 색상은 자연 친화적, 소재는 생태 친화적인 건축물이다. 한옥고택관리사협회 정태선 사무국장(이하 정 사무국장)은 “건축학적으로도 한옥에 들어앉으면 심신이 편안하고 넉넉해진다. 자연재료가 갖는 심리적 만족도가 높고, 구조 자체가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높이와 크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이라도 답답하지 않다. 한옥은 인간중심적인 집이다.”며 “마루로 통하는 문지방 높이가 어깨너비와 같고, 앉았을 때 팔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문지방의 턱 높이다. 또한 창문을 통해 외부 자연 경관을 끌어들이는 구조, 지역의 기후 특성에 맞춘 가옥 배치 등 알고 보면 보이는 아름다움과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전통적 한옥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편리함을 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통 한옥은 숙박시설로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냉난방 문제와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 그리고 식사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관광호텔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특히 관광객을 맞이해야 하고, 편리함과 안전성이 최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전통호텔은 호텔 운영과 고객의 편의를 위해 외부는 전통 건축양식을 따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개조됐다.


‘한반도의 시간을 산책하다’라는 콘셉트로 영빈 공간의 ‘경원루’와 숙박 시설인 ‘경원재’로 이뤄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모두 볼 수 있는 설계가 이뤄졌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조달 총지배인은 “현재 국내 한옥호텔의 건축양식은 대부분 조선시대 건축양식이 많은데, 경원재의 경원루는 고려시대 주심포 양식에 따라 설계됐다. 그 이유는 ‘경원’이 고려시대 때 부흥했던 인천의 옛 이름이어서 이를 현대에 다시 부활시켜보자는 의미에서다. 고려시대 양식은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사의 무량수전이 700년 전 고려 중기에 지어져 이를 벤치마킹했다.”고 이야기하며 숙박공간인 경원재는 ‘느림’, ‘비움’, ‘사색’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조선시대 양반가 가옥 스타일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라남도 최초의 한옥호텔인 영산재는 외부는 한옥 정자와 담장 등 전통 양식의 조경시설을 도입해 한옥의 멋을 한껏 강조, 내부는 고급 호텔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총 21개 객실에는 모두 객실 가구를 편백나무로 특별 제작해 피톤치드의 향과 은은한 조명에 한옥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놨다.


무궁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한옥호텔
한옥호텔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옥은 건축 시 나무를 다루는 대목장과 소목장, 기와를 올리는 번와장, 옻나무 수액으로 칠을 하는 장인인 칠장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한옥을 짓는 데에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기와도 한 장 한 장 얹어야 한다고.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경우 설계 시 중요무형문화재인 대목장과 칠장, 번와장 그리고 칠기명장, 목공명장 등의 장인과 한 땀 한 땀 건물을 지어 올린 것으로 알려져, 호텔에서는 이들의 손길이 닿은 부분을 소개하는 패키지를 만들기도 했다.


북촌의 락고재는 마당을 중심으로 한 ㅁ자형 한옥호텔로 과거 양반들이 즐겼던 풍류를 세심하게 배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랜 학문 정진을 통해 옹골찬 기와 극도의 단순하지만 자기 절제된 삶을 살았던 선비들의 방을 ‘문갑(문서나 문구 등을 넣어두는 가구)’, ‘고비(간찰이나 편지 같은 것을 꽂아 두는 물건)’, ‘서안(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받치고 쓰는 가구)’ 등으로 표현했고, 도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고요함을 장작 떼는 불향, 새소리, 산들거리는 바람소리(풍경)로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터치를 가미했다. 이런 문인의 기개에 사무라이 문화였던 일본인들은 깊은 동경심을 가지고 있어 1년 전부터 예약해 방문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내일 이어서 [Hotel Issue] 한옥과 호텔 사이, 한옥호텔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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