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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호텔의 격


펜할리곤스, 딥디크, 몰튼브라운, 록시땅. 평소 접하기 힘든 고급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호텔 객실 서비스의 정점은 어메니티다. 국내외 호텔로의 잦은 출장으로 호텔에서 챙겨온 것들이 많지만 써버리긴 왠지 아까워 화장실 한편에 나란히 줄 세우고만 있는 어메니티. 호텔에서 경험했던 서비스들이 향기에 담기는 것일까? 세상에 이렇게 많은 향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가지각색의 향을 머금고 있는 어메니티를 보고 있노라면 다시 호텔에 가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호텔 어메니티에는 호텔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녹아져 있다. 어메니티의 은은한 잔향만큼 고객이 호텔에 대한 기억을 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호텔들은 최고급,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어메니티를 들여다 놓기도, 자체 제작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게 호텔의 품위를 나타내주는 어메니티가 친환경 바람을 타고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그동안 호텔에서 방출되는 플라스틱 양이 어마어마했기에 이런 움직임은 긍정적인 흐름이라 생각하는데, 어느 호텔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특급호텔에서 친환경 어메니티의 대안으로 디스펜서나 재생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호텔의 ‘격’을 떨어트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고급스러운 어메니티를 기대하며 특급호텔을 찾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호텔의 격이 비단 비싼 어메니티로만 표현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으로 비싼 것을 럭셔리, 프리미엄으로 여기는 때는 지났다. 고급 어메니티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자 했던 호텔은 이제 방향을 새롭게 잡아야 할 때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방향 설정은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베이스로 이뤄져야 한다.

전복선의 <매력적인 일본 호텔 이야기>에 소개되는 일본 호텔들은 다른 어떤 호텔과 비교할 수 없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그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정말이지 치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곳곳에 심어놓고 고객이 호텔에 들어올 때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꾸준히 어필한다. 어메니티도 그런 아이덴티티를 어필할 수 있는 매력물 중 하나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범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은 호텔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됐고,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친환경은 호텔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친환경이라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썼던 것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럭셔리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호텔은 친환경과 럭셔리, 두 가지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변화에는 불편함이 수반된다. 당연히 기존 프레임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껴 때로는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텔의 역할은 문화 플랫폼으로서 고객에게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제안을 하고, 그 속에서 불편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면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고객에 변화의 가치를 메시지로 전해야 한다. 이번 어메니티 관련 기사의 취재를 통해 어메니티 업체에서도 어메니티에 대한 환경성을 꾸준히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호텔도 나름의 자구책을 세워가고 있는 가운데 어메니티에 새롭게 불어온 변화의 방향이 호텔의 격을 다시 정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순풍이 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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