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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대한민국은 가성비 공화국

‘가성비’, 가격대비 성능을 일컫는 말로, 가성비가 좋고 나쁨은 표현은 지불한 가격에 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이 얼마나 효용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의미로 쓰인다. 물론 가격에 대한 효용가치를 따지는 것은 소비자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가성비는 무조건 그저 값싼 이미지로 전락하고 있다. ‘#가성비갑맛집’은 어떤 맛집일까?


레스토랑 서비스에 대한 기사를 연재하며 기사를 쓸 때마다 고민했던 부분이 외식업에 대한 분류다. 독자에게 친절한 기사가 되려면 독자들이 평소에 접하는 단어들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자료와 기사들을 참고하다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레스토랑은 고급 양식당이고 음식점은 싸구려 한식당인가?


우리나라의 외식산업 분류는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기타로 구분돼 있다. 반면 미국은 가격대별로 퀵 서비스, 미들스케일(패밀리 레스토랑), 캐주얼, 파인다인으로 나뉜다. 때문에 미국 사람들은 방문하는 레스토랑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하다. 본인의 상황에 따라 퀵 서비스를 선택하기도, 파인다인을 선택하기도 한다. 가격대별로 외식업계를 분류, 그것이 이들의 생활에 스며들어 퀵 서비스의 값어치와 파인다인의 값어치를 인지하게 됐다.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는 한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가격 세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된장찌개에도 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외식 소비자에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영수증에 찍힌 숫자에만 연연하기 때문이다.


제품에 매기는 가격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 전까지의 노력이 곧 가격이다. 레스토랑의 음식을 만드는 데는 많은 요소가 수반된다.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면의 무수히 많은 노력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내 외식업계 가성비에는 ‘제 값’이 존재하지 않다. 값에 대한 경계가 명확해야 할 시장이 공급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력을 잃어, 너도나도 스스로 값어치를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외식 소비에 더욱 인색해져만 가고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언제나 인과관계의 딜레마다. 그러나 이미 대한민국은 가성비 공화국이다. 소비자들은 지극히 낮은 가격에 최대의 만족을 얻기를 원하고 이를 자랑하듯 이곳저곳에 공유하고 있다. 더욱이나 부침이 심한 외식업계에는 제대로 된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가이드가 존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이드는 레스토랑 운영의 기준이 될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잣대가 될 것이다.


커피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때 빽다방이 전반적인 커피시장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이 반색했다고 한다. 한 매체에서는 이렇게 가성비 제품이 소비자 물가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가격이 곧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스스로의 기준을 통해 선택이 가능한, 제 몫에 가치를 매기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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