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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28th Special Hospitality Story] 호텔이 걸어온 길, 그 역사를 따라서 ①해외편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듯, 오늘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난 발자취를 훑어볼 필요가 있다. 호텔앤레스토랑에서는 올 한해의 메인 테마를 호텔업계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본질’과 ‘가치’에 뒀다. 이에 창간기념호를 맞아 호텔과 호스피탤리티에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하고자 호텔의 역사를 훑어봤다. 기원전 인류 최초의 관광에서 시작돼 순례자의 쉼터로, 당대 최상류층만 이용할 수 있었던 초호화 호텔의 모습과 대공황의 격변기를 맞은 호텔들의 흥망성쇠까지. 호텔업계 종사자라면 알고 있어야 할 호텔의 기원과 지금의 호텔업계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그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보자.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Hospitality
‘환대’. 우리가 알고 있는 Hospitality의 사전적 의미다. 그렇다면 환대의 정확한 우리말 뜻은 무엇인가? 환대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단어들로 정의해 놓았다.


정확히 언제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호스피탤리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숙박과 외식은 기원전 500년부터, 그리고 이 두 가지 산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 요소인 관광은 그보다 더 앞선 기원전 1480년부터 시작됐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집트의 한 성당 벽에 이집트 제18왕조의 하트셉수트(Hatshepsut) 여왕의 동아프리카의 푼트(Punt) 여행기로 보이는 벽화가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후 기록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올림픽이 기원전 776년부터 시작돼 스포츠가 관광의 주요 동기가 됐으며, 숙박의 개념은 기원전 500년 그리스에서 온천을 중심으로 등장, 로마인이 영국과 스위스, 중동 지역까지 보급하게 되면서 작은 ‘인(Inn, 여인숙)’이 탄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인숙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보다, 그저 밤이슬을 피할 수 있는 간이 시설 정도 수준이라는 것이 학계의 해석이다.


중세, Hospitality의 배경 Hospice의 등장
인류 최초의 관광, 숙박의 형태가 도입되고 Hospitality의 어원은 ‘호스피스(Hospice)’에서 파생됐다. 호스피스는 중세 유럽에서 여행 순례자들을 위한 작은 교회이자 숙박소다. 그런데 여행자가 병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된 경우 그곳에서 치료 및 간호를 받게 되면서, 호스피스라는 단어에 숙박과 함께 치료, 요양의 의미도 포함됐다. 때문에 호스피스에는 늘 아픈 순례자를 간호하는 성직자가 있었고 밤낮으로 순례자들을 보살피는 그들의 헌신과 환대를 Hospitalit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어원으로 봤을 때 환대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대의 온전한 안위를 위한 ‘헌신’의 뜻에 더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호스피스의 등장 이후 많은 유럽 국가에서 역 등의 교통 중심지를 중심으로 인이 발전하기 시작한다. 지속된 확장으로 1400년대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호텔 등록을 요구, 영국에서는 인을 위한 규정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개인 객실, 식당, 회의실, 약간의 서비스 등의 부대시설이 제공되는,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호텔의 개념은 1600~1700년대에 유럽에서 도입됐다.


미국의 경우에는 ‘터번(Tavern, 선술집 개념의 여인숙)’의 형태로 숙박시설이 발달, 특히 터번은 시가지 내에 위치해 만남의 장소가 됐으며 산업혁명 이후 거의 모든 터번들이 호텔로 대체됐다. 근대적인 발전에 따라 1794년에 들어서는 호텔업을 목적으로 건축한 최초의 건물, 시티호텔(City Hotel)이 약 70개 객실 규모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오픈했다.


180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럭셔리호텔의 태동기
1800년대 들어서는 증기기관차 개발에 이어 철도가 속속들이 들어서면서 럭셔리호텔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1829년에는 세계 최초의 현대 호텔이자 당시 1급 호텔인 트레몬트 하우스(Tremont House)가 미국 보스턴에 세워졌다.



트레몬트 하우스는 170개 객실의 대규모 호텔로, 최초로 싱글베드와 더블 룸 제공 이외에도 객실 내 화장실, 비누, 주전자, 객실 도어 잠금장치, 프론트 데스크, 벨 맨, 알라카르트 메뉴(이때 처음으로 프랑스 요리가 미국에 소개됐다고 한다) 등 당시의 숙박시설에서 보지 못했던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호텔은 건축가 ‘아이제아 로저스(Isaiah Rogers)’가 설계한 건물로 호텔 건설의 권위를 인정받은 것은 물론, 그의 건축 양식은 이후 50여 년간 호텔 건축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트레몬트 하우스의 개관으로 인해 호텔 분야에 있어 미국이 세계에서 우위성을 인정받았다 보는 이도 있을 정도. 이후 미국은 뉴욕을 중심으로 최초의 수하물 엘리베이터 설치, 객실 내 욕조 제공 등 호텔산업의 효시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다.


유럽의 럭셔리호텔은 1850년, 프랑스의 그랜드호텔(Grand Hotel)의 탄생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후 미국 시카고에 세워진 파머 하우스(Palmer House)는 오픈 이래 현재까지 가장 오래 운영되고 있는 호텔로 3번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재는 힐튼에 인수, ‘파머 하우스 힐튼호텔 시카고(Palmer House a Hilton Hotel Chicago)’로 운영되고 있다. 오래된 역사성을 자랑하는 만큼 현재는 Historic Hotel of America*의 회원이라고 한다.





1880년대, 체인호텔의 서막, 그리고 호텔학교의 설립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코르, 힐튼, 윈덤호텔앤리조트 등의 체인호텔들의 시초는 언제일까? 많은 호텔리어들이 알고 있듯이 최초의 럭셔리호텔 체인은 리츠칼튼이다. 리츠칼튼의 창립자는 세자르 리츠(César Ritz)로 1898년 프랑스 파리에 ‘리츠호텔’을 개관했다. 당시 리츠호텔은 베르사유궁전과 같은 내부, 여인들의 드레스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로비의 계단, 호텔 역사상 최초로 객실 욕실마다 전화기와 붙박이장을 설치하는 등 럭셔리호텔계의 센세이션한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완벽을 추구한 리츠의 섬세한 고객 응대방침에 따라 ‘리츠’라는 이름은 호텔경영에 있어 기본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통용됐다. 리츠호텔이 럭셔리의 대명사가 돼 버린 덕분에 호화로운, 화려함을 뜻하는 ‘Ritzy’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고. 이렇듯 호텔의 성황이 계속되자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사회적요구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호텔리어 학교가 스위스에 설립됐다. 이는 현재까지도 호텔학교의 명성을 잇고 있는 스위스 로잔의 ‘로잔호텔스쿨(Ecole Hoteliere Lausanne)’. 로잔호텔스쿨은 1893년에 설립된 최초의 호스피탤리티 매니지먼트 학교로 현재는 관광, 레저산업 분야의 호텔자산 및 기업관리, 회계 관리, 마케팅까지 영역을 넓혀 전문 호텔리어들을 배출하고 있다.


1930년대, 세계 호텔업계의 격변기
럭셔리호텔과 체인호텔의 등장으로 호텔은 비단 상류층의 전유물인 듯 했지만 스타틀러 호텔(Statler Hotel)이 탄생하며 일반 대중들도 호텔에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그랜드 호텔시대의 호텔업을 근대산업의 위치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되는 스타틀러(Statler)는 1907년, ‘1달러 반으로 욕실 딸린 객실(A Room and A Bath For a Dollar and a Half)’을 캐치프레이즈로 미국 버펄로에 버펄로 스타틀러 호텔(Buffalo Statler Hotel)을 설립, 이때부터 호텔의 거품을 뺀 능률화를 위해 비품의 표준화, ‘방해금지(Don’t Disturb)’ 문고리, 실내 스위치 설치, 얼음물 공급기의 비치 등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타틀러 호텔을 상용호텔의 효시로 만든 그는 1928년, 총 7개 호텔에 9050실을 소유한 대기업 경영자로 65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럭셔리호텔들의 성행 속에 강력한 상용호텔의 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호텔에 대한 니즈가 점점 늘어났다. 이에 1930년까지 약 20여 년간 장기 체류 호텔(Residential Hotel) 및 컨벤션 호텔(Convention Hotel)이 생기고, 세계 최초의 호텔 협회인 American Hotel Association이 결성됐다. 그러던 중 1929년, 탄탄대로인 듯 보였던 호텔업계는 세계경제대공황의 여파로 1930년에서 5년간 미국의 호텔 85%가 줄줄이 도산, 몇몇 거대 호텔을 중심으로 쌓아왔던 호텔 시장이 뚫리기 시작했고, 이때를 기점으로 체인호텔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또한 같은 시기에 1896년에 건축됐다 지진에 의해 붕괴됐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The Waldorf Astoria Hotel)이 뉴욕에 당시 최대 규모의 호텔로 재건설된다.


1950년대 이후, 현대의 모습을 갖춰가는 호텔들
대공황의 격변기를 지나 1946년에는 호텔의 위탁 경영 시스템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의해 최초 도입됐다. 1952년, 홀리데이인이 새롭게 환대산업 최대 기업으로 급부상, 1954년에는 힐튼호텔의 창시자 콘래드 힐튼(Conrad Hilton)이 스타틀러 호텔을 합병하며 힐튼 그룹의 몸집을 불리기 시작해 힐튼의 시대를 연다.


이후 포르투갈, 스칸디나비아, 그리스 등의 유럽 해안가를 중심으로 리조트, 중동으로는 풍부한 자원으로 대규모 호텔들이, 하와이의 마우이, 멕시코의 칸쿤을 중심으로 복합리조트단지가 발전하면서 호텔의 포트폴리오가 확장된다.


1950년대부터는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버젯호텔(Budget)들도 등장하고 인터내셔널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제 호텔은 관광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기원전부터 시작된 숙박은 오랜 역사 속에 갖은 부침을 겪으며 성장해왔다. 서비스경영론의 저자 영산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이준혁 교수는 “책을 집필하면 늘 가장 먼저 산업의 역사에 대해 서술한다. 모든 산업은 역사적 배경이 있고 나서야 현재가 있는 것”이라며 “서양 호텔의 역사는 1800년대 초반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우리는 왜 늦었는지, 한국의 대불호텔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는지, 홀리데이인이 어떻게 1950년대 호황기를 누릴 수 있었는지 등은 모든 이슈들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온 것들이기 때문에 뒤를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역사 이해에 대한 필요성을 어필, 이어 “현재 국내에는 여러 형태의 숙박업들이 생기고 있는데, 호텔은 역사가 긴 만큼 숙박업계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이제는 다른 숙박업들을 견제할 것이 아니라 우리 한국 호텔만의 서비스 프로세스를 정립해 나가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역사에서 호텔이 갖는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대불호텔과 손탁호텔, 조선호텔과 반도호텔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호텔업계는 비교적 빠른 성장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서양에서부터 시작된 호텔의 문화가 국내에서는 어떤 역사 속에서 자리 잡히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이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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