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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월)

노아윤

[Column_ 노아윤 기자의 생각 모으기] 믿습니까? 믿습니다!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돼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 자부심에 대한 뜻이다. 겸손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스스로 가치를 판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늘 가치는 남이 판단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왔기 때문에 내 옆에 있는 경쟁자들과 비교하기 바빴고, 나 자신에 대한 물음표는 마침표로 바뀌어갔다. 가수 이미자가 데뷔 60주년을 맞이해 소감을 밝히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의 노래는 술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면서 반주 맞춰 부르는 노래, 천박한 노래였다. 한때 발라드를 부를까 생각했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전통을 지켜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도 이 소감에 반기를 들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부심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미자처럼 60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무언가를 지켰을 때야 비로소 자부심을 가졌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업계는 3D 업종이다. 몇 시간이고 서서 듣지도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열심히 설명을 해줘야하고,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손님이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아파서 운다. 불과 칼을 다루며 한순간의 실수로 피를 보기도, 살갗이 떼어져 나가기도 하며, 기껏 멋진 양복을 차려입고 소매를 걷어 트렌치를 들어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해야 한다.


3D 업이야 말로 일과 나에 자부심이 없으면 해내기 힘든 일이다. 그리고 내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남은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 요즘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서비스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취재하며 그동안 늘 궁금했던 '왜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은 서비스 종사자들을 올바르게 대우하지 않는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 서비스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배경이 없었던 것.


일이 재밌으려면, 일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려면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아껴줘야 한다. 남들이 버티지 못했던 일을 나는 해내고 있다고 독려해야 한다.


오늘의 나를 알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돌아보라는 말이 있다. 남은 몰라도 나는 안다. 내가 나의 일을 스스로 어떻게 여겨왔는지, 어떻게 대했는지,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오늘 하루도 투덜대며 출근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때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나만 알고 있는 나를 돌아보자. 스스로 가치와 능력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의 노력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자, 그렇다면 오늘은 또 어떤 노력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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