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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상

[이효상의 Hotel Architectural Design Guide] 호텔의 숨겨진 공간 - B.O.H (1)


호텔에서 직원공간의 의미
건축설계 진행 중 건축주와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을때 시간이 남아 인근 호텔들을 혼자 돌아봤다. 여러 호텔의 공용부들을 둘러보다 한 호텔의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을 때 마침 핸드폰 충전이 필요해 라운지 직원에게 핸드폰을 맡겼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후속 미팅시간에 늦어 정신없이 짐을 챙기고 호텔을 나와 택시 정류장에 서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미처 챙기지 못한 핸드폰을 호텔 직원이 들고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맡긴 물건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호텔리어의 말에 오히려 제대로 핸드폰을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답했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도 투숙한 호텔의 모습보다는 직원분의 서비스가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비스산업 중 대표적인 환대산업(Hospitality Industry)인 호텔은 물리적인 시설구성과 더불어 호텔 직원들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산업이다. 호텔 등급심사 시에도 공간과 함께 직원들의 숙련된 서비스 정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며, 이러한 서비스의 퀄리티가 5성급 호텔 중 어느 곳이 더 나은지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결국은 이들에 대한 교육 및 근무환경을 잘 구성하는 것이 호텔 성공에 큰 요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에 호텔 서비스를 일부 보완해주는 개념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객실 내 조명 및 냉난방 제어, TV 및 음악 감상 등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으며 한번 방문한 고객들이 그 호텔을 기억하는 여러가지 요인 중 직원들의 진심어린 서비스는 위의 사례처럼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인터내셔널 호텔 브랜드와 건축설계를 진행할 때 보면 직원 공간 환경개선을 중요하게 언급하는데 심지어 어느 브랜드 매뉴얼을 보면 직원들이 근무하는 업무공간의 경우는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지상에 설치하도록 명기돼 있는 곳도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호텔 계획 시 지상 층은 대부분 고객들이 사용하는 공간들로 채우는 것이 현실이다. 직원 공간 환경개선에 따른 서비스 퀄리티 상승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반면, 물리적인 고객 공간의 확보는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건축주의 의사결정은 매번 후자 쪽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호텔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실제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실제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호텔 신축 설계 건으로 건축주에게 공간구성에 대해 보고를 했고, 계획안에 대한 평가자 중에는 호텔에서 현업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호텔리어들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지상 1층 후면부에 인사, 총무, 기획,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관리시설(Administration Facility)을 배치해 보고했는데 호텔리어들이 금싸라기 땅인 1층에 직원시설이 들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당연히 지하층 한 켠에 위치하면 된다는 의견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호텔 소유주가 이런 의견을 주는 것이야 빈번하게 듣는 일이므로 그러려니 했지만, 실제 호텔에서 일하는 분들조차 본인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강한 의사표현을 못하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너무 서글프게 느껴졌다.    


호텔 B.O.H(Back Of House) 설계
해외 호텔 사례 견학을 다녀보면 국내 호텔과 비교해 좀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진 직원공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건축설계 현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많은 반성을 하기도 한다. 홍콩 크라운플라자 호텔의 직원공간을 살펴보면 복도나 직원식당, 휴게실 등을 넓게 구성하고 벽면을 활용해 호텔 운영사의 비전과 목표 등을 그래픽으로 제작, 직원들 사이의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곳곳에 설치한 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최근에 설계한 호텔 프로젝트에서는 지하에 위치한 직원공간의 환경 개선 방안으로 ‘선큰(Sunken)’을 구성함으로 자연채광 및 환기가 실내에 유입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호텔 직원들이 근무하고 물품들이 움직이는 공간을 전문용어로 흔히들 B.O.H(Back Of House)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고객들의 시야에서 직원 및 물품의 이동 동선을 노출시키지 않아야 하고 크게 관리시설(Administration Facility), 직원시설(Employee Facility), 엔지니어링 및 유지보수시설(Engineering&Maintenance Facility), 식음시설(Food&Beverage Production Facility), 세탁시설(Laundry Facility), 객실정비(Housekeeping) 등 6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 영역들에 대한 유기적인 관계를 고려한 배치와 사람 및 물품동선의 흐름이 원활하게 고객이 이용하는 공간들로 이동할 수 있게 계획하는 것이 호텔건축 계획 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직원영역과 사람, 물품의 동선 등이 실제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설계가 진행되는지 보다 상세하게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효상
(주)간삼건축 호텔그룹 이사


공간적인 특성 및 전문화가 요구되는 간삼건축의 호텔설계를 전담하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 홍천 블루마운틴 CC 클럽하우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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